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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7/11/08 Start-up 3.0 (6) '벤처'기업에 M&A가 갖는 의미 (2)
  2. 2007/09/02 Start-up 3.0 (5) 벤처기업에게 투자유치가 갖는 의미
  3. 2007/08/20 Start-up 3.0 (4) Spirit: 고양이를 호랑이로 만드는 마술 (10)
(이 글은 매일경제신문 기고문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아직 회사를 설립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기업 매각을 고려할 때는 아니다. 단지 얼마전 매일경제신문에서 M&A에 관련된 기고를 요청한 일이 있어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벤처기업들에게 M&A가 어떤 의미를 가질지 생각해 보았을 뿐이다.

사실, 원고 청탁을 받고 내가 적임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몇번이나 고사했다. M&A에 대한 기고는 파이낸스에 정통한 사람들이 나름대로의 관(insight)을 가지고 써야 마땅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어쨌든 이러저러한 이유로 얼결에 글을 쓰게 되었는데, 얕은 지식을 극복하는 길은 경험담밖에 없다는 생각에 두번의 창업 과정에서 정리하던 일들을 전달하는데 그쳤다.

한가지 나는 일반화된 기업매각을 바라보는 시각에 늘 불만을 느끼던 터였다. 마치 M&A를 열정을 가지고 벤처기업을 창업했던 사람이 이제는 관심이 식어서, 회사를 내던지는 것으로 생각한다거나, 더욱 어처구니 없는 것은 기업 매각을 '먹고 튀는' 행위로 바라보는 일도 있다는 사실이다.

어쨌든 본의 아니게 나는 두번이나 창업한 회사의 지분을 매각한 경험이 있다. 1996년에 창업한 홍보대행사는 2002년 유학을 떠나면서 지분을 매각했고 또 한번은 미국에서 창업한 회사를 인수합병했었다. 그 두 차례 매각 과정에서 우리나라와 미국이 상당히 기업 환경 면에서 다르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

첫 번째 회사 매각은 극히 개인적인 이유에서였다. 당시 나는 유학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회사가 CEO 없이 몇 년간 운영되는 것보다는 누군가 애정을 가지고 보살필 사람이 필요했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회사를 매각하는 과정 내내 혹은 그 이후에 내가 회사를 떠나서도 나는 원인 모를 죄책감에 시달렸다. 마치 오랜 연인을 차버리고 떠나는 것처럼 `회사를 버린다`는 느낌이었다. 실상 그것은 내 안에서 만들어졌다기보다 회사 매각을 바라보는 사람들 시선에서 전달받은 인상이었다.

소규모 기업은 창업자가 대주주였고 또 경영자였으니 기업과 대주주 관계는 마치 부모와 자식 같은 그런 느낌이 강했던 것 같다. 물론 이런 논리는 아직까지도 여전히 남아 있지만 말이다.

두 번째 회사 매각은 미국에서 이루어졌다.

3년 전 미국에서 유학을 마치고 인터넷에 기반한 모바일 콘텐츠 사업을 시작했다. 엠투고(mtogo)라는 미국에 있는 한국ㆍ일본ㆍ중국 등 아시안 커뮤니티를 상대로 휴대폰 벨소리, 배경 그림, 게임 등을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인터넷 서비스였다.

엠투고는 한국ㆍ일본ㆍ중국에서 콘텐츠를 소싱해 제공했고 다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콘텐츠 차별화로 인해 한국 사용자를 비롯해 아시아 사용자들 사이에 조금씩 인기를 끌어갔다. 사용자도 점차 증가했고 다운로드도 늘어갔다.

그러나 인터넷 서비스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마케팅이 필수적이었는데 투자계획이 차질을 빚자 충분한 마케팅을 하기가 어려웠다. 1년쯤 지난 시점에 우리는 회사 매각을 고려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나는 인수자를 구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대로 두면 정리될 회사를 인수한다는 것은 한국적 시장 정서로는 가능성이 희박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누구도 개발할 수 없는 특별한 기술을 가진 것도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엠투고는 인수자를 찾을 수 있었다. 우리를 인수한 이유는 단 한 가지였다. 직접 인터넷 서비스를 개발할 수도 있고 콘텐츠를 소싱할 수도 있겠지만 인수ㆍ합병을 통해 시간을 벌고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미국은 기업가의 천국이라고 할 만큼 창업이 자유롭다. 큰 어려움 없이 회사를 만들고 자기 아이디어를 전개시켜 볼 수가 있다.

