기업의 블로고스피어 참여와 블로그의 '상업성'
Posted 2007/10/10 18:53얼마전 네이버에서 꽤나 알려진 파워 블로거와 네이버의 부당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일이 있었다. 그의 요지인 즉, 본인의 책을 네이버 스킨에 포함을 시키고 책 내용에 대한 포스팅을 했는데, 그 부분을 상업적이라고 지적하며 교체하지 않을 시는 블로그를 삭제할 수도 있다는 내용의 경고성 메일을 네이버로부터 받았다고 했다.
하루 방문객이 1만명을 넘는 그로서는, 그리고 블로깅 하는 것이 삶의 재미 가운데 하나로 깊이 자리잡은 (사실 네이버에서 하루 방문자 1만명 정도 되면 얼마나 블로깅이 즐거울 것인가...) 그로서는, 네이버 블로그가 폐쇄될수도 있다는 것이 적지 않은 위협이 되었다. 해서, 몇몇 포스트를 삭제를 하고 네이버가 원하는 대로 맞추려고 노력을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네이버가 스타 작가를 섭외해서 그 작가의 블로그를 메인 화면에 광고하고 그 블로그에는 그 작가의 책 사진이 대문짝 만하게 걸려있는 것을 보고 '울컥'했다며 네이버가 미는 책의 작가는 괜찮고, 일반 블로거가 낸 책은 문제가 된다는 발상은 너무 하지 않냐며 격분했다.
또 한가지 예는 이런 것이 있다. 일찍 부터 일반 사용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눈뜬 화장품 회사의 마케팅 담당자가 네이버에 자신이 속해있는 화장품 브랜드의 블로그를 개설했다. 그 화장품은 특히 매니아 층이 많았기 때문에 많은 사용자들이 블로그에 들어와 댓글도 남기고 다양한 형태로 참여를 하면서 그 마케팅 담당자는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고객층과의 직접 커뮤니케이션의 재미를 맛보게 됐다.
그런데 역시 이 담당자도 네이버 운영진으로부터 경고성 메일을 받았다고 한다. 블로그 내용 가운데 상업적인 내용이 많다는 지적이었다. 그래서 적당히 레이더에 걸리지 않을 정도의 컨텐츠를 채우며 기업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이 이 담당자의 해결책이었다.
그렇다면 네이버는 기업들의 블로그 참여를 원천적으로 막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다만 시각이 다를 뿐이다. 네이버의 블로그 서비스 가운데 '브랜드 블로그' 섹션이 있다. 기업들의 블로그를 노출해주는 공간이다. 이 브랜드 블로그에 노출되기 위해서는 네이버에 브랜드 블로그 개설비로 일종의 광고비를 지급해야 한다. (기간에 따라 내가 듣기로는 수천만원 단위라고 한다)
결과적으로 네이버는 일반 블로그에는 기업들이 제품을 소개하거나 하는 등등의 소위 '상업적' 인 내용을 올리는 것을 막고 있으며 기업들이 상품 이야기를 전달하기위해서는 광고비를 지불하고 브랜드 블로그를 개설해야 한다는 의미인 것 같다. 트래픽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사이트이니 광고비를 받고 기업들의 섹션을 따로 만들어 노출 시켜주는 것에 대해 내가 불만을 제기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이런 정책이 기업들의 블로그를 바라보는 시각을 상당히 왜곡시키지 않을까 걱정 스럽다. 첫번째는 여전히 기업들이 블로깅을 또다른 프로모션 도구, 광고의 도구로 생각하도록 잘못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브랜드 블로그 섹션에 가면 현재 164개의 브랜드 블로그가 개설돼 있다고 나타나있다.
그런데 몇페이지 넘기다 보면 거의 모든 블로거가 비활성화 되어 접속할 수 없게 되어 있다.
대부분의 브랜드 블로그는 기업들의 프로모션 기간 중에 주로 이벤트 지원용으로 운영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기업들이 블로깅을 해야 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조금은 캐주얼 하게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냄새를 풍기면서 광고나, 보도자료를 통한 기사 게재등으로는 전달할 수 없었던 생각들을 전달하는데 있다고 본다. 이제까지 기업들은 소비자 앞에 설때면 항상 메이컵을 하고 성장을 차려입고 무대에 선 자세로, 자신의 뒷 모습도 보이기를 꺼리는 모델과 같은 이미지였다면, 마치, 집에서 처럼, 부엌에서 앞치마를 입은 그 모습 그대로, 혹은 찜질방에서 처럼, 화장도 지우고 편안한 상태로 기대기도 하고 물묻은 손을 닦으면서 대화를 할 수 있는 곳이 블로그라고 생각한다.
