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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1/19 코오롱의 마케팅팀이 펼친 '알바를 위한 몰카'응원을 보며 (4)
  2. 2012/01/17 페이스북 광고, 과연 효과 있을까? (14)
  3. 2012/01/02 2012년의 공식, ?(물음표) + . (마침표) + ! (느낌표) (3)
  4. 2011/12/23 가로수길 일본라멘 시식기
  5. 2011/11/14 '엠파이어(Empire)'가 아니라 '샤또(Chateau)'같은 회사를! - MU 시즌3을 준비하며 (2)
  6. 2011/11/12 아이폰4S 하루 사용기 : 시리(Siri)와 함께 춤을... (1)
  7. 2011/11/07 제주여행(3) 여미지에서 접사놀이
  8. 2011/10/31 제주여행(2) 노지감귤을 먹으며 잊혀진 계절을 생각하다
  9. 2011/10/28 SNS는 막강했다, 그러나 정말로 중요한 것은... (1)
  10. 2011/10/25 제주여행(1) 김영갑갤러리를 다녀와서...
어제, 오늘 페이스북 담벼락에는 코오롱의 '500명 대학생 알바를 속인 감동의 몰래 카메라' 동영상이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치솟는 등록금, 바늘구멍 만한 취업문 등 첩첩이 쌓인 세상의 문제들 앞에서 움츠러드는 대학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코오롱 마케팅팀이 아이디어를 냈다. 아르바이트 모집이라고 공고를 낸뒤 선발된 500명에게 루나틱 공연을 보여주며 응원한다는 스토리. (일단 안보신 분들은 아래 동영상을...)



동영상을 보면 처음에는 아르바이트 설명회에 참여하는 다소 삶에 지쳐 보이는 대학생들의 표정이 점차 루나틱 공연을 지나면서 급격하게 밝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힘내라는 백마디 말보다 더 효과가 있었음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동영상이 퍼지면서 사람들은 코오롱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일부에서는 외국 회사의 UCC 포맷을 따라했다는 비판도 있지만, 뭐 어떠랴. 감동을 주는 동영상이면 됐지. 

나는 이 동영상을 보면서, 소셜 마케팅의 관점에서(밥벌이 이므로... -_-) 두가지를 생각했다. 

▶ 역시 진심은 통한다
소셜 마케팅, 혹은 소셜 커뮤니케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하나만 꼽으라면 2초도 생각지 않고 '진정성'이라고 말하겠다.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잠재) 고객과 1대 1로 대화를 나누는 툴, 방법이 소셜이라고 할때, 진정성이 없이 어떻게 1대 1 대화에서 마음과 생각을 전할 수 있겠나 하는 측면에서 그렇다. 재미나 신기함이 가끔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는 하지만 그냥 재미있는 컨텐츠와 마음을 울리는 컨텐츠는 다르다.

코오롱의 감동의 몰래카메라에서도 젊음을 응원하는 진심이 느껴진다. 그것은 그 자리에 있었던 대학생들의 표정에서 우리에게로 충분히 전달된다. 그래서 이 동영상이 사람들의 박수를 받는 것이다. 

▶ 참여의 여백
소셜 시대 커뮤니케이션 패러다임의 변화중 가장 두드러진 것이 바로 기업이 혹은 브랜드가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하려는 타겟층을 참여시키는 데 있다. 세계적인 홍보대행사 에델만 CEO 리차드 에델만이 '이제는 PR(Public Relation)이 아니라 PE(Public Engagement)의 시대'라고 역설한 것처럼, 타겟을 대화에 참여시키고 그 과정에서 신뢰를 쌓아가는게 바로 소셜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이다. 

코오롱 마케팅팀이 처음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을때, 코오롱의 역할은 '아르바이트 모집인 것처럼 500명을 모으고 루나틱 공연을 보여준다.' 까지 였다. (물론 뒷단에서 그 과정을 찍어서 동영상으로 만들고 확산하고가 있었겠지만) 그 자리에 온 대학생들이 그 프로그램에 감동할지, 혹은 속았다 생각할지는 알 수 없는 부분. 나머지는 참여한 사람들의 몫으로 남기는 것이다. 그리고 사실 이 프로그램이 다른 사람에게 주는 감동은 그 자리에 참석한 대학생들의 표정에 있기 때문에 원래 기획의 단계에서는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전통적인 마케팅 기법에 얽매인 사람들은 종종 불안해한다. 하지만 '예측할 수 없는 참여의 힘'은 바로 소셜의 핵심인 것이다. 

