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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29 엄친아 삼성의 소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오해와 진실 (6)
<삼성그룹 공식블로그, 삼성 이야기>

얼마전 삼성그룹에서 블로그 및 소셜 미디어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곽호석 대리를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책에 '기업 및 공공기관의 소셜 미디어 활용' 부분이 들어가기 때문에 현재 현업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의 인터뷰를 싣고 싶었고, 이미 잘한다고 많이 알려진 기업 보다는 인터뷰가 생소한,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할 대상을 찾다가 삼성그룹을 컨택하게 되었다.


인터뷰를 진행했던 곽호석 대리나 혹은 삼성그룹의 사람들이 이 말을 들으면 서운해 하겠지만 인터뷰 전에는 솔직히 삼성 그룹 블로그에 대해 약간의 불만도 있었다. 그것은 여느 대기업들의 블로그에 비해 컨텐츠가 정제되지 않았다는 이유가 가장 컸었다. 왜, 조금은 덜 가다듬어진 듯한 컨텐츠를 그대로 쓰는 것인지, 덜 정돈되어 있기 때문에, 오해의 소지도 있는 그런 글들을 공식 블로그에 작성하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인터뷰를 마치고 나는 이전에 가졌던 내 시각이 다소 기업들의 블로그, 혹은 소셜 미디어 운영을 지나치게 정형화 시키려 했던 것에서 비롯됐다는 반성을 했다. 마치 블로그의 ABC가 있고, 그래서 가나다로 하면 사정을 모르는 처사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닌지 말이다.

특히 최근들어서 내가 대학이든 기업이든 강의를 하면서 강조하는 것이, 'innovation on the move' 이다. 소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은, 기업의 특성에 맞춰 혁신적인 방법으로 해야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굳이 'creativity'라고 얘기하지 않고 'innovation'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크리에이티브가 종종 광고 등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컨텐츠의 창의성 만을 강조한다는 뉘앙스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소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은 조직의 혁신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서론이 길었지만, 아직 책은 나오지 않았지만 그 전에 삼성 그룹의 블로그 운영 전략에 대해 공유하고 싶다.

삼성은 분명 국내 기업들 중에 으뜸가는 '엄친아'로 꼽힌다. 국내 1위의 기업이 세계적인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도 국내 기업 가운데 최고이다. 특히 홍보에 있어서는 '삼성식 홍보'라는 신조어를 낳을 정도로 언론 홍보의 정석으로 통했다.

그러던 엄친아 삼성이 유독 소셜 미디어 분야에서는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LG전자, SKT, KT등 국내 대기업들은 이미 1, 2년전부터 시작해 소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이런저런 시도를 시작했고 일부는 잘한다는 평가를 받으며 '모범사례'로 회자되기도 했다. 삼성은 국내 대기업 가운데 조금 늦게 올해 초부터 블로그와 트위터에 뛰어 들었으니 홍보의 귀재 삼성이 소셜 미디어에만은 둔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많은 관심 속에 모습을 드러낸 삼성그룹의 공식 블로그 '삼성 이야기'(
www.samsungblogs.com)는 여러가지 면에서 '삼성스럽지' 않았다. 꾸미지 않은 삼성인들의 이야기를 그대로 전달하겠다는 블로그 운영 취지를 밝혔지만, 삼성 이야기의 컨텐츠는 여느 대기업들의 블로그 컨텐츠에 비해 다소 가다듬어지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그 이유는 
삼성 그룹 블로그가 조금은 색다른 방식으로 운영이 되기 때문이다. 보통 기업에서는 블로그 컨텐츠를 내부에서 쓰거나 혹은 외부에서 아웃소싱을 하거나 기업의 블로그 담당 인력이 컨텐츠를 기획을 먼저 하는 것이 일반적인 사례이다. 그런데 삼성의 경우는 기획과정을 없애고 삼성 사람들의 이야기를 여과없이 블로그에 담는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삼성 내부 사람들의 목소리가 담긴 사내 블로그가 운영되었기 때문. 삼성의 경우는 외부 블로그 운영은 상대적으로 늦었지만 2006년부터 내부 커뮤니케이션 용도로 블로그를 활용해왔다. 삼성 그룹 사람들이 일상적인 생각과 경험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면 내부 사람들끼리 공유를 하는 방식이다.

