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새해가 되면 이것저것 '결심'을 하게 되는데, 작심삼일이라는 말도 있듯이 오래 스스로의 약속을 지키는 사람은 많지 않다.
2008년을 맞으며 품었던 "결심"은 작심삼일은 커녕 한번도 실천을 하지 못한채 내마음 속에만 꼬옥꼭 숨겨져 있었다. 그런데 오늘에서야 실행에 옮기게 됐다.
바로 '운동하기'다. 올해초에 청계산 다녀온 이후 한달에 적어도 2번은 가까운 곳이라도 등산을 가야지.. 등산이 어려우면 주말에 한강 고수부지라도 걸어야지.. 그것도 쉽지 않은데 요가라도 해볼까.. 차라리 휘트니스센터에 등록을 해야할까.. 이렇게 마음으로만 이런 저런 궁리하다가 일년의 4분의 3을 보냈다.
그나마 3개월이 남은 시점에서 운동을 시작할 결심을 한 것이 다행이다. 그런데 이렇게 결심하게 된 것은, 얼마전 자그마한 해프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추석전의 일이다. 몇달째 웬지 몸 속에 뭔가 뭉친듯한 느낌이 있어서 병원을 찾았다. 몇달째 찜찜하기는 했지만 아프지도 않고 아무런 증상도 없었기 때문에 내가 병원을 찾은 이유는 온전히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별일 아니다"라는 확인을 받고 싶어서 였다. 그런데 초음파를 보시더니 아무래도 조직검사를 받아보는게 좋겠다는 것이었다. '조직검사' 자체도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지만, 그 보다는 만약의 경우 심각한 병일수도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철렁 내려 앉고 마음이 불안해지는 것이었다.
일주일후에 결과를 보기 위해 진료 예약을 하고는 병원문을 나서면서 나는 갖가지 상념에 잠겼다. 사소하게는, '00일에 골프치러 가기로 한 약속을 취소해야 하는 건가', '그럼 이제부터 와인을 마시면 안되는 걸까..', '회사일도 못하나?', '병원에 입원을 해야하는 건가..' 등등 너무나 불안한 미래에 대한 생각들로 몸과 마음이 어지러웠다.
물론 다행히도 결과는 문제없음으로 나왔다. 하지만 결과를 기다리는 일주일동안 너무나 우울했다.
그때 두가지를 깨달았는데, 하나는, 별로 좋은 일이 있는것 같지 않았던 일상의 소중함이다. 내 불안함의 근원은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과 나누었던 모든 경험들을, 시간들을, 일상을 함께 하지 못하고 혼자서 '치료'에 힘써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내 주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일상이 그렇게 소중하고 의미있는 것인지를 다시 한번 느낄수 있었다.
또 하나는 '아, 이제는 건강을 생각해야할 나이구나'하는 자각이었다. 심각한 병도 제법 실감이 났고 조금 방정맞은 생각이지만 죽음 조차도 한걸음 가까이 있는 그런 느낌이었다. 무엇보다도 사는 동안 건강하게 사는 것의 중요성을 느꼈다고나 할까..
그리고도 2주가 지난 지금에서야 실천에 옮겼다. 어렵게 실행한 오늘의 결심이 작심삼일이 되지 않도록.. 그래서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