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에서 맞는 크리스마스 저녁입니다.
오늘은 무엇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는 날이네요.. 아니 계획대로 된 것이 없다는 편이 옳은 표현이겠죠. 오랫만에 가족상봉을 했으니 뭔가 크리스마스를 알차게 보낼 계획을 세웠습니다.
우선, "아침 일찍 일어나 골프를 친다." 서울은 땅이 얼어 붙어 골프 치기 어려우니 얼마나 잘 된 일입니까. 마침, 18홀을 다 돌고 9홀을 무료로 치게 해주는 골프장이 있다고 하여 예약을 해두었습니다. 그리고는 (골프장은 LA에서 1시간 반정도 떨어진 거리)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새로 문을 열었다는 '다이아몬드 바(여기까지가 도시 이름입니다) 찜질방'에 가서 골프로 굳은 몸을 녹인 후에, 미국 앵거스 비프를 사다가 구워서 와인을 한잔 한다" 듣기만해도 나름 의미있는 플랜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현실은 때로 의지와는 상관이 없더라구요.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것이었습니다. 사막지대인 LA는 웬만해서는 겨울에도 비가 잘 내리지 않습니다. 내리더라도 오전에 잠깐, 혹은 저녁에 잠시 내리는 것이 보통인데 어제 저녁부터 시작된 비가 그치질 않았죠. 뭐 그래도 일단 골프장까지는 가보자는 마음에 (골프장에 전화했더니 비가 안온다더군요!!) 달려서 골프장으로 갔습니다.
크리스마스에 골프치는 민족은 아마도 한국인밖에 없을 겁니다. 그 골프장에도 제가 본 4개 팀 가운데 3팀이 한국인이었습니다. -_- 어쨌든 골프장은 진짜 비는 오지 않더군요.

하지만 사진에서도 보이듯이 구름이 잔뜩 끼어있는데다 바람이 불었습니다. 잠시 햇살이 비추는가 싶으면 다시 먹구름으로 뒤덮이고... 게다가 LA에 도착해서, 서울서는 자주 하지 않았던 밥하기, 빨래, 청소 등등 가사일을 좀 하다보니 덜컥 감기가 걸린 탓에 덜덜 떨면서 골프를 쳤습니다.
결국 10번홀까지 치다가 항복을 하였습니다. 27홀을 돌겠다던 기개를 과감하게 접고.. 얼른 찜찔방이나 가자 싶었죠.
다른 미국과는 달리 LA인근에는 사실 서울에 있는 것은 '거의' 다 있다고 봐도 좋습니다. 찜질방도 다른 민족에게는 아주 생소한 문화이겠지만 LA 카운티에는 속속 생겨나고 있죠. 이전에 제가 LA 있을때는 가드나의 오션블로바드에 있는 찜질방을 간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다이아몬드 바에 새로 찜질방이 문을 열었다고 대대적으로 광고를 하더라구요.

바로 이곳인데 문을 열기 전까지만해도 몰랐습니다. 저 문을 여니 삼십여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더라구요. 정원초과라서 최소 30분이상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흠.. 결국.. 찜질방도 못가고 되돌아 왔습니다.
집 아파트에 Gym에 딸린 사우나가 있어 거기라도 가야지하고 갔다가 그곳 마저 크리스마스라고 문을 닫았더군요. -_- 설상 가상으로 서울에서온 전화를 받고 일이 생겼다며 남편은 일하러 갔습니다.
스테이크에 와인이야 뭐 오늘 자정 전에야 먹게 되겠지만.. 넋놓고 앉아 있다보니 오늘 하루 계획대로 된 일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에 허탈한 미소만 지어 봅니다.
아, 그래도 생각해보니 하나 건진 것이 있습니다.