패러다임의 변화는 처음 익숙해지기까지 낯설고 견디기 힘들다. 조금 다른 얘기지만, 처음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가 나왔을때 포탈 류의 서비스 업체가 차려주는 풍부한 정보, 볼거리에 익숙했던 사용자들은 당혹스러워 했다. 트위터에 회원가입하고 로그인을 했는데, 브라우저가 텅 비어 있다는(팔로잉 사용자가 없으므로 타임라인은 비어있다) 사실을 견디지 못했던 것이다. 

마치 이런 변화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기업의 메시지를 녹여내고, 그것을 수용할 수밖에 없도록 셀러브리티나 화려한 영상이나 전파력 높은 매체를 활용했던 전통 마케팅의 눈높이로는 소셜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인 참여의 여백, 그 힘을 이해하기 힘들다. 하지만 이제 그런 시대가 됐다. 그 벽을 적어도 넘으려 시도했던 코오롱 마케팅팀에 박수를 보낸다. (내 박수가 무슨 대단한 의미가 있지는 않겠지만..) 

 
일과 연극 l 2012/01/19 12:01

페이스북 사용자가 전세계적으로 10억을 돌파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국내에서도 꾸준히 사용자수가 증가하면서 마케팅 툴로 페이스북에 대한 관심은 올해도 역시 이어지고 있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며 팬들을 모으고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활동은 기업이나 브랜드에게는 이제 '필수'처럼 느껴지고 있다. 그렇다면 페이스북 광고는 어떨까? 과연 효과가 있을까?  페이스북 광고를 집행하며 느낀 점을 정리해보려 한다. 물론 이 내용은 전적으로 내가 경험한 케이스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 광고를 시작한 이유

지난 11월말 가로수길로 회사를 옮기면서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었다. '가로수길 지름기' (https://www.facebook.com/garosugil365 ) 멋지고 활기찬 동네에 대한 정보를 혼자만 알기는 아까우니 함께 나누자는 취지였다. 그런데, 페이지를 운영하는 것은 품이 많이 드는 일이다 보니 정보 업데이트도 쉽지 않았고 무엇보다 페이지 자체가 알려지지 않아 뭔가를 올려도 반응이 없어 영 흥이 나지 않았다. 팬이라 보았자 한달 반동안 13명 모은 것이 고작이었다. 그것도 모두 내 주변 사람들 뿐이었다. 

지난주에 문득, 이왕 시작한 일이니 좀 활성화 시켜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트위터로 '좋아요 찍어 주세요' 트윗을 날렸더니 4명쯤 늘었다. 대략 트위터 팔로워가 2900명이 넘는데 4명이라니... 휘발성이 강한 트위터에서 사람들을 모으려면 한시간에 한번씩 트윗을 날려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괜히 친구들에게 누를 끼치지 말고 차라리 페이스북 광고를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 광고 결과
페이스북 광고 페이지를 눌러 광고 신청을 했다. 광고 신청 과정은 간단했다. 캠페인 명을 정하고 (임의로 정하면 됨) 기간과 타겟층 (국가, 연령대, 성별 등등을 설정할 수 있음)을 정하면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예산 범위를 정하는 것이다. 페이스북 광고는 오른쪽 광고 란에 노출이 되는데 기본적으로 CPC(cost per click)로 과금이 된다. 노출된 광고를 보고 사용자가 광고를 클릭해서 내 페이지로 오면 과금이 되는 형태이다. 예산을 무한대로 설정하면 계속 노출이되고 클릭하면 과금되는 과정을 반복하게 되는데, 예산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늘어날 수 있어서 내 경우는 하루 30불, 일주일간으로 지정을 해놓았다.

 
지난 목요일부터 오늘까지, 4.5일간의 광고 결과를 보여주는 리포트이다. 23만7천명이 보았고 광고를 클릭한 사람은 1,094명, '좋아요'를 누른 팬 수는 197명으로 집계됐다. 광고비는 총 159불 정도를 썼으니 대략 한명의 팬을 모으는데 80센트 (900원 정도)가 들었다.

▶ 광고, 효과적인가?
페이스북 팬 한명을 모으는데 광고비로 환산하여 약 900원 정도 비용이 들었다면 과연 효과적인가? 이에 대한 답은 기업이나 브랜드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광고 리포트 상에는 광고를 통해 증가된 팬수가 197명으로 나와 있지만 실제로 현재 팬수는 224명, 여기서 13명은 원래 팬수이므로 추가로 13명은 친구의 친구를 통해서 들어왔다고 분석할 수 있다. (실제 팬이 13명일때는 하루에 페북에 포스트를 올려도 한명도 추가되는 경우가 없었다.) 