창업이 쉽다는 것보다 더 큰 모티베이션은 많은 창업자들이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이룩한 성과들이 개방적인 M&A를 통해 서로 뭉쳐지고 보태져서 더 큰 성과들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미국 창업자들은 거창하게 회사를 키워 공개하겠다는 꿈보다는 큰 기업에 인수되는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곤 한다.

우리나라 중소기업 생존율은 10년을 기준으로 25% 미만이라고 한다.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확률은 0.1%로 훨씬 낮아진다. 무수히 많은 기업들이 시장에서 사라지는데 그들이 이뤄놓은 노력과 성과들이 물거품이 되고, 또 다른 기업들이 같은 일을 반복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사실이 아쉽다.

기업 인수ㆍ합병이 반드시 기업 생존율을 높이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열린 문화가 사회 전반적인 자원의 효율화에는 크게 기여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리 사회의 기업가 정신을 진작시키는 영양제 구실을 하지 않을까?

일과 연극 l 2007/11/08 21:00

99년, 소위 인터넷 붐이 시작된 이후 테헤란로의 인터넷 기업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투자 유치를 발표하는 보도자료를 냈다. 보통 1주당 액면가 5천원의 주식이 열배, 혹은 백배의 배수로 투자 유치를 받았던 것. 단순한 붐을 넘어서 과열 양상을 보이곤 했었다.

당시 주로 인터넷 벤처 기업들의 '홍보'를 도와주는 사람으로 테헤란 밸리에서 일했던 나로서는 '투자 유치' 발표는 흡사 성형수술과 마찬가지로 벤처기업들의 얼굴을 바꾸어 놓는 예를 자주 목격하곤 했다. 우선, 투자유치를 하면 CEO의 목이 뻣뻣해진다. 머리 숙여 인사하는 법을 잊어 버린 듯하다. 물론 좋게 얘기하자면 당당해지고 자신만만해진다. 그 다음은, 시계나 양복이 바뀌고, 또 자동차도 바뀐다.

물론 자랑할 만한 일이다. 우선, 기업이 높은 배수로 투자를 받았던 것은 향후 성장 가치를 인정받았던 의미일테니 당연 경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인터넷 열풍이 불 당시는 조만간 기업을 공개한다는 전제하에 (실제로 투자 계약서에 몇년 이내 IPO를 한다는 조항이 붙는 경우도 흔했다) 기업 공개후 가치 평가를 염두에 둔 프리미엄까지 겹쳐 더욱 높은 배수로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투자 받는 것 자체가 곧 있을 기업공개에서 주가가 급상승할 것이라는 예측과도 연결이 되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투자 유치는 곧 '벤처기업의 대박'을 의미하는 것일까?
사실 그렇지 않다. 과열양상이 뜨거웠던 만큼 거품이 꺼질때의 혹독함도 우리는 너무나 많이 보아왔다. 투자를 받고 결국 회사의 문을 닫는 경우도 허다했다. 물론 돈을 쌓아 놓고 묻지마 투자를 했던 투자회사들도 사라지는 경우도 많이 있었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스타트업 기업, 소위 벤처기업에 투자 유치의 의미는 무엇일까? 사업 초기의 벤처기업일수록 조금은 안정적으로 원래의 사업 모델을 추진해 볼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질 것이다. 항상 '먹고 사는 문제'가 걱정인 초기 벤처기업에서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투자와 기술개발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꿈같은 얘기가 아닐수 없다.

그런데 대부분 간과하는 것이 있다. 투자 유치란, 지분을 파는 것이므로 주주구성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 기업의 중요한 한 축이 변화하는 것이다. 만약 투자 유치를 통해 최대지분율을 가진 주주가 바뀌었다면, 그것은 벤처기업 경영자들의 경영권에 큰 변화가 온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회사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늘 변화가 뒤따른다. 그리고 변화는 필요하다. 투자유치는 당연히 긍정적인 변화이고 회사를 키우고 살찌우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성장하면 그 만큼 다른 숙제들이 등장하고 그것을 잘 풀어내야 그 다음 단계로 진화할 수 있다는 것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할 것같다.





