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게 평소의 믿음이지만 "때로" 사람은 변한다. 걷는 것을 그렇게나 싫어하던 내가 6월부터 운동을 시작하고는 매주 남산 산책길 (왕복 7Km)을 걸었다. 별로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평소 나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것이 얼마나 큰 변화인지 알 것이다. 또한 일단 변화의 길로 들어서면 그 곳에서 줄줄이 이어지는 변화들이 있다. 예를들어, 짐(Gym)에서 운동을 하니 걷게 되고, 걷는게 익숙해지니 아웃도어나 등산같은 덥고 끈끈한 취미에도 관심이 가더라는 것이다.
지난주 드디어 캠핑과 등산을 한번에 하는 수준까지 진화했다. 캠핑장소는 유명산 파크밸리. (홈페이지 참조) 비가 오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오히려 무더위의 시작이었다. 유명산의 입구에 있는 사설 오토캠핑장인데 나무가 울창하고 바로 옆에 계곡 물흐르는 소리가 들려 시원한 곳이었다. 시설 관리도 잘 되어 있고 말이다.
계곡 바로 앞 데크를 찾아 텐트를 쳤다. 그늘이 워낙 좋아 타프는 필요 없었다. 재미있는 것은 주변 사이트에서는 누구나 다 초등학교 운동회 때 치는 것처럼 엄청난 규모의 타프를 치고 장비를 과시하고 있다는 점. 그러나 기죽지 않는다! 후후
텐트치고 잠시 유명산 산책에 나섰다. 유명산이 그리 높지는 않은 산이지만 계곡이 깊었다. 산책 도중에 계곡물에 발담그기를 했는데 한주일의 피로가 씻기는 느낌이랄까!!
자 캠핑의 진수, 저녁시간이 돌아왔다. 모두들 바베큐에 열중할때 짜잔~! 우리의 저녁 메뉴는 우리동네에서 젤루 맛난 한강왕족발 집에서 사가지고 간 족발이었다. 물론 와인도 한병. 지난번 LA에 갔을 때 사온 샌포드(Sanford) 피노느와이다. 사실 내가 캠핑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 자연을 벗삼아 와인 마시기이다. 타프도 안치고, 저녁도 테이크아웃한 족발에 와인이라니.. 여러가지로 튀는 가족이기는 했다. 게다가 아무리 주변을 둘러 보아도 부부 두 사람만 캠핑온 팀은 없었다. 아이가 있거나 가족 연합으로 오는게 캠핑인 듯싶었다.
다음날 일찌감치 텐트를 철수해서 유명산에 올랐다.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경사가 가파라서 정말 힘들게 올라갔다. 주변에서 모두들 힘들어하니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물을 두통을 가져 갔는데도 중간에서 거의 다 떨어져 한참 아껴먹으며 올랐는데... 역!시!나! 떡하고 퍼티고 있는 막걸리 아저씨!! (물론 물도 팔았다) 어찌나 반갑던지...
한번 산에 다녀오니 사람들이 왜 주말마다 등산을 하는지 그 이유를 알 것같았다. 힘들게 몸을 움직인 후 정상에서 산세를 바라볼때는 아무런 잡념도 들지 않는다. 그저 탁 틔이는 느낌 뿐! 그렇게 머리를 비우고 하산할때는 발걸음 뿐아니라 몸과 마음이 가벼워져 다시 다람쥐 쳇바퀴 돌듯 돌아가는 일상에서 살아갈 힘을 얻는.. 그런 기분 말이다.
'와인과 치즈'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광해, 본 레거시, 뮤지컬 시카고" - 주말의 문화 생활 3종세트 (2) | 2012/09/11 |
|---|---|
| 주말산행기 - 잘생긴 경상도 사나이 같은 곳, 금수산 (0) | 2012/09/03 |
| 와인 캠핑과 유명산 오르기 (0) | 2012/07/27 |
| 에어비앤비(AirBnB) 활용기: 여행객과 현지인, 그 정겨움에 반하다. (0) | 2012/07/04 |
| 다이어트 체험기 (0) | 2012/06/27 |
| 정답은 평범한 이웃들의 마음 속에 있다. (0) | 2012/05/0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