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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이 특별히 어울리는 계절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초여름날 마시는 샤도네이(Chardonnay)는 마음까지 상큼하게 해준다. 비록 나는 화이트 와인을 즐겨 마시지 않지만, 더위가 막 시작되는 여름, 녹음도 짙어져 초록이 더 이상 신기하지 않을 뿐더러 가끔씩 지루하게까지 느껴질 이 계절에, 적당히 시원하게 냉장된 샤도네이는 향기부터, 맛부터, 상큼한 뒷맛까지, 참으로 상큼하고 유쾌하다.

고단한 한 주일을 보내고, 다시 맞을 한주일을 생각하며 머리가 복잡해지는 주말, 오랫만에 엄마와 샤도네이 한잔을 나눴다. 여의도 와인 하우스의 사장님이 권해준 칠레산 샤도네이였다. 레드 와인 만큼 복잡하진 않아도 샤도네이 역시, 산지에 따라서, 혹은 와이너리에 따라서 맛의 변화가 있다. 어떤 것은 싱겁고, 어떤 것은 샤도네이라고 하기에는 쇼비뇽 블랑처럼 라이트하고 달콤한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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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샵에서 "제대로 된 샤도네이"라며 권해준 Casa Lapostollle 샤도네이 2006. 샤도네이가 가져야할 향과, 상큼함, 그러면서도 적당히 드라이한 맛이 일품이었다. 정말 기분 좋게 마셨다.

와인 한 잔에 우울함을 떨쳐낼 수 있다면, 복잡함을 치워버릴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 싶다. 어짜피 우리네 인생이야 수많은 문제와, 어쩔수 없는 상황과, 그리고 숨막히지 않을 만큼의 기쁨으로 짜여진 것이라면, 가끔씩 샤도네이 한잔의 유쾌함은 꼭 필요한 양념 같다.

 

Posted by easysun
십년지기 친구 잭과 마일즈가 잭의 결혼을 앞두고 여행을 떠나는 내용으로 구성된 영화 '사이드웨이(Sideways)'의 배경이 된 산타 바바라(Santa Barbara) 카운티의 와이너리로 여행을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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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웨이' 장면에 등장한 101번 도로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 하면 흔히 샌프란시스코 위쪽의 나파, 소노마등을 떠올리기 쉬운데, 산타 바바라 지역의 와이너리들은 1962년부터 와인을 생산해온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 생산 지역이라고 합니다. 이번 여행을 가기 전까지는 산타 바바라 와인은 주로 샤도네이(Chardonnay)류의 화이트 와인이나 테이블 와인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상당히 '고가'의, 그래서 '고급'이라 표현할 수 있는 와인들이 많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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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빌라 스프링 와인샵


아빌라 스피링에서 와인샵에 들렀는데 보통 와인 가격들이 병당 30불을 넘는 것이었습니다. 미국 와인 가운데 30불 정도이면 굉장히 비싼 와인에 속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로버트 몬다비'의 나파밸리 와인이 26,27불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이런 와인이 우리나라 와인샵에서는 대개 8만원에서 10만원 사이에 판매가 되죠) 상당한 금액이죠.

산타바바라 지역의 와인생산지는 크게 세 부류의 지역으로 나눠집니다. 영화 '사이드웨이'에 주로 등장했던 '산타 이네즈 밸리(Santa Ynez Valley)'가 101번 고속도로 동쪽으로 폭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영화에 나왔던 솔뱅(Solvang), 로스 올리보스(Los Olivos)등의 도시가 모두 산타 이네즈 밸리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101번 도로 서쪽으로 펼쳐진 '산타 리타 힐즈(Santa Rita Hills)가 있습니다. 태평양에 더 가까운 이곳은 샤도네이나 피노느와의 생산량이 더 많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지역에서 조금 북쪽으로 산타 마리아(Santa Maria) 지역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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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바바라 와이너리 지도


이 가운데 이번 여행에서는 산타 이네즈 밸리의 와이너리를 주로 돌아 다녔고 산타 리타 힐즈의 샌포드(Sanford) 와이너리도 가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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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이네즈 밸리의 와이너리



산타 바바라 지역 와인은 흔히 프랑스 '론(Rhone)' 지역 와인에 많이 비유하곤 합니다. 론 지역의 대표 품종이라 할수 있는 '쉬라즈(Shiraz)'가 많이 생산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대표 품종은 쉬라, 피노느와, 샤도네이 정도입니다.

