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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2/07/27 와인 캠핑과 유명산 오르기
  2. 2012/07/26 'Grouped: 세상을 연결하는 관계의 비밀' 책소개
  3. 2012/07/10 지금 우리에게 통일이 필요한 이유: 법륜스님 새로운 100년 북콘서트를 보고...
  4. 2012/07/09 MU가 전자책을 발행한 이유
  5. 2012/07/04 에어비앤비(AirBnB) 활용기: 여행객과 현지인, 그 정겨움에 반하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게 평소의 믿음이지만 "때로" 사람은 변한다. 걷는 것을 그렇게나 싫어하던 내가 6월부터 운동을 시작하고는 매주 남산 산책길 (왕복 7Km)을 걸었다. 별로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평소 나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것이 얼마나 큰 변화인지 알 것이다. 또한 일단 변화의 길로 들어서면 그  곳에서 줄줄이 이어지는 변화들이 있다. 예를들어, 짐(Gym)에서 운동을 하니 걷게 되고, 걷는게 익숙해지니 아웃도어나 등산같은 덥고 끈끈한 취미에도 관심이 가더라는 것이다. 


지난주 드디어 캠핑과 등산을 한번에 하는 수준까지 진화했다. 캠핑장소는 유명산 파크밸리. (홈페이지 참조) 비가 오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오히려 무더위의 시작이었다. 유명산의 입구에 있는 사설 오토캠핑장인데 나무가 울창하고 바로 옆에 계곡 물흐르는 소리가 들려 시원한 곳이었다. 시설 관리도 잘 되어 있고 말이다. 



계곡 바로 앞 데크를 찾아 텐트를 쳤다. 그늘이 워낙 좋아 타프는 필요 없었다. 재미있는 것은 주변 사이트에서는 누구나 다 초등학교 운동회 때 치는 것처럼 엄청난 규모의 타프를 치고 장비를 과시하고 있다는 점. 그러나 기죽지 않는다! 후후 

 


텐트치고 잠시 유명산 산책에 나섰다. 유명산이 그리 높지는 않은 산이지만 계곡이 깊었다. 산책 도중에 계곡물에 발담그기를 했는데 한주일의 피로가 씻기는 느낌이랄까!! 



자 캠핑의 진수, 저녁시간이 돌아왔다. 모두들 바베큐에 열중할때 짜잔~! 우리의 저녁 메뉴는 우리동네에서 젤루 맛난 한강왕족발 집에서 사가지고 간 족발이었다. 물론 와인도 한병. 지난번 LA에 갔을 때 사온 샌포드(Sanford) 피노느와이다. 사실 내가 캠핑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 자연을 벗삼아 와인 마시기이다. 타프도 안치고, 저녁도 테이크아웃한 족발에 와인이라니.. 여러가지로 튀는 가족이기는 했다. 게다가 아무리 주변을 둘러 보아도 부부 두 사람만 캠핑온 팀은 없었다. 아이가 있거나 가족 연합으로 오는게 캠핑인 듯싶었다. 



다음날 일찌감치 텐트를 철수해서 유명산에 올랐다.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경사가 가파라서 정말 힘들게 올라갔다. 주변에서 모두들 힘들어하니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물을 두통을 가져 갔는데도 중간에서 거의 다 떨어져 한참 아껴먹으며 올랐는데... 역!시!나! 떡하고 퍼티고 있는 막걸리 아저씨!! (물론 물도 팔았다) 어찌나 반갑던지... 


한번 산에 다녀오니 사람들이 왜 주말마다 등산을 하는지 그 이유를 알 것같았다. 힘들게 몸을 움직인 후 정상에서 산세를 바라볼때는 아무런 잡념도 들지 않는다. 그저 탁 틔이는 느낌 뿐! 그렇게 머리를 비우고 하산할때는 발걸음 뿐아니라 몸과 마음이 가벼워져 다시 다람쥐 쳇바퀴 돌듯 돌아가는 일상에서 살아갈 힘을 얻는.. 그런 기분 말이다. 





