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달 가까이 서점가의 베스트셀러를 지켜온 책, <마시멜로 이야기>가 단 열흘만에 추락의 길을 걷고 있다. 번역자로 알려진
십몇년쯤 전에 번역서를 몇 권 낸 경험이 있고 마케팅/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주요 경력을 쌓아온 나로서는 ‘마시멜로 사태’를 예사로이 넘길 수가 없었다. 달라진 커뮤니케이션 환경의 관점에서 보자면 이번 사안은 기존 방식의 홍보 마인드로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셀 수 없이 다양화되고 대책없이 열려있는 인터넷 환경에 맞출 수 없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마시멜로 이야기>는 많은 베스트셀러들이 그렇듯이 책 내용의 본질 보다는 마케팅/홍보의 효과로 각광을 받았다 (그렇다고 책 내용을 평가절하할 생각은 없다). 그런 과정에서 원역자와 표지에 적힌 번역자가 다른 본질적인 한계를 안게 됐다. 어쩌면 출판사의 관행이니, 그쯤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사실상 신문/방송이 세상의 소식을 나르는 주된 역할을 맡던 불과 5-6년전만해도 이 문제는 드러나지 않고 묻혔을 것이다. 누군가 <마시멜로 이야기>의 대리번역 의혹을 문제 삼아 독자투고를 하였다고 해도 크게 다뤄지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누군가 취재지시를 내려도 일선기자들은 ‘대리번역은 업계의 관행이다’고 대답했을지 모른다.
그런데 인터넷 세상에는 신문/방송의 기자 수 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구석구석을 뒤지며 세상 사는 이야기를 나르고 있다. 어찌나 협조가 잘되는지, 뭔가 의혹이 있다고 하면 의혹의 진원지를 찾아내는 데도 기존 미디어가 따라갈 수가 없다. ‘마시멜로 사태’ 역시 시민기자에 의해 운영되는 오마이뉴스에서 시작된 의혹제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어 오늘의 사태를 가져온 것이다.
네이버에서 ‘마시멜로’라는 주제어로 기사 검색을 해보았다. 마시멜로의 색깔은 10월 11일을 기점으로 극과 극으로 바뀐다. 그 이전 기사들은 마시멜로에 대한 내용소개와 장기 베스트셀러 소식을 밝히고 있다. 그런데 10월 11일자 오마이뉴스에 ‘<마시멜로 이야기>, 진짜 번역자 따로있다?’ 라는 기사를 필두로 분홍빛 마시멜로가 잿빛으로 색이 바래지기 시작했다. 재미있는 것은 오마이뉴스 기사가 실리기 바로 전날 만해도 스포츠 신문에 ‘아나운서
오마이뉴스에 문제제기가 시작되면서부터는 겉잡을 수 없이 그 의혹이 번져나갔고 특히 오마이뉴스가 원번역자의 인터뷰를 실으면서부터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듯 했다. 현재
그렇다면 출판사와
온라인/인터넷 토론장에서는 네티즌, 혹은 자신의 블로그를 운영하는 블로거들이 ‘관행’보다는 ‘원칙’을 강조할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그리고 가장 위험한 것이 ‘거짓말’이다. 세상이 바뀌어 이제는 한사람이라도 알고 있는 사실을 아니라고 우겨 보았자 들통날 확률이 너무나 높은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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