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아시는 분의 소개로 와인 모임에 들게 됐다.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와인에 대한 공부도 하고 와인도 마시는 취지의 모임이다.
와인은 원래 많은 스토리를 담고 있는 술이다. 다양한 와인의 맛을 이해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맛의 와인을 고르려면 포도품종, 포도수확연도를 의미하는 빈티지며, 브랜드며 이것저것 기억해야할 것이 많다. 술한잔 마시는데 뭐그리 복잡한 것이 많냐고 생각하면 안마시면 그만이지만, 한번 마셔보면 사람을 빠져들게 하는 맛과 향이 있다. 그 복잡 오묘함을 하나씩 이해하는 재미도 있어서 갈수록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어가는 것 같다. (공식 통계는 아니지만 업계 관계자에게 전해 듣기로는 올해 우리나라 와인시장은 100% 정도 성장할 것이라고 한다. 과거 수년간 연평균 30, 40%의 고성장을 지속해왔던 것을 감안할때 믿을 수 없는 수치다.)
어제는 청담동 베라짜노에서 모임을 가졌는데 프랑스 샴페인 Moet Chandon Rose와 나파밸리를 대표하는 미국의 화이트 와인 Kendall Jackson Grand Reserve Chardonnay, 그리고 이탈리아의 Castello di Verrazzano Chianti Classico를 마셨다. 어제는 일반적인 와인의 분류와 구분법등 기초적인 내용을 공부하다 보니 각각 와인 종류에서 대표적인 것들을 시음한 것이다.
와인은 크게 네가지로 분류된다.
첫번째는 스틸와인 (Still Wine)으로 주 재료인 포도 이외에 다른 것을 첨가하지 않은 와인을 말한다. 흔히 우리가 마시는 와인은 대부분 스틸 와인으로 레드와인 화이트와인 등이 모두 여기에 속한다.
두번째는 흔히 우리가 '샴페인'이라고 알고 있는 스파클링 와인(Sparkling Wine). 스파클링 와인은 발포성 와인으로 발효가 끝난 상태의 포도주에 당과 효모를 첨가해서 병속에서 다시 발효가 일어나도록 만든다고 한다. 발효과정에서 생긴 탄산가스가 그대로 병에 남아 탄산음료를 마실때의 톡톡 쏘는 독특한 맛을 느낄 수있다.
그런데 꼭 알아 두어야 할 것은 '샴페인'이란 프랑스의 샹파뉴 지역에서 만들어진 스파클링 와인을 뜻하며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것은 원칙적으로 샴페인이라는 명칭을 붙일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흔히 생일때나 축하할 일이 생길때 자주 먹는 국산 '오스카 복숭아 샴페인'은 잘 못된 표기라는 것.
스파클링 와인은 보통 포도의 껍질을 벗겨서 만들고 백포도로만 만들거나 적포도를 함께 섞어서 만들기도 한다.
어제 마셨던 모에 샹동 로제는 장밋빛이 나는 매혹적인 샴페인이었다. 한 모금 마시면 기포 때문에 목을 한번 간지르며 저절로 미소를 짓게 만드는... 유쾌해지는 맛이었다.
세번째는 알콜 도수를 높인 강화 와인 (Fortified Wine)이 있다. 보통 와인을 만드는 과정에서 알콜도수가 높은 브랜디를 섞어서 만든다. 스페인의 셰리 와인이나 포트투갈의 포트 와인이 유명한데 셰리 와인은 보통 식사전 애피타이저 와인으로 많이 마시고 포트 와인은 디저트 와인으로 알려졌다.
네번째는 향을 첨가시킨 가향 와인(Flavored Wine)이 있다. (사실 셰리나 포트 와인까지는 마셔봤는데 Flavored Wine류는 한번도 맛본적이, 아니 본적도 없어서.. 그러나 분류상 있다고 한다)
보통은 화이트와인, 레드와인, 스파클링 와인 정도만 알아도 와인을 즐기는 데 전혀 부담없다. 나머지는 대략 그런 분류가 있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자세한 내용은 잊어버리자. (술마시는데 너무 많은 정보가 따라 다니면 재미 없으므로..)
두번째로 맛본 캔달 잭슨 샤도네이는 전형적인 샤도네이, 화이트 와인의 맛 그대로였다. 솔직히 스파클링 와인이나 화이트 와인은 맛을 기억하고 구분하기는 어려운 듯하다. 그냥 와인을 마셨을때의 상큼함이 좋아서 기분전환용으로, 혹은 낮에 너무 밝아 본격적으로 와인을 마시기가 부담스러울때 주로 선택한다.
마지막의 이태리와인은... 맨하탄을 느끼게 해주는 맛이었다. 베라짜노는 미국의 동부 해안을 탐험하고 뉴욕항을 발견한 사람이라고 한다. 그 설명을 들어서 인지 베라짜노 키안티 클라시코는 내게 맨하탄을 떠오르게 했다.
이태리 토스카나 지역의 와인으로 산지오베사 품종을 주로 만들었는데 특유의 신맛이 맨하탄 거리가 주는 활력을 느끼게 하면서 동시에 적당한 발랜스로 기품도 있는.. 요즘 부쩍 이태리 와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고 하던데, 사실 나는 이태리 와인은 거의 경험이 없지만, 프랑스 와인에 비해 단순하면서 힘도 느껴져서 첫번째 느낌은 좋았다. 이제 좀 더 친해져 봐야겠다.
와인을 공부하면서 그동안 카버넷 쇼비뇽 위주에 너무 치우쳤던 나의 와인 식성을 좀 바꿔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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