와인과 치즈 l 2012/07/27 17:06



Grouped 세상을 연결하는 관계의 비밀

저자
폴 아담스 지음
출판사
에이콘출판 | 2012-07-23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이 책은 사람들 간의 소규모 그룹들이 소셜 웹에서 어떻게 형성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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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초부터 번역한 책 'Grouped: 세상을 연결하는 관계의 비밀'이라는 책이 드디어 출간됐다. 워낙 좋은 책이어서 벌써 반응도 좋고 많은 분들이 추천도 해주시니 기쁘고 뿌듯하다. 벌써 역서, 저서를 합쳐 일곱번째 책이 되었다. 


책 소개글은 역자 서문을 대신한다. 책소개 쓰기가 귀찮아서가 아니라, 역자 서문을 정말로 구구절절 마음을 담아 썼기 때문이다. 


깨달음은 종종 길고 지루한 강연에서 보다는 가슴을 울리는 짧고 간결한 한마디 말에서 얻는 경우가 많다.

 

2007년부터 소셜 마케팅을 한다고 동분서주 했다. 인터넷 환경이 소셜 웹으로 진화하고 있으니 기업들도 당연히 소셜에 맞는 기업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믿었다. 그것이 점차 내부 조직관리와 상품 개발과 CRM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겠지만 많은 기업들이 가장 쉽게,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역시 홍보와 마케팅 등 커뮤니케이션 분야였다. 패러다임이 소셜 웹으로 변화하는 시기에 기업들에게 소셜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을 한다는 것은 사실 멋진 일이었지만, 멋지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광고소셜의 부딪침이었다.

 

사람들은 패러다임의 변화에 고개를 끄덕이며 소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하겠다고 결심하지만 결국 생각은 광고의 정의에 머물러 있었다. 통제된 메시지와 양적인 확산이 인지의 핵심 요소로 여겨졌던 광고의 방식으로 소셜을 정의하고 실행하기는 사실,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되었다. 그러나 기업들은 여전히 소셜 환경에서도 통제된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고 그 메시지가 방법이야 어찌 되었든 많이 퍼졌다는 것을 증명하기를 원했다. 소셜 커뮤니케이션에 자원을 투자하기 위해서는 투자 대비 효과에 대한 논리적인 설명이 있어야 하고, 그 설명이 종종 광고의 틀에서 벗어나면 모호하다고 부정하는 경향도 있었다.

 

그런 부딪침에 지칠 즈음, 이 책의 번역을 맡게 되었다. 150 페이지 남짓한 책이었지만 그 동안 내가 업계에서 부딪치고 갈등하며 고민해왔던 많은 질문에 대한 깨달음을 주었다. 소셜 웹을 바라보는 시각을 선명하게 정리해주고 마케터의 입장에서 소셜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조언까지 담겨있다.

 

핵심은 사람들의 관계이고, 관계 기반의 그룹이다. 그 그룹들이 어떻게 형성되고 어떻게 정보의 습득과 확산에 기여하는지를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사람들 사이의 그룹을 이해하는 것이 미디어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이 사회의 아젠다 세팅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한 사람들에게도, 소셜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에게도 커다란 깨달음을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소셜'의 중요성이 많이 알려졌지만 여전히 댓글알바에 목숨걸고 양적 확산에 집착하는 많은 분들에게 한줄기 깨달음을 줄 수 있었으면 한다. 



강의와 책 l 2012/07/26 16:43

어렸을땐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자주 부르며 살았던 세대이지만 우리에게, 적어도 나에게 통일은 잊혀진 숙제와 같은 단어였다. 제출 기한이 지났으니 숙제에 대한 부담감도 훨씬 줄었다. 대학때 까지만 해도 민족통일의 구호를 들었던 것도 같은데 이제는 '남북 문제'일 뿐, 과연 사람들이 통일을 원하는지 조차 분명하지 않았다. 북에 두고 온 가족을 이야기하며 눈물 흘리는 실향민의 얼굴 조차, 그 원초적 공감과 가슴 뭉클한 안타까움 조차 TV 화면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같다. 