또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팬수가 200명을 넘어서면서부터 'talking about this(이 페이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수)'가 늘어나더니 156개로 증가했다. 위에서 얘기한 13명의 추가 팬과 페이지 내의 인터랙션 (talking about this)의 수는 광고를 통해 얻어지는 부수적인 '네트워크 효과'이며 이 페이지의 자산이 되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싶다. 

이 경우는 개인적인 예산으로 실험을 해본 것이어서 예산을 최소화 했지만 기업이나 브랜드의 경우 하루에 100불, 200불 정도의 예산으로 광고를 할 경우, 부가적으로 친구망을 통해 얻어지는 팬수나 인터랙션이 비례적으로 증가될 것이기 때문에 광고 효과가 더욱 증대될 수 있을 것같다. (물론 컨텐츠의 유형이나 기타 등등 많은 변수가 있겠으나 굳이 일반화하자면 그렇다)

결론적으로 페이스북 광고는, 초기 기업이나 브랜드 페이지의 팬을 모을때, 혹은 캠페인 등에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싶을때 추천해볼만한 광고 플랫폼인 것 같다. 특히 광고 리포트 이외의 부수적인 효과가 페이스북의 네트워크 효과를 높여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더욱 그렇다. 





 
일과 연극 l 2012/01/17 12:08

매년 보내고 맞는 해지만 새 해의 다짐은 늘 신선하고 설레인다.
"새 해 복 많이 받으세요!"
주고 받는 덕담도 진부하지만 또 어떤 면에선 정겹기도 하다.


누구나 한 해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다짐하고 계획을 세우는 시기인 만큼 미디어유 식구들 다같이 모여 올 한해 방향을 가늠하는 워크샵을 진행했다.

올 한해를 살아가는 공식으로 세가지 문장 부호를 이야기했다. 
먼저, "일하면서 항상 물음표(?)를 갖자" 일상적으로 해오던 일에 대해서도 더 좋은 방법은 없는지, 과연 잘 하고 있는지 늘 되묻고 더 좋은 길을 찾자는 의미다. 시크릿 가든 김주원이 입버릇처럼 말했던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정신이랄까...

두번째는 마침표(.)이다. 회사 내에서 물음표를 가지고 새롭게 시도했던 것들, 창의적인 도전들을 조직 차원에서 마무리 짓고 갈무리를 하며 다음 걸음을 떼자는 의미이다. 작은 회사에서는, 자칫 벌여놓고 시도하는 일들은 많은데 마무리가 안되어 흐지 부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제는 그런 전철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다.

마지막은 느낌표(!). 미디어유에서 하는 많은 일들이 감탄사가 나올 만큼 best practice를 만들자는 의미이다. 

우리가 늘 사용하는 문장 부호이지만 물음표와 마침표, 느낌표 세가지 만으로도 알찬 한해를 만들 수 있다고 기대하면서... 새로운 꿈을 꾸고 새로운 다짐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새해는 밝고 희망차다. 


일과 연극 l 2012/01/02 18:36

가로수길은 문화거리라기 보다는 관광지라고 말하고 싶다. 가로수길로 회사를 옮긴지 4주차를 맞는 내 느낌은 그렇다. 아마도 의외로 관광 안내책자를 들고 다니며 구경하는 관광객들과 길거리에서 흔하게 들을 수 있는 일본어, 중국어, 영어섞인 한국말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특히 일본 관광객이 많은데, 일본 간판도 많고 일본 음식점도 많아 아주 가끔씩은, 내가 일본에 와있는 것은 아닌지 착각도 하게 된다. 

가로수길에서 4주를 보내면서 일본 라멘을 많이 먹었다. 원래도 국수, 라면 종류를 좋아하는데다 조금만 걸어가면 알려진 일본 음식점들이 많으니.. 이건 정말 축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첫번째 라면집은 '사가라멘' 가로수길점이다. 사가라멘에 처음 들어섰는데 일본라멘 베이스가 되는 육수 냄새가 가득 베어 있었다. 구수한 냄새이기는 했지만, 진한 국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그리 유쾌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라면은 과연 맛있었다. 종류도 굉장히 다양하고 뭔가 '전문집'의 느낌이 그대로 전해졌다. 일본 어느 골목엔가에 있는 느낌이랄까... 

