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때가 때인지라 여러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의례 정세분석이 주된 토픽이다. 4월 총선과 12월 대선에 쏠린 관심이 크다보니 저마나 전망을 쏟아내고 '~카더라' 통신의 확인을 위해 서로 서로 알고 있는 정보들을 모아본다.

이전같았으면 정치, 축구, 군대 얘기는 들어도 하품나오는 소리로 딴생각을 했을 터인데, 신기하게도 요즘은 사람들이 하는 정치 시사적 이슈와 정치인들의 이름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그동안 출퇴근 길에 열심히 팟캐스트 프로그램 이것 저것을 섭렵한 결과 였다. 아, 신기하기도 하다.

어제 모임에서도 얼마전까지 이슈가 되었던 '나꼼수와 비키니 사건'의 전말에 대해 이야기하고 종편의 참담한 시청률과 메인 뉴스가 방송사고로 방송시간이 지연 되어도 아무런 일 없다는 듯이 지나치고 말았던 채널A에 대해 저마다의 정보를 꺼내 놓으며 종합편을 만들었다.

나는 문득, 종편과 팟캐스트의 아이러니를 발견하고는 혼자 웃음 짓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 몇년간 신문사들은 방송채널을 갖기 위해 온갖 무리수를 두고는 종편 사업자로 선정이 되었다. 전통 미디어의 강자들은 시들어가는 광고 시장에 대한 고민을 해결할 비법으로 '방송의 힘'을 빌리고자 했다. 온갖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어쨌든 꿈을 이루어 종편 채널을 가지게 되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참담한 시청률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종편의 입장에서 보자면) 더욱 더 놀랄 일이 벌어졌다. 케이블 채널 한번 가져 보려고 온갖 고행(?)을 다하고 지칠대로 지친 사이, 어느날 나타난 듣보잡이 팟캐스트라는 역시 이름도 생소한 방송으로 엄청난 팬층을 확보하고 있으니 말이다.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과 F4가 시작한 나는 꼼수다는 시청률로 환산하면 25%를 넘는 기록적인 인지도를 얻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나는 꼼수다'의 성공 덕분에 팟캐스트나 유튜브, 혹은 자체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전달하는 '대체 방송' 프로그램이 연이어 생겨났고 모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처음 종편이 출범할때 많은 사람들이 우려한 것 가운데 하나가 보수 언론이 모두 종편 채널 사업자로 선정되다 보니 이제 보수에 대항하는 목소리가 전파될 채널이 없어질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결과는 종편의 흥행실패로 진보적인, 혹은 보수에 대항하는 방송들이 그 어느때보다도 힘을 얻고 있는 셈이 됐다.

이런 아이러니는 어디서 시작됐고, 어떻게 가능했을까? 답은 '흐름'이라는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을 것같다. 

지상파나 전파, 케이블망과 같은 대단위 인프라가 없이도 컨텐츠를 전파하는 인터넷 방송을 가능케 한 기술의 흐름이 종편과 팟캐스트의 역설을 만들어 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컨텐츠의 '흐름', 혹은 더 거창하게 얘기하면 민심의 '흐름'이다. 나꼼수를 위시한 팟캐스트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는 것은, 단연코 컨텐츠 때문이다. 전통언론에서는 다루지 못했던, 듣고 볼 수 없었던 정보들을 전해주기 때문이다. (전통언론은 종종 편파성, 객관성의 결여, 개인적인 캐릭터의 문제 등등으로 팟캐스트 프로그램 흠집내기에 연연하기 전에 대중이 알고 싶어하는 정보의 흐름을 읽지 못한 자책부터 하는게 맞다.)

결국 기술과 대중이 원하는 정보의 흐름을 읽은 팟캐스트는 방송에서 가장 중요한 독자층과 그 프로그램을 신뢰하는 팬층을 얻었고, 그렇지 못한 전통언론은 기득권으로 방송채널과 시스템을 갖췄지만 가장 중요한 독자(시청자)층을 얻지 못했다. 

팟캐스트의 역설이 어디까지 힘을 발휘할 것인지가 사실은, 올해의 두 번의 선거를 가르는 중요한 포인트일텐데... 나는 일반적으로 정세를 분석하는 전문가들이 점치는 것보다는 훨씬 더 희망적(?)이다. 왜냐하면 기존의 신문이나 방송이 힘을 발휘하던 때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팟캐스트 미디어들이, 혹은 SNS가 유권자들을 결집해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정치얘기는 외국어를 듣는 듯이 흘려 버렸던 우리 아줌마들이, 선거를, 우리 일로 생각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지극히 아마추어적인, 그리고 지극히 낙관적이고 개인적인 나만의 생각일 뿐이지만 말이다. 

 
일과 연극 l 2012/02/21 16:10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 450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450)
이지선과 사람들 (11)
강의와 책 (20)
와인과 치즈 (185)
일과 연극 (234)

달력

«   2012/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get rsstistory! Tistory Tistory 가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