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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인플루언서를 대하는 기업의 자세

생각하기 2011/05/09 14:16
모든 것이 마음가짐의 문제다. 사물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는가에 따라 행동도 달라지고 원하는 결과도 달라진다. '소셜' 미디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많은 기업들에서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특히 기업이 다양한 소셜 미디어 툴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의 문제도 그렇지만, 소셜 미디어 상에서 직접 고객층과 어떻게 대화할 것인가는 더더욱 '마음가짐'에서 모든 것이 결정된다.

서론이 길었지만, 오늘은 '온라인 인플루언서'와의 관계관리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블로그가 1인 미디어로 인정 받고, 영향력도 높아 지면서 기업들에서 타겟층에 영향을 미치는 '인플루언서'와의 관계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높아지고 있다. 기업들에게 소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컨설팅을 해주는 입장에서 늘 강조하는 것이 '관계관리' 이다. 소비자들과의 소통이나 소비자들을 참여의 접점을 늘리는 소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그들과의 관계를 잘 가다듬어 가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에 씌여있음직한 '소통은 소비자들의 소리를 듣는 것으로 시작해서, 그들의 참여의 기회를 늘려 우리 브랜드에 대해, 기업에 대해 많은 의견을 주게 하고, 또 그에 맞게 소통해야 한다'는 소위 관계관리 원칙은 현실에서는 그다지 쉬운일은 아니다.

이제까지 수십년간 광고/홍보를 통해 기업의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데만 관심을 기울였던 기업들이 귀를 열어 소비자의 소리를 듣는 것은 마음가짐을 바꾸는 일이기 때문이다. 광고는 브랜드나 제품의 USP(Unique Selling Point, 특장점)를 크리에이티브(여기서는 창의력의 의미)를 살려 잘 전달하는데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니 광고를 담당하는 기업의 마케팅팀 담당자는 실제 고객이 사용해보고 불편한 점은 듣고 싶지 않을 뿐더러, 더군다나 활짝 열린 공간에서는 비슷한 얘기도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것이었다. 홍보담당은 보통 지면을 사는 광고와는 조금은 다른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다. 미디어라는 제 3의 객관적인 매체가 기업과 브랜드에 대해 이야기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객관적 시각'을 확보하려 노력한다. 그러나 역시 기업의 홍보 담당은 좋은 스토리를 원한다. '피할것은 피하고 알릴 것은 알리는게 피알(PR)'이라고 알려져 있으니 말이다.

기업들에서 인플루언서 관계관리 측면에서 가장 손쉽게 시작하는 것이 제품 체험단, 리뷰단의 형태이다. 방문자가 많은 '파워' 블로거를 대상으로 체험단을 구성해서 기업의 제품/서비스를 써보게 하고 그 후기를 체험단 블로거에 싣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그 브랜드나 제품의 스토리를 확산시키고 특히 검색을 통해서 그 제품에 관심있는 소비층에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런 체험단/리뷰단 운영에 대해서도 일각에서는 '기업의 제품을 받았으니 어떻게 단점을 쓸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있지만, 일단은 잠재 소비자층에 영향을 미치는 인플루언서층을 통해 기업의 정보를 전달하는 방법으로는 실효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그런데 여기서도 기업의 '마음가짐'에 따라 체험단 운영의 여러가지 현상이 나타난다. 기업들은 파워 블로거들을 기업이 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채널로 생각한다. 마치 광고에서 미디어의 광고 스팟을 광고비를 주고 사는 것처럼 제품도 제공하고 포스팅하는 댓가로 비용을 지불하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기업의 마음에 원하는 원고가 나와야 한다는 생각에 사전 검열을 하기도 하고, 마음에 안들게 쓴 글이 나오면 수정이나 심지어 삭제를 요청하기도 한다.

최근들어 삼성전자가 갤럭시 S2를 내면서 체험단을 구성했는데 그 가운데 한 블로거가 '갤럭시 S2의 9가지 단점'을 들어 포스팅을 했고, 그 글을 삼성이 네이버에 요청해서 삭제를 했네 안했네 많은 말들이 있었다. 삼성이 실제 네이버에 해당 블로그 포스트의 삭제요청을 했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으나,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삼성이 블로거들이 쓰는 쓴소리를 참지 못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는 지울수가 없다. 사실 이번 뿐 아니라, 이전에도 '옴니아' 부터 시작해서 삼성전자가 진행하는 체험단의 경우 부정적인 시각에 대한 과민반응으로 구설에 오른 경우가 여러차례 있었다.

나는 기업들이 조금 열린 마음으로 온라인 인플루언서 관계관리를 체계적으로 진행하길 바란다. 기업들과 연관성이 있으면서 컨텐츠를 생산해낼 역량(나름의 전문성)이 있는 인플루언서들과 장기적인 관계관리 프로그램을 수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제품 한 두개의 리뷰를 잘 써주는 것으로, 인플루언서의 역할을 규정짓지 말고 그 기업에 대해서 소비자의 입장에서 관심을 가지고, 경험하며, 소비자의 인사이트를 줄 수 있도록 인게이지먼트 프로그램을 개발해내는 것은 온전히 기업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남이 된(?) 예전 클라이언트와 인플루언서 관계관리 프로그램을 2년 넘게 진행했었다. 관계관리 대상을 선정하는데 영향력(예를들어 방문자수가 많다든지...)도 하나의 척도였지만, 지속적인 인게이지먼트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기업과 브랜드에 대해 관심과 애정이 있는 블로거들 선정하는데 거의 일년이라는 시간을 썼다. 기업에 대한 애정이라는건 단순히 포스팅 갯수로 측정하지 않았다. 지속적인 만남과 행사등을 통해서 소비자의 '대표'로 보여준 그들의 애정을 생각했다. 그리고 포스팅을 강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업관련 포스팅과 상관없이 블로거들의 활동을 지원해줄 수 있도록 많은 대화를 나눴다. 행사에 초청했을때 소요되는 실비 수준의 교통비 이외에 포스팅 단위로 돈을 지급하지도 않았다.

그렇게 2년 정도를 유지하다 보니 그 기업과 인게이지먼트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블로거들은 자발적으로 "나 아무래도 000 브랜드에 중독된 것같다"고 했다. 그 브랜드의 광고 표지판만 보아도 왠지 친근하게 느껴지고, 자연스레, 그 브랜드 관련된 블로그 아이템을 생각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됐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소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하는데 정답은 없다. 다만, 방문자 많은 블로거들을 모아 좋은 얘기 많이 나오게 하고 정확하게 비용 지불하면, 그야말로 파워 블로거들은 광고매체가 되는 것이고, 오래 대화하고 관심갖고 그들의 얘기를 듣고, 수용하다 보면 그들은 기업의 편이 될 것이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듣기로는 후자가 더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마음가짐이 없이는 결코 불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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