사진도 찍을 생각을 못해서 윙스푼 사가라멘 페이지에 있는 사진으로 대신한다.

 
한성문고는 책을 파는 곳이 아니다. 홍대에서 유명해진 일본 라면집인데 가로수길 분점이 생긴 것같다. 한성문고는 간판부터, 인테리어, 여러가지가 독특했다. 라면집은 2층에 있는데, 굉장히 오래된 건물 이어서 한성문고라는 이름과 굉장히 잘어울린다. 그런데, '오래된' 이미지는 인테리어 컨셉이지, 실제로 오래되지는 않은듯 잘 꾸며진 곳이었다. 


라면 종류는 세가지쯤 있었다. 나는 친구의 추천메뉴 '인라면'을 먹었다. 다른 두 종류에 비해 양도 조금 적고 가격도 조금 저렴하고 무엇보다 라면 면발이 가늘다. 한성문고 대표 메뉴라고 할 만했다. 

한성문고의 특성은 무엇보다 김치가 있다는 점!! 우리 라면에 비해 다소 느끼한 편인 일본라멘과 김치의 조합은 훌륭했다. 


일본라멘 전문점은 아니지만 가로수길 메인로에 자리잡고 있는 일본 가정식 식당, 네꼬맘마. 


돈까스 덮밥, 소고기 덮밥 등 덮밥류 가운데 '매운 미소라멘'이 있어 먹어 보았다. 마치 짬뽕 라면처럼 빨갛다. 그리고 적당히 맵다. 매운맛, 일본 라멘 특유의 육수, 듬뿍 올려진 파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뤄 맛이 있었다. 라멘 전문점에 결코 꿀리지 않는 맛이다. 

위의 세 곳 이외에도 가로수길에는 정말 일본 식당이 많다. 일본라멘을 파는 곳도 많을 것이다. 대체로 일정수준 이상의 맛을 낸다. 그래야, 가로수길에서 살아 남을 수 있지 않을까.

아, 그리고 위의 세 식당의 공통점이 일본라멘이 맛있다는 것 말고도 더 있다. 서빙을 멋진 남자들이 한다는 점!

가로수길로 이사와서 아무래도 내년에는 몸무게가 엄청 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한다... 

 



와인과 치즈 l 2011/12/23 15:43

회사의 이사 준비가 시작됐다. 팀에서 한 두명씩 자원자를 뽑아 이사준비위원회가 꾸려졌고, 체크리스트 정리가 한창이다. (준비위원회 멤버중 김00 과장은 가장 중요한 일가운데 하나인 '자리배치' 담당이 되었는데, 그건 그가 건축학과 출신이기 때문이란다..)

2007년 논현동에서 둥지를 틀면서 시작된 미디어유(MU)는 중간에 학동역 부근으로 자리를 한번 옮겼다. 이제 11월 말 가로수길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하게 됐다. 학동역 MU가 시즌2 라면, 가로수길에서 MU는 시즌3을 시작하게 되는셈.

그동안 시장은 참 많이도 변했다. 성장도 했고 또 문제점도 드러났다. 미디어유에도 이런 저런 변화와 우여곡절이 있었다. 한때는 구성원들의 절반이 바뀌는 어려운 시절도 넘겼다.  

MU 시즌3를 가로수길에서 시작하게 된 것은 사실, 몇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 최근 2, 3년을 지나면서 나는 미디어유를 '대형 에이전시'로 키우기 보다는 '개성있는 전문회사'로 만들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됐다. 엠파이어(Empire) 보다는 샤또(Chateau) 같은 회사를 만들고 싶다. 전문성을 갖추고 자신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되, 운치와 낭만과 개성이 있었으면 좋겠다. 

모든 일이 어렵지만 SNS 컨설팅/대행업무는 사실상 쉽지 않다. 때로 가지 않은 길을 만들어가야할 때도 너무나 많다. 젊은 에너지가 가득찬 역동적인 가로수길에서, 가끔은 업무의 스트레스를 풀수 있었으면 한다.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 - 샤또는 아니지만 직접 찍은 사진이므로...> 
일과 연극 l 2011/11/14 14:18

유난떨지 않으려 했다. 아무리 내가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아이폰매니아 이지만 유난떠는'애플빠'의 범주에 끼려면 한참 멀었다 생각했다. 그저, 어쩌다 우연히 개통 당일에 아이폰4S를 갖게 되는 행운을 가졌을 뿐이었다. 하지만 아이폰4S와 함께 한 하루동안의 경험이, 아이폰 칭송기를 적지 않을 수 없게 했다.