제가 비록 와인 전문가도 아니고 대단한 미각의 소유자도 아니지만, 산타 바바라 와인은 독특한 특징이 있습니다. 우선 첫번째 굉장히 알콜 함량이 높습니다. 보통 샤도네이나 피노느와 와인들은 대개 다른 포도 품종에 비해 알콜함량이 낮은 편입니다. 샤도네이는 12-12.5%, 피노느와는 13-13.5% 정도, 혹은 12.5% 정도의 알콜함량을 가진 경우가 많은데 이쪽은 샤도네이도 13%를 기본적으로 넘고 피노느와 품종은 14-14.5% 정도 됩니다. 15%가 넘는 와인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알콜함량 14.5%의 피노느와를 마시는 느낌은 참 독특합니다. 몇 병 못마셨지만 이 지역 피노느와는 특히 꽃향기, 과일향이 풍부합니다. 맛은 복잡하지 않고 알콜 함량 때문인지 조금 강한 느낌을 주죠. 시간이 지나면서 알콜의 강함이 향과 어우러져 독특한 달콤함으로 입안에 기억이 됩니다. 저처럼 술을 상시 복용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알콜 도수 높은 피노느와 정말 좋더라구요.

쉬라 품종도 칠레나 기타 다른 지역보다는 조금 단순한 맛이면서 자연스런 당도가 느껴지는 듯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심플하고, 술같고, 향이 좋고, 뒷맛이 단(sweet하다고 느낄정도의 단것이 아닌 '단 느낌'이라고 애매하게 표현하는게 좋겠습니다^^) 것이 산타 바바라 와인의 특징인 것 같습니다.

새로운 곳을 여행하면서 새로운 맛을 배우고,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된다는 것은 참 언제나 삶을 생기있게 만들어 주는 것같습니다.

 
Posted by easy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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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아시는 분의 소개로 와인 모임에 들게 됐다.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와인에 대한 공부도 하고 와인도 마시는 취지의 모임이다.

와인은 원래 많은 스토리를 담고 있는 술이다. 다양한 와인의 맛을 이해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맛의 와인을 고르려면 포도품종, 포도수확연도를 의미하는 빈티지며, 브랜드며 이것저것 기억해야할 것이 많다. 술한잔 마시는데 뭐그리 복잡한 것이 많냐고 생각하면 안마시면 그만이지만, 한번 마셔보면 사람을 빠져들게 하는 맛과 향이 있다. 그 복잡 오묘함을 하나씩 이해하는 재미도 있어서 갈수록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어가는 것 같다. (공식 통계는 아니지만 업계 관계자에게 전해 듣기로는 올해 우리나라 와인시장은 100% 정도 성장할 것이라고 한다. 과거 수년간 연평균 30, 40%의 고성장을 지속해왔던 것을 감안할때 믿을 수 없는 수치다.)

어제는 청담동 베라짜노에서 모임을 가졌는데 프랑스 샴페인 Moet Chandon Rose와 나파밸리를 대표하는 미국의 화이트 와인 Kendall Jackson Grand Reserve Chardonnay, 그리고 이탈리아의 Castello di Verrazzano Chianti Classico를 마셨다. 어제는 일반적인 와인의 분류와 구분법등 기초적인 내용을 공부하다 보니 각각 와인 종류에서 대표적인 것들을 시음한 것이다.

와인은 크게 네가지로 분류된다.