최근 법륜스님의 '새로운 100년 - 가슴을 뛰게 하는 통일 이야기'를 읽고 감동을 받아 어제 스님의 북콘서트에 참석했다. 강연 내용은 책과 마찬가지로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기자가 묻고 법륜 스님이 답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서울대 문화관 1, 2층 2천여석이 관중들로 가득 찼다. 



강연을 듣고 나니 새삼 더 큰 감동이 몰려왔다. 이제껏 통일은 이념, 혹은 정책 이거나 같은 시대를 사는 부모 세대의 아픔이었다. 두가지 모두 개개인의 삶과 다소 거리가 있었다. 적어도 실향민의 자손이 아니라면. 


그런데 법륜 스님은 과거의 숙제였던 '통일'을 우리 세대의 비전으로 재조명하고 있다. 우리 세대에게 통일이 필요한 이유는, 우선 통일이 남한과 북한이 현재 가지고 있는 (경제적)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이다. 남한의 성장 중심의, 수출 위주의 경제구조가 한계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과의 통일은 남한에는 새로운 돌파구를 가져다 줄 것이며 장기적으로 경제 규모의 확대를 통한 자립 성장의 기반을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또한 북한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남한의 자원(기술+인력)을 활용해서 경제적 풍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남북한 통일은 늘 강대국의 세력 구도에 따라 한반도의 운명이 결정되었던 역사의 왜곡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며 바로 지금이, 우리의 힘으로 통일 논의를 진전 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법륜 스님은 짚어내고 있다. 


우리의 새로운 100년을 기약하는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통일 문제를 지나간 감정과 이념의 논리로 되풀이하지 않는 통합의 리더쉽이 필요하고, 그런 리더를 선택하고 지지하기 위해 우리 모두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이 법륜 스님의 강력한 주장이다. 


어제 콘서트에는 서울대 조국 교수와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도 참석했다. 

             <네남자의 무대샷>


정치는 우리 삶의 근간을 좌우하는 대단히 중요한 활동이다. 우리 시대가, 우리 세대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함께 공유하는 것 또한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이제까지 정치와 이념에 무관심했던 것은 정치를 하는 사람들, 이념을 내세우는 사람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법륜 스님의 통일 논의는 한껏 울타리안에서 치고 박고 갈등하며 싸우던 우리에게 울타리를 벗겨 내는 듯한 충격을 가져다 주었다. 그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진보, 보수의 갈등이나 내 앞으로 5년에 누가 이득이 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과연 우리 나라가 50년, 100년을 꿋꿋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가를 찾는 것이다. 50년 앞을 내다보는데 우리 자식들 좋은 대학 가게 하려고 사교육비 쏟아 붓는게 답이 아니라는 분명한 선언을 들었다. 


법륜스님의 말씀은, 사실 거창한 통일이라는 주제였지만, 그 근본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우매한 대중인 내가 이자리에서 무엇을 해야할지에 대한 통찰이 가득했기에 더욱 가슴에 와 닿았다. 어제 받은 좋은 에너지로 오늘부터 이 자리에서 내가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해야 할 것같다. 





강의와 책 l 2012/07/10 11:36

미디어유를 설립해서 벌써 6년째를 맞고 있지만 아직도 주변에서 우리 회사가 무얼하는지 모르는 사람들도 꽤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우리 어머니는 내가 무슨 컴퓨터를 잘하는 것으로 알고 계신다. 예전에 만들었던 '드림' 때 벤처기업으로 신문에 몇번 소개됐던 이미지가 너무 강했기 때문일까. 그밖의 가족들도 정확하게 내가 하는 일을 한마디로 정리하지는 못한다. 


함께 모임을 한지 2년이 넘는 와인 모임에서도 "그런데, 하시는 일이 정확히 뭐에요?"라고 묻는 회원들도 있다. 그만큼 내가 하고 있는 일의 업력이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뭐라 정의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소셜' 마케팅/커뮤니케이션이라는 MU가 하는 일의 정체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가끔 나도 헷갈릴 때도 있다. 너무나 다양한 범위의 일들이 뒤범벅 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지. 