아이폰의 새로운 모델이 아이폰5가 아니라  아이폰4S 라고 발표된 이후 많은 사람들이 디자인도 달라진 것도 없고, 큰  성능 개선이 없다며 실망 일색으로 언론에서(특히 우리나라 언론들) 보도가 되었을 때부터 실은, 나는 4S가 나오면 바로 바꾸리라 마음 먹었다. 그건 아이팟터치에서 감동하여 아이폰으로, 아이패드로, 급기야는 맥북에어까지 쓰면서 갖게 된 애플 제품에 대한 경이로운 사용자 경험 때문이었다. 물론 그 전에도 근 십년 넘게 '애니콜'을 써보기는 했지만, '괜찮아' 수준의 제품과 '이럴수가!'를 넘어서 급기야 제품을 기획하고 만든 사람을 무작정 좋아하고 신뢰하게 되는 사용자 경험은 분명 다른 것이었다. 

어제 폰을 받아서 하루를 만지작 거리며 느낀 것은 크게 두가지였다. 

'클라우드'의 경험
첫번째는 아이폰3GS에서 OS 업그레이드 만으로는 크게 실감하지 못했던 클라우드의 경험이었다. 폰을 바꾸면 (그건 PC도 마찬가지지만)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마치 새 집에 이사온 것처럼. 주소록이며 이것저것 낑낑거리고 짐나르듯이 제자리에 갖다 두어야 자리가 잡힌다. 그런데 아이폰4S를 받아들고 애플ID로 로그인을 했더니 주소록도 고스란히 저장돼있었고 응용 프로그램들도 앱스토어 업데이트 탭에서 다운받을 수 있었다. 이건 마치, 포장이사에 정리 서비스까지 다 해주는 것같았다. 새로 다운 받은 앱들로 자주 사용하는 SNS 계정들 로그인 하는데 들인 일, 이십분 만에 새로운 폰은 바로 내 것이 되었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어찌어찌 4S를 새로운 번호로 신청해서 받게 되었는데 4S와 3GS가 전화 번호만 다를뿐 깔려있는 응용프로그램 및 이런 저런 데이터들이 거의 비슷했다. (물론 사진 앨범과 문자, 메모에 남겨진 것 등등은 옮겨지지 않았다..) 회사 PC와 집 노트북을 드랍박스로 싱크해서 사용했을때 느꼈던 편리함이었다. 

휴대전화도 이제 번호보다 애플ID로 식별되는 세상이 되었구나.. 이건 참, 놀랍고도 신기한 경험이었다. 

아이폰 배터리 문제 해결을 위해 iOS5.01이 나왔다는데 이것도 폰에서 직접 업데이트를 했다. 아이튠즈와의 동기화가 귀차니즘에 빠진 일반 사용자들의 아이폰 사용을 막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누군가 얘기했는데, 그것도 이제 옛말이 되겠구나...

시리와 함께 춤(연습)을...  
두번째로 놀라운 경험은 역시 음성인식 기능을 갖춘 어시스턴트 소프트웨어 시리(Siri)였다. 시리는 음성 명령을 실행해주는 비서기능을 갖춘 소프트웨어다. 전화걸기나 일정 잡기, 지도에서 검색 등등 다양한 기능을 사용자 명령으로 실행한다. 아직은 지원 언어가 제한적이다.

아이폰4S를 받아들고 토익 시험을 치는 마음으로 시리를 실행시켰다. 남들이 다해보았을 뻔한 질문들을 던져 보았는데 심심치 않을 말상대가 되었다. "내가 지금 어디에 있지?"라고 물으니 "한국에서는 위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고 대답했고 "너는 지금 어디에 있니?"라고 물으니 "말할수 없다 (It's classified)"고 답했다. 연락처에 담긴 한 두명의 영어 이름으로 전화도 걸어 보았다. 

그렇게 시리와 놀면서, 문득 '아, 이건 게임 소프트웨어가 아니지...'하는 자각이 들었다. 시리는 게임이 아니다. 그저 재미로 영어 발음 테스트 하기에는 너무 감탄스러웠다. 한국어로 시리를 작동시킬 수 있다면 정말 상상 이상의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시리의 한국어 지원기능이 없으니, '시리와 함께 춤을...' 출 날을 기다리며 아직은 재미로 춤연습에 몰두할 밖에 없겠다. 

