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지향형 홍보는 끝이 보인다.
우리의 대표 ‘홍보맨’홍대리는 요즘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다. 지난 십여년간 ‘홍보맨’에게요구되는 자질 – 미디어와 좋은 관계 유지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하지만 최근 등장한 블로그 환경은 도무지 적응이 되질 않았다. 마치 안개 낀 벌판에서 장애물 넘기를 하는 기분이 들 정도이다.
기업을 잘 알리기 위해서는 미디어를 활용해야 함은 자명한 사실. 그러나 하루에 미디어에서 수용할 수 있는 정보량은 고작해야 100건 내외였다.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줄서 있는데 하루에 공급량은 고작 100개 라니. 자연 경쟁이 심해지고 기사를 취사선택하는 기자나 미디어에 권력이 집중되기 마련이다.
홍보가 '관계 지향형'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이다. 기자들의 입장에서는 '객관적'으로 기사 가치를 평가하려 노력하지만, 절대적인 객관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기사 제공 소스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면좀 더 게재율이 높게 되는 것은어쩔수 없는결과 였다. 또한 어짜피 기자들은 아는 만큼 쓰는 법이다. 지속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쪽의 시각이 많이 반영되는 것은 당연했다.
홍대리는 경쟁을 뚫고 회사를 홍보하기 위해 수십명의 기자들을 정기적으로 만나서 회사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그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노력했다. 흔히 하는 말로, ‘밥먹고 술먹어주는’일도 수도 없이 했고, 결혼 기념일 챙겨서 집으로 선물 보내는 노력도 잊지 않았다.
홍보 공간의 확대 –인터넷 신문
한 6년전쯤인가 인터넷이 쫘악 퍼지면서 홍대리는 이미한번의 홍역을 치러야 했다. 모든 매체들이 웹사이트를 만들어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인터넷 만으로 운영되는 신문들도 늘어 났다. 인터넷 신문들이 엄청나게 증가하면서 홍보대상 미디어가 따라서 증가했다.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미디어 수가 두 배, 세 배 증가했다는 의미이다.
더욱 큰 도전은 뉴스가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진다는 사실. 인터넷 이전 시대에는 신문사에는 ‘마감’의 개념이 있었다. 기자들이 기사를 ‘작성’해서 신문의 형태로 ‘제작’, ‘가공’하는 과정을 거쳐 ‘배포’를 해야 했기 때문에 예를 들어 조간 신문에 기사를 싣기 위해서는 적어도 전날 5시경에는 기사 작성을 마무리 지어야 했던 것이다. 하루에 한번만 미디어에 자료를 제공할 수 있었고 하루에 한번 그 결과를 확인하면 됐다. 그런데 개념적으로 인터넷은 ‘제작’에서 ‘배포’의 시간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거의 실시간으로 기사가 게재되고 실시간으로 자료를 제공해야 했다. 또한 실시간으로 기사의 흐름을 보아야 하는 것을 의미했다.
그래도 그럭저럭 적응할 만했다. 인터넷 신문의 경우에도 홍대리가 제공하는 뉴스 소스에 의존하거나, 적어도 취재 과정에서 홍대리가 인식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양적으로 크게 늘고, 질적으로 조금 달라졌다는 의미 정도였다. 메시지의 통제력은 많은 부분 여전히 가지고 있었다. 물론 가끔 인터넷에서 비방성 댓글이 실리기도 해서 항상 주위를 기울어야 하는 문제는 있었다.
홍대리, 거미줄에 걸리다 –블로그스피어의 등장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에 급격하게 번진 블로그스피어는 홍대리를 넉다운(knock-down) 시켰다. 1인 미디어라니. 이제까지 ‘독자’라고 가정했던 정보의 수용자들이 그대로 정보의 생산자가 되었다. 국내에 블로거 수만해도 수십만에 이른다는데, 그렇다면 그 많은 블로그를 일일이 컨택해야 한다는 것인가.
블로그는 단언컨데 기존의 방식으로 "관계 유지"를 할 수 없다.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성격도 다르다. 갈피를잡지 못하는 홍대리를 위해블로그 미디어가 기존 대중매체와 다른 점을 몇가지만 함께생각해 보자.
첫번째, 대중 미디어와 블로그는 존재의 이유가 다르다.대중 미디어는 속성상 '사회 현상을 정리'하는 우리 사회의 기록자임을 자처한다. 때문에 일반인이 생각하는 '언론의 특권'에 대한 사회적 공기로서의 책임과 의무도 지워진다. 그러나블로그는 속성상 '개인 생각의 표현 수단'이다. 블로거는 이전 미디어들처럼 엄청난 '역사적 사명'을 규명하지는 않는다. 근원 적으로는 블로거 자신의 표현 욕구 만족이 블로그의 존재 이유이다. 때문에 언론이 받는 사회적인 규제나 기타 윤리강령 등등의규제를 받지 않는다. 만약 논점의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블로거 커뮤니티의 반응으로 판정을 받는다. 그리고 남들이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 무슨 상관이랴. 자신의 생각이 그런 것인데.
홍대리는 기존의 방식대로 블로그들과 '관계'를 맺으려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정보원으로서 블로거가 되는 것이 필요하다. 블로거는 블로거간의 정보 교류 및 연대를 즐긴다. 블로거들이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방식으로정보 전달을 해야할 것이다.
두번째는 정보의 전달 경로와 배포력이 다르다. 기존 미디어는 정보의 전파력, 전달력의 대역폭(Bandwidth)이 대단히 넓었다. 그러면서 정보의 전달이 일방적인 경우가 많았다. 신문들에서 독자 투고나 제보의 형식으로 독자들의 의견을 반영하기는 했지만 상대적으로 그 폭은 미미했다. 반면, 블로그스피어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수의 블로거들이 대역폭이서로 다른채널로커뮤니케이션을 한다.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양방향이기때문에의사소통의 채널이 마치 거미줄을 연결해놓은 것처럼 복잡하다. 훨씬 복잡한 경로로, 훨씬 많은 수의 대중들이 서로의 의견들을 교환한다.
<그림 1. 기존 대중매체의 정보전달 경로와 배포력>

홍대리는 부디 이 '쌍방향', '다중 채널'의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루트를 잘 이해하고 해석하기를 바란다. 단순히 미디어에자료를 뿌려서 될 일이 아니다. 그리고 대중들을 단순히 정보의 수용자로 생각해서도 물론 안된다. 그 상호작용의 메커니즘을 이해할때 블로그 환경에 맞는 홍보 전략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그림 2. 블로그 환경에서의 정보 전달 경로 및 배포력>

세번째 블로그 커뮤니티에서 중요한 것은 정보의 연결성이다. 매스 미디어 시대의 '뉴스'는 수명이 오래가지 못했다. 오늘의 뉴스는태생적으로 내일이 되면 잊혀지게 마련이다. 특별히 큰 사안이 아니면 미디어들이 한 사안에 대해 연일 계속해서 다루지 않는다. 그러나 블로그 커뮤니티에서는 블로그들끼리 링크, 태그 등의 방식으로 계속 연결된다. 정보가 지속적으로 연결되고 그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 덧붙여져 변화 발전한다. 이 연결성의 체계도 홍대리가 풀어야할 커다란 숙제 가운데 하나이다.
인터넷에서는 링크나, 태그가 많이 붙어 연결성이 높은 글들이 일정 부분주목을 받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싶다면 이런 점을 고려해서 홍보를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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