그나마 우리가 하고 있는 일 가운데 가장 중요하고 또 명확하다고 생각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컨텐츠' 이다. 컨텐츠 전략을 짜는 일이든, 주목받는 컨텐츠의 트렌드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감지하는 일이든, 혹은 직접 컨텐츠를 생산하는 일이든 우리가 하는 일의 근간에는 컨텐츠가 있다. 소셜 환경에서 소통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컨텐츠라 믿고, 신뢰와 친분도 좋은 컨텐츠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MU가 컨텐츠를 사업의 근간으로 하는 전자책 사업을 시작했다는 것이 '우리'에게는 그닥 생소한 일은 아니었다. 'Being Digital' 로의 전환은, 시작은 컨텐츠 제작의 디지털화에서 비롯되었고 유통(컨텐츠가 전달되는 방식)의 디지털화로 마무리 되고 있다. 뉴스의 배포가 디지털화되었고 이제 책이 디지털로 뿌려지는 첫걸음에 와있다. 


단순히 좋은 컨텐츠를 기획하고 디지털이라는 속성에 맞게 잘 제작되는 것에 머무르지 않는 다는것이 전자책 사업을 고려하면서 우리가 느낀 매력이자 도전이었다. 


이제까지 웹 환경에서, 공감받을 수 있는 컨텐츠 만들기에 고심했던 노력을 모바일 환경, '책'이라는 형태와의 결합으로 확장시킨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전자책 사업의 정의이다. 


물론 경험이 없어 아직 이렇다할 성과를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실험삼아 두 권의 책을 발행했다.


첫번째는 미디어유의 회사 소개서.


   <아이튠즈에 등록된 미디어유 회사 소개서> 

PPT와 PDF로 만들 수 있는 것을 iBook Author로 제작했다. 인삿말 동영상과 링크도 추가했다. 재미있는 시도라고 우리끼리 뿌듯해하고 있다. 


두번째이자 판매용으로 처음 제작된 전자책 '아이패드로 배우는 소품 만들기' 이다. 

<아이패드로 배우는 소품 만들기: 다운로드 링크>

평소 손뜨개에 관심이 많은 나와 bora씨가 기획해서 뜨개질의 기초도 모르는 사람도 자그마한 소품이라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책으로 만들었다. 손뜨개와 같은 DIY 관련 책은 동영상이라는 새로운 컨텐츠 포맷이 유용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지금은 여름이라서 손뜨개를 뜨기에는 조금 덥지만 시리즈로 꾸준히 발간할 예정이다. 겨울 쯤에는 '내 남자를 위한 목도리 뜨기'가 나오지 않을까? :)



새로운 만남은 늘 나를 설레게 한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어떤 만남이 이어질지 긴장하게 된다. 그런 설레임으로 시작하는 전자책 만들기, 새로운 컨텐츠 영역에 도전이 즐겁고, 많은 것을 배우는 여정이 되기를... 내 스스로에게 바라고 다짐한다. 



일과 연극 l 2012/07/09 15:40

이 글은 머니위크 '이지선의 맛깔나는 수다' 컬럼으로 실린 글입니다. (머니위크 글 링크)


낯선 곳으로의 여행은 설레임으로 가득하다. 새로운 곳에 대한 기대감은 그 만큼 강렬하지만, 또 때로는 그 곳에 먼 친척이나 친구의 친구 정도, 아는 사람이 있어 숙소를 제공해준다면 어떨까? 새로운 경험을 만난다는 기대감과 함께, 조금은 푸근함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최근 주목받고 있는 에어비앤비(Airbnb)라는 서비스를 실제 써보면서 ‘낯선 곳에서의 푸근함’을 느낄 수 있어서 의외의 만족을 얻을 수 있었다. 



에어비앤비는 2008년에 미국에서 설립된 소셜 민박 서비스이다. 여행객에게 방이나 집을 빌려주는 민박의 형태를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한다. 에어비앤비 사이트(www.airbnb.com) 에 접속해 자신이 가고 싶은 도시와 여행기간을 입력하면 묵을 수 있는 숙박지 리스트가 검색된다. 거의 대부분은 현지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집에서 방 하나를, 혹은 게스트하우스를, 때로는 집이나 아파트 전체를 여행기간 동안 빌려주는 것이다.