분명한 것은, Siri 기능 하나만으로도 아이폰4S는 사용해볼 가치가 있는 제품이라는 생각이다. 

그밖에 속도가 엄청 빨라졌다. 그냥 4S만 가지고 있으면 잘 모를 수도 있겠지만 3GS와 함께 번갈아 쓰다보니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동안 저 굼띤 것을 어찌 참고 썼을까 싶다.. -_- 물론 단점도 있다. 밧테리.. 확실히 빨리 닳는 느낌이다. 하지만 뭐 괜찮다. 예비로 모바일 충전기 2개씩 들고 다니니...^^;; 

기대되는 사진 
또한가지 4S에서 가장 기대되는 기능 가운데 하나는 카메라이다. 화질부터 "종합적으로" 혁식되었다는 게 애플의 설명이었기 때문. 하루 동안에는 많은 사진을 찍지 못했다. 이제부터 시작이니...


하루만에 익숙해지고, 또 특별한 아이폰4S에 좋은 사진 많이 담게 되기를 바라고 또 바랄 뿐이다... 
 
와인과 치즈 l 2011/11/12 22:38

제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옛 전래동화를 보면 병드신 어머니를 위해 한겨울에 딸기를 구하러 산으로 산으로 가다가 어느 돌문을 열고 들어가니 밖은 한겨울인데 꽃과 새가 울고 과일이 열려있는 별천지가 열렸다는 이야기가 있다. 늘 마음이 울적하거나 초당 스트레스 지수가 만땅을 향할땐 사무실 옆에 있는 꽃집을 찾는 나로서는, 여미지는 전래동화에 나오는, 돌문을 열고 들어서면 펼쳐지는 별천지였다. 

더군다나 카메라 뷰파인더로 보는 꽃은 더욱 아름답다. 마치, 자신의 아름다움을 칭송해주는 내게 마음껏 뽐내듯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표정을 지어 보인다. 그 도도한 자태에 반해 접사 모드로 열심히 셔터를 눌러 대었다. 여미지의 꽃과 나눈 데이트는 정말 즐거웠다.

여미지 식물원은 몇가지 주제로 나눠져 있었다. 꽃의 정원, 물의 정원, 열대 정원 등등 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여미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참조)


처음 정원을 들어서니 자태도 아름다운 서양란들이 활짝 웃고 있었다. 접사모드로 찍기에 가장 좋은 대상이 아니고 무엇이랴! 

선인장 가득한 정원도 결코 삭막하지 않았다. 선인장도 이렇게 이쁠 수 있다니...


찍고 또 찍고 꽃과 카메라에 빠져있었는데 어느새 관광객이 많이 모였다. 내가 워낙 열심히 사진을 찍었더니 중간 중간 내게 사진을 부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꽃과 함께한 중국 관광객, 할아버지, 할머니 사진도 또한 열심히 찍었다. 꽃과 함께 하니 모두들 아름다워 보였다.

 
형형색색의 꽃들. 자연이 만들어낸 색이어서 그런지, 어느 것 하나 어울리지 않는 것이 없었다.

여미지에서 찍은 사진 중에 정말 마음에 드는 사진이 하나 있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꽃을 따라 다니는 나비의 모습. 서울 인근에서 흔히 보기 어려운 장면이어서 인지, 사진을 찍는 내 마음도 설레였다.

 

 
와인과 치즈 l 2011/11/07 16:08

서귀포 마을 곳곳에는 감귤이 한창이었다. 제철이 되려면 조금 더 지나야 겠지만 여름철 하우스 밀감의 끝무렵, 밭에 심은 귤나무에서 감귤이 익어가기 시작했다. 서귀포에는 큰 규모의 농장 뿐 아니라 집 앞 정원에서도 감귤나무가 탐스럽게 익어가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그렇게 가로수보다 감귤이 흔한 곳을 지나다 보니, 문득 귤이 먹고 싶어져 어느 귤가게 앞에 차를 세웠다. 

 
이제 막 나오기 시작한 노지 감귤 만원어치를 사니 비닐봉투에 한 가득이었다. 워낙 귤을 좋아하는지라 큰 기대를 하며 귤을 까서 한입에 물었는데, 노지 귤은 투박하고 새콤한 맛으로 수줍게 내게 인사를 하고 있었다. 그 익숙치 않은 맛에 당황했다. 맛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껍질이 투박하고 내가 기억하는 귤맛 보다 훨씬 새큼했다. 그러나 싱싱했다. 과일의 싱그러움이 살아있는 맛이었다.

