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십수년전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신문에 났다더라" 는 말로 알고 있는 정보의 신뢰도와 확산도를 전했다. 전통미디어가 가장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인 만큼 신문에 났다는 것은 그 정보가 사실이며, 많은 사람이 이미 알고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그러다가 언제부턴가 "'네이버에서', 혹은 "다음에서 봤다"는 말이 '신문에 났다더라'는 말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정보의 확산 채널로 어느 순간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인터넷 포탈 서비스가 인쇄 매체를 훨씬 넘어서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포탈을 통한 정보의 확산은 채널의 변화와 함께 정보 소비 행태의 변화를 의미하게 됐다. 단순히 신문에 난 기사형태의 정보가 포탈을 통해 유통되는 확산 채널의 변화 뿐 아니라, 소비자들이 신문이 '배달'해주는 정보에 만족하지 않고 스스로 원하는 때 정보를 찾아(검색) 보는 새로운 소비행태를 갖게 됐다는 의미이다.
발행이 아닌 검색이 중요해 지면서 지난 십여년간 온라인과 연계된 모든 마케팅/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은 '검색'에 있었다. 검색광고 시장이 급성장했고, 광고가 아니더라도 검색을 통해 기업의 컨텐츠를 확산시키는 소위 '바이럴' 마케팅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결국 기업들에서는 인터넷 사용자의 8, 90%가 이용하는 네이버에서 자사 관련 키워드를 검색했을때, 그것이 광고의 형태이든, 지식인이든, 블로그, 카페이든 자사의 메시지를 담은 컨텐츠가 더 많이 보이도록 하는데 온갖 자원과 노력을 집중했다. 그런데 바이럴 마케팅의 핵심을 보자면 블로거들을 통해 리뷰 포스트를 올리도록 하고 건당 정해진 금액의 비용을 지불하거나, 일명 댓글 알바를 활용해서 자사의 제품을 "써보았더니 좋더라"라는 식의 일방적인 입소문을 만드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국내 인터넷 트래픽의 점유율이 높은 포탈에 키워드를 입력하면 블로그, 카페, 지식인(지식검색)의 형태로 확산을 시킬 수 있었으니, 바이럴 마케팅은 한줄기 흐름으로 굳건히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최근들어 '바이럴(Viral)'의 효용성에 제동이 걸렸다.
얼마전 강남 요지에서 큰 병원을 운영하시는 두 분의 원장님을 각각 다른 자리에서 만날 기회가 있었다. 한 분은 안과를 경영하시는 분이고 한분은 비만관리 클리닉의 원장님이셨는데 두 분의 고민은 희안하게도 일치했다. '효과적인 홍보'가 그 핵심적인 주제였는데, 두 분은 똑같이 이런 고민을 하고 계셨다: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다 보니 검색광고의 경우 단가만 높아지고 이전 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하
고 있다."
"바이럴 마케팅을 맡긴 대행사에서는 여행, 패션 정보, 연예인 소식 등 병원과 전혀 상관없는
컨텐츠들로 블로그를 채우고 있는데 스스로가 민망해서 우리 병원 블로그이지만 들어가기
싫다"
"지식인 등에 아르바이트를 이용해서 우리 병원이 최고라는 글들을 등록한다는데, 과연 효과가
있기나 한지도 모르겠다"
검색광고와 바이럴 마케팅의 초창기에는 검색 이용자들이 기업의 메시지인 줄 모르고, 혹은 광고인줄 모르고 네이버나 다음에서 상위에 올라있으니 믿을수 있겠거니 하는 마음에서 병원을 선택하는 일이 많았는데, 이제는 검색시 상위 노출이 광고 상품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고, 심지어 지식인에서 실제 가본 것처럼 추천하는 글들도 알바의 왕성한 활동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병원 뿐아니다. 식당, 요가, 헬쓰, 등등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주요한 홍보/마케팅 수단이 검색 광고 및 다양한 바이럴 활동들이었는데 갈수록 효과가 떨어진다는 문제 의식을 느끼게 된 것이다.
검색 광고나 다양한 바이럴 활동들이 갈수록 효과가 떨어지는데는 여러가지 원인을 이야기 할 수 있겠지만 크게 세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 검색광고가 효율 면에서 떨어지게 된것은 검색광고라는 기법이 활성화 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져 클릭당 단가는 높아지는 반면, 검색 이용자들은 검색 페이지 상위 노출이 광고 임을 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신뢰도 면에서 떨어졌다는 시장의 구도변화에 원인이 있다.
두번째는 대개의 검색 노출을 염두에 둔 바이럴 활동들이 '컨텐츠' 보다는 '확산'에만 너무나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소통에서 중요한 두가지는, 컨텐츠와 확산 채널이다. 전달할 좋은 컨텐츠가 있어야 하고 그것을 타겟에 확산시킬 수 있는 채널이 필요하다. 그런데 인기 검색어와 연계하되, 실제 기업들과는 연관성이 떨어지는 컨텐츠(예를 들면 연예인을 내세운...)로 안과를 얘기하고 비만 클릭을 얘기해 보았자 도달(reach)은 했으되, 공감을 하지는 못한다. 이런 류의 메시지 도달을 소통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컨텐츠가 약하고, 또 축적이 되지 않으니 확산은 되더라도 타겟층에 신뢰를 쌓아가지 못하는.. 마치 전단지와 같은 확산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세번째는 지난해 말부터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위 SNS(Social Network Service) 서비스 이용자들이 급증하고 '소셜' 미디어가 사회적인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잡으면서 포탈을 통한 검색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는 점이다. 솔직히 검색 이용율이 떨어졌는지는 수치도 모르고 알수 없으므로 '검색 의존도'가 낮아졌다는 것은 주관적인 생각일 뿐이다. 다만, 요즘은 사람들이 "트위터에서 보니까..." "페이스북에 누가 올렸던데..." 이런 말들을 자주 하는 것을 듣게 된다. 마치, 신문에 났다나 네이버에서 봤다는 식의 정보소스가 트위터, 페이스북으로 급속하게 확대, 혹은 전환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바이럴' 마케팅과 달리 '소셜' 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의 강점은 무엇보다 친밀한 유대와 컨텐츠(메시지)의 전달력에 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말 그대로 친구망을 기반으로 메시지를 수용하고 확산시키는 구조이기 때문에, 컨텐츠의 신뢰를 전제로 한다. 전단지처럼 뻘소리 하면 친구 목록에서 삭제해버리면 그만이다. 결국 기업의 입장에서는 상대를 고려한 진정한 '소통'을 고민하지 않을수가 없는 것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류의 소셜 미디어가 자리를 잡기 시작한지가 불과 1년이 안되기 때문에 전망을 확신하기는 어려운 시점이다. 다만, 이제 기업들은 진정으로 '소통'을 해야만하는 시기가 되었다는 것만은 확실하게 느껴진다. 단순하게 확산만 많이 시켜서는 의미가 없다. 진정성있는 대화를 나누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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