 

삼성의 내부 블로그가 바로 삼성 이야기를 채워내는 컨텐츠 자원이 되는 셈이다. , 대개의 기업의 경우 블로그 컨텐츠 기획 >> 필진섭외 및 컨텐츠 작성의 수순을 밟는데, 삼성에서는 삼성인들의 블로그 컨텐츠 작성 >> 수집된 블로그 글 가운데 시의성이나 혹은 내용면에서 블로그에 적합한 것을 취합을 하게 된 것이다. 바로 삼성 사람들의 생각과 경험을 별도의 분장(make-up)’ 없이 쌩얼로 외부에 알리고, 삼성인들의 생각을 바탕으로 외부와 내부의 소통을 시도해보자는, 전략적인 결정이었다.


삼성 블로그 운영자는 이런 운영전략을 내린 배경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했다. 
 

곽호석: 삼성의 블로그를 준비하면서 다른 많은 블로그들을 벤치마킹하고 내부적인 논의도 많이 거쳤는데 의견이 모아진 것은, 삼성그룹의 블로그를 하나의 매개로 해서 외부의 사람들이 삼성을 들여다 보고 삼성의 사람들이 외부의 사람들과 만나게 하는 게이트웨이가 되도록 하자는 쪽으로 방향이 잡혔습니다. 바로 그런 식의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공간이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하지 않나 싶었던 것이지요.

 

보통 운영이 잘된다는 기업 블로그들은 컨텐츠 기획이 잘되고, 잘 다듬어져 있는데, 삼성에게 필요한 블로그 커뮤니케이션은 그렇게 잘 기획된 내용 보다는 어떤 면에서는 있는 그대로의삼성 사람들의 생각과 의견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이죠. 다른 기업 보다도 특히 삼성은 외부 이미지가 꼼꼼하고, 잘 짜여져 있어, 뭔가 하나를 얘기할 때도 감추어진 의도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히려 기획력을 살린 블로그는 독자들로 하여금, 또하나의 진부한 삼성 이미지를 전달하는 것일 뿐이라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그렇게 운영하면 독자들로부터도 관심이 멀어지겠지만, 삼성 내부의 사람들에게도 커뮤니케이션 팀이 잘 알아서 운영하는 프로젝트라는 인식이 굳어질 것이어서, 원래 의도했던 내부와 외부의 게이트웨이로서의 블로그의 의미가 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있었구요.


그러다보니, 솔직히 삼성 블로그 글들은 다소 논리나 구성 면에서 어색한 측면도 드러낸다. ‘홍보의 달인이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삼성답지 않은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한번은 이런 해프닝도 있었다. 삼성이 블로그를 오픈하고 오래되지 않아서, 2010 4월 삼성에서 첫 안드로이드 폰을 발표했을 때, 삼성블로그에는 갤럭시A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삼성전자에서 일하는 개발자의 의견을 블로그에 담았다. 다소 정제되지 않은 듯한 블로그 컨텐츠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우르르 몰리기 시작해 댓글이 1천개가 넘었다.

'부정적인' 의견에 특히나 민감할 것 같은 삼성의 입장에서 이 사태를 어떻게 보았을지 궁금했다.
그러나 삼성 블로그 담당자의 대답은 다소 의외였다. 삼성그룹 블로그 운영자 입장에서는 그런 계기들을 통해서 외부에서 그동안 삼성 휴대폰이나 스마트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알게 되었고, 그런 고객의 목소리는 삼성에게는 어디에서도 얻을 수 없는 소중한 의견이라고 자체 평가를 했다는 것이다. 그런 소통이 블로그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삼성은 블로그 운영의 자그마한 성과를 거둔 셈이라고 그는 자평했다.

 

삼성은 27만명이 일하고 있는 커다란 조직이고 더군다나 제조업 중심으로 성장했다. '효율성'에 방점이 찍혔고 조직 효율화를 위해서 윗 사람의 한마디가 더 무게를 갖는 구조였다. 그런데 소위 2.0방식의 커뮤니케이션을 조직 전체에 물들이기 위해서는 외부의 자극이 필요했고 그 자극을 어떤 의미에서는 블로그 기반으로 시도하고 있는 셈이었다.

삼성의 블로그 운영자를 만난 후 전혀 삼성스럽지 않게 쌩얼전략을 펼치고 있는 삼성의 블로그 운영 정책이 상당히 신선하게 느껴졌다. 전혀 '엄친아' 답지 않게 
소박한 모습으로 소셜 미디어에 데뷔한 삼성의 소셜 미디어 정복기가 기대된다.



일과 연극 l 2010/06/29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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