두개째 노지 감귤을 까면서, 그동안 너무나 달콤한 맛에 길들여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귤을 하우스에서 불을 때서 길러낼 생각도 못하던 시절, 귤맛은 노지 감귤 맛이었다. 물론 계절이 더 무르 익으면 훨씬 더 달콤한 귤이 나오겠지만, 원래 귤은 새콤한 맛을 많이 가지고 있었던 것같다. 추운 겨울, 귤 봉지 하나로 상큼해지고 기분 좋아질 수 있었다. 

언제부턴가 귤은 더 이상 겨울의 과일이 아니었다. (모든 과일이 철을 잃었지만) 게다가 서울에서 먹는 귤은 항상 단 맛이 강했다. 귤 뿐 아니다. 품종을 바꿔 천혜향, 황금향, 레드향 등등의 좀 더 비싸고 맛있는(=달콤한) 특이한 귤들이 나타나고 더 귀하게 생각되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 '원래 귤맛'은 잊혀지고 있었던게 아니었을까... 

우리 어머니 세대는 늘 우리에게 '옛날에는 이랬지...'하며 고생한 얘기를 잔뜩 해주셨는데, 그 경험 속에는 언제나, 지금은 편리한 문명과 기계들이 바꾸어버린 정겨운 맛이 아련하게 배어 있었다. 그 경험은 늘 춥고, 고달프고, 배가 고픈 무엇이었는데, 소박하게 가족을, 친구를,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이 감춰져 있었다. 그러면서 늘 끝맺음으로 넋두리를 하셨다. '요즘 애들이 뭘 알겠어... 아마 요즘 애들 그 시대에 갖다놓으면 하루도 못살텐데...' 

나도 어느새 하우스 귤과 천혜향, 한라봉의 편안한 맛에 길들여져 노지 귤의 새콤함이 익숙치 않은 세대가 되었나보다. 하지만, 적어도 나는 노지 귤맛을 기억하고 있는 세대이다. 그 잊혀진 계절을 말이다. 

시월의 마지막 날에, 문득 잊혀져 가는 것들이 그리워 노지 귤 맛을 떠올려 본다. 


 
와인과 치즈 l 2011/10/31 11:44

10/26 선거에서 트위터의 힘이 얼마나 막강했는지에 대한 정리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한 한나라당은 SNS를 강화하겠다고 발표를 했고, SNS 전문가를 영입하겠다는 얘기도 들린다. 또 한차례 SNS 열풍이 불겠구나.. 싶다. 물론 '소셜'로 밥벌이를 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좋은 신호이다. 그러나, 문득 SNS의 영향력만 강조되고 속성에 대한 분석은 뒤로 밀리는 듯한 느낌에 씁슬해진다. SNS는 분명 막강한 매체력을 가지고 있다. 전통 언론을 뛰어 넘는 힘을 발휘한다. 그런데, SNS가 그렇게 위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활용하는 입장에서는 이제까지 언론을 활용했던 것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속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제는 PR이 아니라 IR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기서의 IR은 Investor Relation(투자자 관계관리)가 아니라 Influencer Relation( 영향력자 관계관리), 혹은 Individual Relation(개인 관계관리)를 의미한다. 물론 내가 임의로 만든 단어이므로 단어자체 보다 그 의미를 전달하고 싶다.

PR이 대중들에게 우호적인 이미지를 심기 위해서 영향력있는 매체를 활용했다면, 이제는 SNS를 기반으로 친구관계를 맺고 있는 개인들, 그 중에서도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내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가가 중요하다. 이번 선거에서도 조국교수, 공지영 작가를 비롯해서 많은 '트위터 영향력자'들의 참여와 지지가 박원순 시장 당선에 큰 힘을 발휘했다. (물론 이번 선거는 우리 모두가 참여했지만...)

한겨레신문이 트위터 관계망분석 사이트를 통해 이번 선거에서 두 후보간의 관계망을 분석한 것을 보면 SNS상의 '관계'가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한겨레신문에서 발췌, 기사 원문 참조>

SNS는 소셜 네트워크, 즉 트위터 팔로워나 페이스북 친구처럼 친구망을 타고 그들의 RT와 '좋아요'로 확산의 물결을 만들어 낸다.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지만 내 의견이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친구들의 '참여'가 있어야 한다. 친구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내 컨텐츠가 엄청나게 매력적이거나, 친구들과 나의 관계가 돈독해야 한다. 사실, 관계가 더 중요하다. 나와 관계 있는 사람의 의견은 언제나 귀기울여 듣게 되니까 말이다.  

