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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터넷 시대의 주역일 될 민족적 암시를 가지고 이땅에 태어났다.

우리 민족은 옛부터 '기록'을 중시해왔다. 조선왕조실록이 500년이 넘는 조선의 역사를 사회, 경제, 문화, 정치등 방대한 분야에 걸쳐 기록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사실이다. 기록이 있다는 사실 보다도 그 기록의 객관성과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사관'이라는 관직을 두었다는 점이 사실상 더 놀라운 일이다. 그 오래 전부터 기록의 가치도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는 의미이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조선시대 정조는 세자 시절부터 일기를 적었는데 (존현각 일기) 이 일기는 즉위 후에도 계속 이어졌고 이를 본받아 후대들도 일기를 적어 조선시대 150년간 왕의 일기를 담은 '일성록'이라는 기록도 보존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log(일기)를 남기려 했고 이것을 웹은 아니지만 남들과 공유할 수 있는 그 당시의 수단(책)으로 출판(publishing) 했으니 요즘 말로 하자면 정조는 '블로깅'의 원조인 셈이다. 약 245년 전부터 블로깅을 했던 왕의 후손들이니 우리 모두는 기록의 소중함을 느낄 뿐더러 일상에서 실천하려는 의지도 갖추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인터넷 시대, 개별 사용자들의 참여를 통한 전체의 확산을 소중히 하는 웹2.0 시대에 주역이 될 자격이 충분함을 말해주는 증거이다.

또한가지 중요한 사실은, 역사적으로 기록된 우리 백성(민중, public)들의 사회 참여 의식이다. 어제 IGMP 최고 경영자 과정의 서울대 중어중문학과의 허성도 교수 강의에 따르면 우리 나라는 25년에서 30년을 주기로 민중들에 의한 '저항'의 역사가 있다고 한다. 사회의 불합리한 측면에 대해, 백성들이 제 소리를 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했다는 증거이다. 일본 강점기에도 우리나라에서는 광주학생 운동, 3.1 운동, 상해등지를 본거지로 일어난 독립운동등 민중에 의한 항거가 지속됐지만, 중국을 비롯해 일본이 점령했던 다른 나라들에게서는 이렇게 민중을 중심으로 한 항거의 움직임이 없었다고 한다. 이렇게 백성들의 사회 참여 의식이 뛰어났기 때문에 조선은 500년이 넘게 왕조를 이끄는 동안 왕권 하에서도 굉장히 민주적으로 법률이나 제도를 만들고 시행해 올수 있었다.

시민들의 사회 참여의식은 사회 구성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통로가 극도로 발달한 인터넷 시대에서는 엄청난 잠재력을 갖는 것이다. 열린 커뮤니케이션이 보장되는 인터넷 시대에 참여의식을 가진 시민들의 목소리는 그 자체로 자산이 아닐까 싶다. 인터넷 혁명을 예고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정보의 소비자가 동시에 생산자가되는 미디어 혁명을 예고하였고 시민기자의 출현을 예측하였지만, '오마이 뉴스'처럼 실체(in reality)로 시민기자군을 활용한 미디어가 등장한 사례는 우리나라가 처음이었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인터넷 시대의 가치를 최대로 활용하는 우리의 저력을 말해준다.

이런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우리나라의 인터넷 컨텐츠나 서비스가 '글로벌' 환경으로 확산되지 못했던 이유 가운데 하나는 언어의 장벽 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컨텐츠 환경이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로 변화 되면서 개별 언어 의존도가 낮아지는 만큼 우리 컨텐츠의 경쟁력은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기록을 소중히 생각하는 민족인 우리들이 사회 참여의식을 가지고 만들어내는 전세계가 보아도 이해할 수 있는 컨텐츠가 부상할 날이 곧 올것이라 믿는다.

Posted by easys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