얼핏 개념만으로는 누가 그렇게 모르는 사람의 집을 빌려 숙박을 하려 할 것이며 누가 자신의 집을 낯선 여행객들에게 내어 놓을까 싶지만, 써 본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서비스가 첫선을 보인지 4년여 만에 에어비앤비는 주목받는 서비스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혀 낯선 여행객과 현지 거주자를 연결해주는 것은 사용자들의 경험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지난달 미국 LA로 여행할 기회가 있었다. 엘에이는 유학시절 몇년을 살았던 곳이라서 마치 오랜만에 시골집을 가는 것처럼 정겨운 마음에 설레였다. 일주일 정도의 여정을 짜고 묵을 곳을 찾아야 했는데 문득 언론 보도로 접했던 에어비앤비가 생각났다. 호텔 대신 주로 활동을 하게 될 코리아타운의 아파트를 빌리기로 했다.

원하는 지역에, (사진으로) 괜찮아 보이는 아파트를 선택해 숙박비까지 결제를 했다. 호텔에 비해서 15% 정도는 저렴한 가격이었다. 게다가 주방과 식기들도 있으니 원하면 뭔가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도 있었다. 우리에게 아파트를 빌려준 샬론다(Shalonda)는 동부 필라델피아에서 살다가 가수의 꿈을 위해 서부로 온 20대(로 보이는) 흑인 여성이었다. 건물 자체는 오래된 아파트였지만 스튜디오를 예술가의 감각으로 꾸며 놓아서 아파트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호텔과는 사뭇 다른, ‘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아늑함이 있었다.

샬론다를 실제로 만나 대화를 나눈 것은 도착한 날 키를 받을 때와 체크인할 때 짧은 동안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집에 머무는 동안, 여러 가지를 알게 되었다. 그녀는 문학과 글쓰기에 관심이 많으며 (글쓰기, 문학에 대한 책이 여러권 꽂혀 있었다) 할머니를 사랑하며, 어머니를 닮았다(벽에 걸린 몇장의 사진이 말해준다). 그녀는 성격이 꼼꼼하고 상대를 배려할 줄 알며, 절약이 몸에 배어 있으나 집안을 깔끔하게 꾸미는 것에도 상당한 기술이 있었다. 내가 특별히 집안 구석구석을 살펴본 것도 아니었고 집주인에 대해 알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한 것도 아니었다. 그냥 그런 것들은 며칠 공간에 머무르면서 그 자체로 느낄 수 있는 것이었다. 깔끔하고 정갈하고, 친절한 직원들이 있는 호텔에도 물론 묵어 보았지만 이렇게 현지에 있는 누군가를 사귀게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은 것은 처음이었다.

에어비앤비를 언론보도를 통해 성공한 소셜 서비스로 만날 때와 실제로 써본 경험은 조금 달랐다. 에어비앤비는 여행객과 현지인의 서로의 경제적인 이익을 실현시켜 주는 서비스다. 서로가 그런 이익을 달성하기 위해 걸림돌이 되는 신뢰의 문제를 해결한 것이 사업의 성공요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공유 경제’ 개념을 서비스로 안착시켰다는 점에서 찬사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공유 경제’라거나 ‘소셜 민박’과 같은 새로운 개념과 용어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내가 받은 느낌은 ‘사람 냄새 나는 서비스’라는 것이었다. 조금 과장된 상상이겠지만, 마치 고전 드라마를 보면 ‘지나가던 과객이온데, 하룻밤 묵어 갈 수 있을지요?’하며 객이 문을 두드리면 성심을 다해 묵을 곳과 먹을 것을 대접하던 옛스러운 맛이 흐르는 느낌이랄까. 물론 과객은 인터넷으로 예약을 해야 하고, 숙박비에 덧붙여 에어비앤비 수수료도 지불해야 하지만, 그래도 공간을 공유하는 것 만으로도 객을 배려하는 친근함을 느낄 수 있다는 건, 상당히 따뜻한 경험이었다.

기술의 발전이 이렇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주고받았던 오랜 정감들을 되찾아 줄 수 있다는 건 참 근사한 일이다.



와인과 치즈 l 2012/07/04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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