일과 연극 l 2007/09/02 16:20

이제 막 시작한 소위 '벤처기업'에는 늘 부족한 것이 두가지다. 하나는 돈이고 다른 하나는 사람이다. 연료가 없으면 차가 굴러 갈 수 없는 것이니 자금의 중요성이야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지만 '사람'의 중요성도 그에 못지 않다.

조직의 힘으로 굴러가는 대기업에 비해서 이제 막 시작한 신생 기업에서는 종종 개개인의 능력이 회사 전체의 성과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몇배는 더 능력있는 개인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객관적으로 좋은 조건의 소위 인재들은 대기업을 선호한다. 아니, 신생기업에 오려고 하지 않는다. 그것이 딜레마이다.

그런데, 작은 회사에는 대기업에는 좀처럼 찾기 어려운 것이 있다. 그것은 회사 전체를 녹이는 Spirit 이다. 흔히, 하면 된다! 할수 있다! 하는 강력한 믿음과 조금은 버거운 듯한 과제를 수행해야만 하는 상황이 종종 범재를 출중한 인재로 키워내는 마술같은 힘을 발휘하곤 한다.

96년말에 설립한 드림 커뮤니케이션즈는 여의도 한서 오피스텔 20평에서 시작해서 2번 이사한 끝에 이듬해에는 여의도의 한 빌딩 사무실을 구할 정도로 식구가 불어났다. 회사가 컸다고는 해도 아직 번듯한 회의실 하나 갖추지 못해 사람을 뽑을때면 면접을 그 근처 '세양원'이라는 단골 중국집의 룸을 하나 빌려서 진행했다. 드림의 초창기 멤버들은 아직도 그 '세양원 면접'의 색다름과 정겨움을 기억하고 있다.

그렇게 조그마한 회사였으니, 소위 학벌 좋고 경력좋은 (물론 학벌이 좋다고 인재라는 얘기는 아니다. 나는 옛날부터 그런 편견은 버린지 오래다) 지원자들이 드물었다. 내가 면접을 볼때 가장 많이 고려했던 것은 지원자의 생각과 표정에 Spirit이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물론 이런 정의 조차도 애매하긴 마찬가지지만, 본인의 입으로 "나는 어려운 상황을 뚫고 내 자신을 던져 뭔가 이뤄내는 것을 꼭 해보고 싶다"라고 얘기한 사람을 일단 뽑고, 또 전체적인 회사의 분위기가 그런 Spirit을 강조하면 객관적인 조건으로 봤을때 평범한 고양이었던 사람이 시간이 흐르면서 호랑이로 변하는 마술을 몇번이고 목격할 수 있었다.

고양이가 호랑이가 될 수 있는 것은 어쩌면 간단하다. 자신의 일에 스스로 가치를 부여하고, 누가 시켜서 일하기 보다 이런저런 고민들을 섞어서 어떻게 하면 더 잘 할수 있을지, 혹은 힘들어 보이는 일도 어떻게 하면 이룰 수 있을지에 골몰하는 사람들은 곧잘 질적인 성장을 거두곤 한다. 스스로 기회를 만들면 만드는 만큼 성과도 본인이 가져갈 수 있는 곳, 그래서 작은 회사가 Spirit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매력적인 것 같다.

가끔씩, 회사의 조직이, 혹은 그 분위기가 구성원들을 압도하여 뭔가 해보려는 사람들은 오히려 이런저런 뒷담화에 시달리는 경우를 본다. 회사의 규모와 상관없이 Spirit이 살아있지 못한 회사이다.

비록, 앞날에 대한 불안감은 있을 지언정, 자유롭고, 치열한 Start-up의 정신이 나는 정말로 좋다. 이제 막 한 걸음 떼어 놓은 미디어U의 자산도 그런 벤처정신이 아닐까 싶다.


  
일과 연극 l 2007/08/2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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