LA로 돌아오는 10번 도로에서 찍은 무지개입니다. 아침부터 무겁게 내리던 비가 그치고 나자 아직 구름이 남아있지만, 하늘은 무지개를 선사해 주네요.
인생은 결코 계획대로, 마음먹은대로 되지 않지만, 의외의 '무지개'와 같은 선물도 받게되는 그런 것인가 싶습니다.
와인과 치즈 l 2008/12/26 12:22
오늘은 무엇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는 날이네요.. 아니 계획대로 된 것이 없다는 편이 옳은 표현이겠죠. 오랫만에 가족상봉을 했으니 뭔가 크리스마스를 알차게 보낼 계획을 세웠습니다.
우선, "아침 일찍 일어나 골프를 친다." 서울은 땅이 얼어 붙어 골프 치기 어려우니 얼마나 잘 된 일입니까. 마침, 18홀을 다 돌고 9홀을 무료로 치게 해주는 골프장이 있다고 하여 예약을 해두었습니다. 그리고는 (골프장은 LA에서 1시간 반정도 떨어진 거리)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새로 문을 열었다는 '다이아몬드 바(여기까지가 도시 이름입니다) 찜질방'에 가서 골프로 굳은 몸을 녹인 후에, 미국 앵거스 비프를 사다가 구워서 와인을 한잔 한다" 듣기만해도 나름 의미있는 플랜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현실은 때로 의지와는 상관이 없더라구요.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것이었습니다. 사막지대인 LA는 웬만해서는 겨울에도 비가 잘 내리지 않습니다. 내리더라도 오전에 잠깐, 혹은 저녁에 잠시 내리는 것이 보통인데 어제 저녁부터 시작된 비가 그치질 않았죠. 뭐 그래도 일단 골프장까지는 가보자는 마음에 (골프장에 전화했더니 비가 안온다더군요!!) 달려서 골프장으로 갔습니다.
크리스마스에 골프치는 민족은 아마도 한국인밖에 없을 겁니다. 그 골프장에도 제가 본 4개 팀 가운데 3팀이 한국인이었습니다. -_- 어쨌든 골프장은 진짜 비는 오지 않더군요.
하지만 사진에서도 보이듯이 구름이 잔뜩 끼어있는데다 바람이 불었습니다. 잠시 햇살이 비추는가 싶으면 다시 먹구름으로 뒤덮이고... 게다가 LA에 도착해서, 서울서는 자주 하지 않았던 밥하기, 빨래, 청소 등등 가사일을 좀 하다보니 덜컥 감기가 걸린 탓에 덜덜 떨면서 골프를 쳤습니다.
결국 10번홀까지 치다가 항복을 하였습니다. 27홀을 돌겠다던 기개를 과감하게 접고.. 얼른 찜찔방이나 가자 싶었죠.
다른 미국과는 달리 LA인근에는 사실 서울에 있는 것은 '거의' 다 있다고 봐도 좋습니다. 찜질방도 다른 민족에게는 아주 생소한 문화이겠지만 LA 카운티에는 속속 생겨나고 있죠. 이전에 제가 LA 있을때는 가드나의 오션블로바드에 있는 찜질방을 간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다이아몬드 바에 새로 찜질방이 문을 열었다고 대대적으로 광고를 하더라구요.
바로 이곳인데 문을 열기 전까지만해도 몰랐습니다. 저 문을 여니 삼십여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더라구요. 정원초과라서 최소 30분이상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흠.. 결국.. 찜질방도 못가고 되돌아 왔습니다.
집 아파트에 Gym에 딸린 사우나가 있어 거기라도 가야지하고 갔다가 그곳 마저 크리스마스라고 문을 닫았더군요. -_- 설상 가상으로 서울에서온 전화를 받고 일이 생겼다며 남편은 일하러 갔습니다.
스테이크에 와인이야 뭐 오늘 자정 전에야 먹게 되겠지만.. 넋놓고 앉아 있다보니 오늘 하루 계획대로 된 일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에 허탈한 미소만 지어 봅니다.
아, 그래도 생각해보니 하나 건진 것이 있습니다.
LA로 돌아오는 10번 도로에서 찍은 무지개입니다. 아침부터 무겁게 내리던 비가 그치고 나자 아직 구름이 남아있지만, 하늘은 무지개를 선사해 주네요.
인생은 결코 계획대로, 마음먹은대로 되지 않지만, 의외의 '무지개'와 같은 선물도 받게되는 그런 것인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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