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과 포도주
Posted 2008/01/05 21:00우리말과 외국어는 같은 뜻이어도 어감에서 풍기는 느낌이 다른 경우가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와인과 포도주인 것같다.
포도주는, 집에서 먹는 캠벨류의 포도에 설탕과 소주를 부어 한 2-3주간 두었다가 집안에서 오순도순 마시는 그 포도주가 생각난다. 혹은 예전에 진로에서 만드는 (지금도 나오는지 모르겠다) 소주병 크기의 포도주가 떠오른다. 또 한가지는 전혀 다른 비유이지만 성당에서 미사때 신자들에게 나눠주는 그 '포도주'가 생각난다.
최근 와인 열풍이 불고 있어서인지 '와인'이라는 단어는 '포도주' 보다는 좀 더 우아(?)한 느낌이 난다. 그런데 와인은 유행에 휩쓸리는 경향도 있는 듯하여 세속적인 면도 있다. 한 편으로는 지나치게 복잡하다. 처음 대하는 사람들에게 별로 친절하지 않다. 포도 생산국, 지역, 포도품종, 와인생산자를 알아야 맛을 가늠할 수 있으니 자신이 즐기는 맛을 찾기 까지도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래도 와인에 한 번 맛들이면 빠져 들수밖에 없는 것은, 이야기 거리가 있고, 친구가 있고, 독특한 맛이 있기 때문이다. 친구들과 둘러 앉아 와인 한잔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 꽃을 피울 때면 그곳이 어디든 편안해지고, 유쾌해진다.
올해 들어 부쩍 와인이 좋아져 나름대로 공부도 좀하고 마음 맞는 사람 찾아 열심히 와인을 마셨다. 테이스팅 노트라도 적어 놓으려고 사진을 찍어 놓은 와인은 많은데 지금 다시 보니 와인 맛보다는 그 와인을 같이 마셨던 사람들과의 유쾌한 대화가 기억에 남는다.
Pessac Leognan 지역의 DOMAINE DE CHEVALIER 2002
이 와인은 보르도 페삭-레오냥(Pessac Leognan) 지방에서 생산되는 도멘 드 쉬발리에 2002년산. 청담동의 '베라짜노'에서 오랫만에 만난 옛 친구와 함께 마셨다. 이 와인이 생산된 2002년 이후에 처음으로 다시 만나는 그 친구와의 대화가 어색하지 않고 편안하게 옛이야기들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독특한 풍미와 Grand Cru Classe의 등급에 어울리는 기품을 갖춘 와인의 덕이 컸다.
동네 자주가는 와인샵에서 적극 추천해서 고른 와인들. 샤또 드 프레삭(Chateau de Pressac)은 멀롯(Merlot)을 중심으로 블랜딩하는 생떼밀리옹산이어서 부드럽고 편안했다. ARIARA는 칠레산 와인이었고 샤또 보몽(Chateau Beaumont)은 프랑스 보르도의 오메독 지방의 와인이었다. 정확한 맛은 기억 나지 않는다. 다만 집에서 혼자 여유롭게 마셨던 그 편안함이 느껴진다.
와인모인 '무똥'에서 함께 와인에 대해 공부하며 마신 와인들. 샴페인부터 화이트, 레드와인의 각 종류들, 디저트 와인인 포트와인까지 섭렵했으나 사진은 남아있는 게 없다. -_-
미디어U에서 와인 모임하면서 마셨던 와인들의 일부. 오른쪽 키안티 클라시코는 에티켓이 너무 이뻐 여성들의 사랑을 받았고 왼쪽 말벡은 워낙 사내에 말벡 팬들이 많아 각광 받았던 와인.
영화전문 블로거이신 신어지님이 방문했을때 함께 마셨던 와인. 샤또 몽페라는 신의 물방울에 나올 정도로 나름 유명한 와인이지만 내 기억으로는 함께 마셨던 칠레산 까르메네르가 오히려 더 맛있었던 것같다. 이날 신어지님은 미디어U에 대해서 속속들이 많은 정보들을 알게 되셨을 것같다. 또 예상 밖의 첫눈이 내려 와인먹는 맛을 더해주었던 자리였다.
사람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대화가 있는 와인 모임! 내년에도 쭈욱 이어갔으면 좋겠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와인향 가득한 블로그]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 Filed under : 와인/음식
- Tag : 사람들과의 정겨운 대화, 와인
- 7 Comments Trackback


토양이
| 2007/12/14 16:50 | PERMALINK | EDIT | REPLY |저렇게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마셨던 거였네요. - -;;
아. 정말 와인에게 미안해집니다. - ㅜ
easysun
| 2007/12/14 17:37 | PERMALINK | EDIT | REPLY |ㅎㅎ 다음날 고생은 안하셨어요?
짠이아빠
| 2007/12/15 16:29 | PERMALINK | EDIT | REPLY |음 .. 고생은 제가 했습니다.. ㅜ.ㅜ
그나저나 인사도 제대로 못드리고 나왔네요..^^
그날 너무나 즐겁게 잘 마셨습니다. 제가 다른데 갔다온 사이.. 뭐.. 어휴.. 앙.. 쿨럭.. ^^
참.. 빌라마리아는 안 찍으셨네요.. ^^
easysun
| 2007/12/16 11:05 | PERMALINK | EDIT |짠이아빠님에겐 저 많은 병들이 생소하시겠네요. ^^;; 저나마도 와인 사오자 마자 찍어둔 것이지요. 마시면서는 사진 찍을 정신도 없었슴다...
레이
| 2007/12/29 22:47 | PERMALINK | EDIT | REPLY |어제 말씀듣고 오늘에야 확인했다는... 사진에만 없는게 아니라 기억에도 없어요... ^^
비밀댓글 입니다
easysun
| 2008/01/06 16:06 | PERMALINK | EDIT | REPLY |저 포스트는 연말에 썼던 것인데 블코채널 기능 테스트로 재발행되었습니다. 신년에 희망가득한 소식 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는 실현을 해나가야죠.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