첫번째는 스틸와인 (Still Wine)으로 주 재료인 포도 이외에 다른 것을 첨가하지 않은 와인을 말한다. 흔히 우리가 마시는 와인은 대부분 스틸 와인으로  레드와인 화이트와인 등이 모두 여기에 속한다.

두번째는 흔히 우리가 '샴페인'이라고 알고 있는 스파클링 와인(Sparkling Wine). 스파클링 와인은 발포성 와인으로 발효가 끝난 상태의 포도주에 당과 효모를 첨가해서 병속에서 다시 발효가 일어나도록 만든다고 한다. 발효과정에서 생긴 탄산가스가 그대로 병에 남아 탄산음료를 마실때의 톡톡 쏘는 독특한 맛을 느낄 수있다.

그런데 꼭 알아 두어야 할 것은 '샴페인'이란 프랑스의 샹파뉴 지역에서 만들어진 스파클링 와인을 뜻하며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것은 원칙적으로 샴페인이라는 명칭을 붙일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흔히 생일때나 축하할 일이 생길때 자주 먹는 국산 '오스카 복숭아 샴페인'은 잘 못된 표기라는 것.

스파클링 와인은 보통 포도의 껍질을 벗겨서 만들고 백포도로만 만들거나 적포도를 함께 섞어서 만들기도 한다.

어제 마셨던 모에 샹동 로제는 장밋빛이 나는 매혹적인 샴페인이었다. 한 모금 마시면 기포 때문에 목을 한번 간지르며 저절로 미소를 짓게 만드는... 유쾌해지는 맛이었다.

세번째는 알콜 도수를 높인 강화 와인 (Fortified Wine)이 있다. 보통 와인을 만드는 과정에서 알콜도수가 높은 브랜디를 섞어서 만든다. 스페인의 셰리 와인이나 포트투갈의 포트 와인이 유명한데 셰리 와인은 보통 식사전 애피타이저 와인으로 많이 마시고 포트 와인은 디저트 와인으로 알려졌다.

네번째는 향을 첨가시킨 가향 와인(Flavored Wine)이 있다. (사실 셰리나 포트 와인까지는 마셔봤는데 Flavored Wine류는 한번도 맛본적이, 아니 본적도 없어서.. 그러나 분류상 있다고 한다)

보통은 화이트와인, 레드와인, 스파클링 와인 정도만 알아도 와인을 즐기는 데 전혀 부담없다. 나머지는 대략 그런 분류가 있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자세한 내용은 잊어버리자. (술마시는데 너무 많은 정보가 따라 다니면 재미 없으므로..)

두번째로 맛본 캔달 잭슨 샤도네이는 전형적인 샤도네이, 화이트 와인의 맛 그대로였다. 솔직히 스파클링 와인이나 화이트 와인은 맛을 기억하고 구분하기는 어려운 듯하다. 그냥 와인을 마셨을때의 상큼함이 좋아서 기분전환용으로, 혹은 낮에 너무 밝아 본격적으로 와인을 마시기가 부담스러울때 주로 선택한다.

마지막의 이태리와인은... 맨하탄을 느끼게 해주는 맛이었다. 베라짜노는 미국의 동부 해안을 탐험하고 뉴욕항을 발견한 사람이라고 한다. 그 설명을 들어서 인지 베라짜노 키안티 클라시코는 내게 맨하탄을 떠오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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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토스카나 지역의 와인으로 산지오베사 품종을 주로 만들었는데 특유의 신맛이 맨하탄 거리가 주는 활력을 느끼게 하면서 동시에 적당한 발랜스로 기품도 있는.. 요즘 부쩍 이태리 와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고 하던데, 사실 나는 이태리 와인은 거의 경험이 없지만, 프랑스 와인에 비해 단순하면서 힘도 느껴져서 첫번째 느낌은 좋았다. 이제 좀 더 친해져 봐야겠다.

와인을 공부하면서 그동안 카버넷 쇼비뇽 위주에 너무 치우쳤던 나의 와인 식성을 좀 바꿔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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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asys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