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를 아무도 바닷가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LA 도심에서 20-30분만 움직이면 바다가 있다. 젊은이들의 놀이터이자 영화에도 자주 등장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산타모니카 해변, 브래드 피트의 집이 있어 유명한 말리부, 한국 관광객들이 특히 던전크랩을 주로 먹으러 가는 르돈도 비치등 LA 인근에 떠오르는 바닷가가 꽤 많이 있다.
LA 주변에서도 바다를 얼마든지 볼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휴가에는 LA 인근을 벗어나 특별히 카탈리나 섬을 찾았다. 카탈리나 아일랜드는 롱비치항에서 남서쪽으로 배타고 한시간 정도를 들어가야 하는 섬이다. 유학시절 LA에서 4년여를 살았지만 한번도 가본적이 없기에 이번에 큰 맘 먹고 여행계획을 세웠다.
카탈리나 아일랜드로 향하는 배는 롱비치나 마리나 드 레이, 다나 포인트, 뉴포트 비치등 여러곳에서 탈 수 있지만 우리는 롱비치에서 '카탈리나 익스프레스'를 탔다.
바로 이것이 그 배다. 대략 어림잡아(절대 정확한 수치 아님) 500명 가량 탈수 있는 꽤나 큰 배였지만 한시간여를 쾌속으로 달리니 적잖게 멀미가 났다. 게다가 배안에 에어콘이 얼마나 빵빵한지 추위에 떨고 배멀미에 괴로워 하며 어렵게 한시간을 보냈다.
카탈리나 아일랜드 - 정확하게는 섬에서 가장 활발한 관광도시인 아발론(Avalon)-에 도착해 전경을 보자니, 한시간의 배멀미는 언제 그랬냐는듯 잊을만 했다. 카탈리나 섬 자체는 (면적은 정확히 모르겠으나) 그리 좁지 않으나, 실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은 아발론과 투하버스(Two Harbors)라는 도시 정도라고 했다. 아발론은 카탈리나 아일랜드과 외지인들과 교류하는 중요한 게이트웨이의 역할을 하는 작은 도시인데, 도시의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해안선을 따라 걸으면 대략 20분 남짓 걸릴 정도로 자그마한 도시이다.
카탈리나 섬의 전경
카탈리나 아일랜드는 행정 구역상으로는 LA 카운티에 속해 있지만 섬의 자치를 카탈리나 아일랜드 컨서버토리라는 민간단체에서 맡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다른 LA 카운티의 도시들과는 다른 특색이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자동차가 엄청 적다는 것. 카탈리나 섬의 환경보존을 위해 자동차 운행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트롤리나, 혹은 관광버스 등으로 관광을 하고 움직일때는 (아주 흥미롭게도) 골프 카트를 타고 이동을 한다.
이는 관광객 뿐아니라 현지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도 해당된다고 한다. 현지인의 설명에 따르면 자동차 소유를 위해서는 아일랜드 컨서버토리 등 여러 기관의 승인을 거쳐야 하는데, 아마 15년은 지나야 자동차를 살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니 4천여명 된다는 아발론의 거주자 가운데 자동차를 가진 사람은 정말 극소수 이고 대부분은 골프카트를 구입해서 타고 다는다는 것이다. 또한 자동차를 구입한다고 해도 아발론내에서 주유소를 찾기도 어려울 뿐더러 기름 가격이 LA등 다른곳의 3-4배에 달하니 현실적으로 자동차 보유에 여간 어려운 난관이 따르는 것이 아니다.
이곳의 주요 운송수단인 카트는 원래 골프 카트를 개조해서 만든 것인데, 언덕길도 너끈하게 다닐 수 있는 파워가 있다. 우리도 4인용 카트를 대여해서 아발론 시내를 한바퀴 돌았는데, 놀이공원의 범퍼카를 타고 다니는 기분이랄까..놀이도 되고 관광도 되고.. 색다르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카탈리나 아일랜드의 가장 커다란 특색은 푸르디 푸른 바다색과 속이 훤히 보이는 맑은 바닷물이다. 파랗게 펼쳐진 아발론 만에 요트들이 잔뜩 떠있는 모습을 보자면, 몇년전 포카리스웨트의 광고를 보는 듯이 선명한 바다의 푸른 빛과 요트의 하얀색이 좋은 대조를 보인다. 기분까지 상쾌해진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스노클링이나 카약과 같은 해양스포츠라고 해야할까.. 그런 것들을 즐기기 위해 카탈리나 섬을 찾는다.
카탈리나의 맑은 물은, 정말 어느 곳보다도 투명 그자체라고 할수 있는데, 오리가 떠다니면 물밑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는 물갈퀴가 훤히 보일 정도이다.
아이들은 바닷가에 풀어 놓으면 그뿐이지만, 어른들에게는 약간 무료하고 따분하기도 한 곳이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푸근히 쉬기에 좋은 곳으로는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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