블로그 공간에서 기업들이 잠재 고객들과, 혹은 일반 사람들과 진솔하게 대화하며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이어야 한다. 마치 찜질방에서 만나는 동네 사람들처럼 친근한 모습으로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서로를 이해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런데 이미 네이버 브랜드 블로그를 접해본 기업의 입장에서는 블로그=일시적인 프로모션으로 이해하고 있어 기업 블로그의 의미를 다시 전달하기가 어려웠던 경험이 여러번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일반 블로그에서는 기업들이 가진 상품의 포스트를 제한하고 기업 블로그는 '브랜드 블로그'로 모으려는 정책으로 인해 우려되는 점이 또 하나 있다. 물론 블로그에 상품에 대한 소개를 배제하려는 방침은 블로그를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막고 스팸성 블로그의 창궐을 차단한다는 의미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누가 보더라도 기업 블로그에서 상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포스트와 스팸성 블로그는 구분이 될 것이다. 어쨌든 그런 정책으로 인해 기업들은 기업 블로그를 네이버에 개설해서는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또한 기업이 블로그를 운영하면 '상업성'이라는 '주홍글씨'를 붙여 일반 블로거들이 배제할 것이라는 약간의 피해 의식마저도 있는 듯하다.
나는 블로거들에게 반문하고 싶다. 아니 스스로에게 묻고 싶다. 과연 기업들이 블로깅 하는 것이 블로고스피어를 상업적으로 만들것이기 때문에 좋지 않다고 여기는지 말이다. 우리가 아침부터 일어나서 저녁 잠자리에 들때까지 아침 커피, 점심, 저녁, 휴대폰, 사무용품, 학용품, 등등 끝없이 상품을 소비하면서 살아가면서 그 상품을 만드는 기업들과의 소통을 진정으로 원하지 않는 것인지 말이다. 우리가 싫어하는 것은 메이컵 기술로, 혹은 성형 기술로 모두다 같아 보이는 인형같은 얼굴들이지, 정말로 찜질방에 철퍼덕 앉아서, 땀 젖은 얼굴로 방끗웃는 그런 기업의 모습까지 부정하고 싶은지 말이다.
많은 기업들이 블로고스피어에 참여를 희망하고 있다. 나는 기업들의 이러한 노력이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좀 더 투명하고 진정성에 바탕을 둔 것으로 변화시킬 아주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한 포탈의 정책이 전체 블로고스피어의 움직임에 부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를 바랄 뿐이다. 비록 그 포탈이 모든 국민이 사용한다고 해도 좋을 거대 서비스라고 해도 말이다. 세상은 너무나 빨리 변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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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ag : 기업 블로깅, 네이버 브랜드 블로그, 블로그의 상업성
- 10 Comments Trackback


짠이아빠
| 2007/10/11 19:46 | PERMALINK | EDIT | REPLY |^^ 기업의 모든 활동은 상업적이라고 봐야겠죠..
예전에 미니홈피에서 팔던 브랜드 홈피가 생각납니다.
네이버도 결국 끼워팔기를 하지 않을까 싶은데.. 실제로 저런 블로그와 블로그 마케팅 기업이 추구하는 블로그와는 차이가 많죠.
툴은 같아도.. 결국 지향점이 다르다면 그건 완전히 다른게 아닐까 싶네요.. ^^ 참.. 저번에 사장님 덕분에 갑자기 쳐들어온 카메라 앞에서 인터뷰를 했습니다.. ^^
easysun
| 2007/10/11 20:05 | PERMALINK | EDIT |예.. 제가 성공사례로 '김치 블로그' 얘기를 많이 하지요. 근데.. 채널에는 언제 오시나요? ㅋ
짠이아빠
| 2007/10/17 10:44 | PERMALINK | EDIT |ㅋㅋ 채널 하나 만들었습니다.. 뉴질랜드 이야기.. ^^
easysun
| 2007/10/17 13:01 | PERMALINK | EDIT |예. 감사합니다. 저도 뉴질랜드 관광을 가야할듯.. 짠이아빠님 채널에 뭔가 동참을 해얄텐데요..