그런데 종종 SNS를 또 다른 PR 채널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관계관리'가 주는 미묘함과 감성과 헌신을 생각하지 못하고 단순하게 양적으로만 접근하려 한다. 때로는 트위터에서 팔로워 수의 단순 비교만으로 영향력을 판단하거나 (상품등을 내세워) 기계적인 확산에만 치중한다. 하지만 '관계'에 대한 고민없는 SNS 활용전략은 공염불이 되기 십상이다. 지난 4년반동안 기업들에게, 혹은 정부기관에 소셜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을 하면서 내가 얻은 교훈이다. SNS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특히, 트위터 예찬론이 퍼지는 이 시점에서 꼭 다시 한번 새겨봐야할 교훈이 아닌가 싶다. 


  * 덧. 본문 내용과는 관계 없지만, 어제 모임에서 나름 업계 관계자, 전문가 분들은 트위터가 우리 사회에 얼마나 소중한 것을 가능케 해주었는지에 대해 말하며, 고마워했다. 덧붙여 트위터가 국내 서비스가 아닌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그런 얘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우리들은 얼마나 자괴감이 들었던지...


 
일과 연극 l 2011/10/28 08:37

주말에 제주를 다녀왔다. 언제나 가고 싶은곳, 그 곳에 있어도 너무 좋아 탄성이 절로 나는 곳. 제주도는 그런 곳이다. 나이를 먹고 시간이 갈수록 잠시 다닐러 오가는게 아니라 그 곳에 살고 싶다는 욕망이 자라나고 있다. 아직 방법을 찾지 못했다. 아마 방법을 찾는 다면 '제주여행' 이 아니라 '제주 일상'을 블로그에 담고 있을 테지만 말이다. 

제주의 여운을 오래 간직하기 위해 제주의 느낌을 내 공간에 담아보려 한다. 

공항에 내려 처음 달려간 곳은 김영갑 갤러리였다. 이번 제주여행은 사진찍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는데 어느 곳을 찍을까 웹서핑을 하다가 알게된 곳이었다. '그래, 제주에 미쳐 제주 사진만을 찍었던 사진작가의 사진을 먼저 보자. 그러면 제주에서 무엇을 찍어야 할지 보일 것이다.' 내 마음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김영갑갤러리 두모악은 사진작가 김영갑선생님이 삼달국민학교를 개조해서 갤러리로 만든 곳이다. 김영갑선생님은 82년부터 제주도와 서울을 오가며 사진을 찍다가 제주가 너무 좋아 85년에는 아예 그 곳으로 터전을 옮겼다.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www.dumoak.co.kr) 웹사이트에 보면 이렇게 소개되어 있다. 

...바닷가와 중산간, 한라산과 마라도 등 섬 곳곳 그의 발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또 노인과 해녀, 오름과 바다, 들판과 구름, 억새 등 그가 사진으로 찍지 않은 것은 제주도에 없는 것이다. 밥 먹을 돈을 아껴 필름을 사고 배가 고프면 들판의 당근이나 고구마로 허기를 달랬다. 섬의 외로움과 평화를 찍는 사진 작업은 수행이라 할 만큼 영혼과 열정을 모두 바친 것이었다...

갤러리에는 "신내림을 받은 무녀처럼 섬을 헤집고 다녔다"고 그의 열정을 표현하고 있다. 


갤러리는 온통 그의 열정과 혼이 배어 있었다. 김영갑 선생님이 사용하던 필름 카메라, 영감이 느껴지는 사진들... 


갤러리 뜰에서 한동안 앉아서 무엇이 나를 달뜨게 하고, 한없이 빠지게 하는가에 대해 곰곰 생각했다.  답을 구하지 못했다. 내 주위에서는 적당한 무게의 의무와 책임과 기쁨과 슬픔과 고단함과 달콤함이 뒤범벅되어 얽히고 설킨채 굴러가고 있었다. 그 모든 것들을 해체하여 올곧게 솟은 하나에 대한 열정을 벼려낼 수가 없을 것같았다. 

카메라를 들어 정원에 이쁘게 열린 감나무를 찍었다. 홀리거나 미친듯한 열정은 아니어도 충분히 이 가을날, 미소지을 수 있는 사진 한컷, 그것으로 내게는 족하였다.

 


 

와인과 치즈 l 2011/10/25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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