시란
| 2007/10/12 07:27 | PERMALINK | EDIT | REPLY |닭과 달걀 논리와 마찬가지겠지만, 기업 블로그를 제한하게 되는 요소가 오히려 브랜드블로그의 정체성이 수익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비용(시스템/솔루션 임대비용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수준)이 들게 되면 당연히 기업의 마케팅 담당자들은 광고비로 생각하고 단기간에 최대한의 효과를 올릴수 있는 이벤트/프로모션으로 이용할 수 밖에는 없게 될것으로 보입니다.
easysun
| 2007/10/12 10:10 | PERMALINK | EDIT |예. 그렇죠. 저는 이런 흐름이 자칫 기업들의 '블로그'에 대한 인식을 고정화 시킬까 걱정스럽습니다. 블로그는 뭐랄까 좀 더 솔직한, 그리고 캐주얼한 대화를 나누는 곳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지요.
떡이떡이
| 2007/10/12 23:15 | PERMALINK | EDIT | REPLY |기업들은 블로그를 너무 너무 어렵고 치밀하게 생각하거나 아니면 너무 즉흥적(이벤트)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CEO가 봤을 때 가장 젊고 가장 생생한 한 몇 사람 딱 찍어서 일정한 가이드라인만 마련해주고 개인이 싸이질 하듯 열심히 해 보라고 자유롭게 풀어주면 거기서 답이 나옵니다. 결국 사내 문화의 문제이고 인트라넷 블로그의 문제에서 나옵니다. 한 6개월만 지나도 몇몇 눈에 띄는 사내 블로거 워리어가 나오기 마련인데 왜 안하는 걸까요. 다시 원점에서 되짚어 보면 결국 CEO의 문제죠. 예전 신문사에서 설치형 블로그 활동을 하던 유일한 사람이 제가 알려짐으로 해서 매체 전체가 주목을 받았던 것처럼, 처음 시작은 다 본래 한두명입니다....
예전에 아이리버 다니시던 마케팅 담당자분이 http://iriver.egloos.com/ 이란걸 운영했었습니다. 진짜 유명했죠. 아이리버에 대해 상당히 편파적일 수 밖에 없는데 대신 얼마나 진솔하고 재미있었던지. 싸이질과 다름없는 아기자기한 분위기로 이끌더라구요. 그게 가장 기본적인 기업 블로깅의 시작입니다.
기업을 대표하는 블로그 한개 떡 하니 만들어서 누군가 대신해서 글을 쓰며 공지사항과 같은 단순 정보만 Ctrl+C, Ctrl+P 하는게 아닙니다. 기업에게 꼭 말해주고 싶군요.
easysun
| 2007/10/13 13:20 | PERMALINK | EDIT |좋은 말씀이시네요. 경험에서 우러나온.. 아직 블로고스피어와 익숙해지지 않아서 그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짠이아빠
| 2007/10/17 10:41 | PERMALINK | EDIT |^^ 전 약간 견해가 다른데요..
기업들과 많이 접촉해보고 이쪽 이야기를 해봤는데..
사실 블로그를 만드는 것에 대해서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누구나 요즘은 쉽게 만들 수가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그것을 통해 얼마나 효율적인 콘텐츠로 소통하는가라는 문제는 업무 이외의 개인적인 일로 하기에는 참 버겁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저는 대신 써주는 업을 하고 있습니다. 대신이라는 말이 조금은 어폐가 있긴하지만 말입니다.. ^^ 이 일도 전문성이 없다면 참 힘든 일이구요... 물론 가장 좋은 것은 내부의 스타가 있으면 좋지만 그것도 기업에게는 리스크입니다. 만약 그 스타가 이직을 하거나 문제를 일으키면 ... 끔직하죠.. ^^
외국에서 만들어진 기업 블로그 매뉴얼에도 외부 에디터에 대한 이야기는 분명히 언급되고 있으며 미국도 일본도 이미 이 분야가 전문화되고 있습니다.. ^^
기업의 메시지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일환으로 반드시 명백하게 관리되고 통제되어야 하며 그 속에서 블로그스피어의 자율성과 호흡해야 되는 참으로 어려운 명제죠.. ^^
I Love Contents
| 2007/10/14 15:00 | PERMALINK | EDIT | REPLY |포털의 문제점 때문에 입법화 논의가 활발하지요.
이번 국회에서 포털에 대한 정의를 비롯해서 사회적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입법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