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은 마신 시간 순. 그때의 감흥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 것도 있지만.. 그래도 유쾌한 저녁 시간의 대화를 더욱 향기롭게 해주었던 와인들이다.
Kenneth Volk 피노느와 2006. 아빌라 비치 와인샵의 아저씨가 권해준 와인인데, 그닥 감동적이지는 못했다. 산타 바바라 카운티의 피노느와가 가진 꽃과 과일향이 알콜에 떠있는듯한.. 중간 정도 되는 맛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와인보다 온천이 더 기억에 남는다.
San Ford 플로르 드 캄포 2006. 화사한 꽃향기가 마음을 설레게 하는 화이트 와인이다.
Sterling 멀롯 2004. 나파밸리의 와인이다. 흰셔츠에 워싱이 예쁘게 빠진 청바지, 검은 자켓을 단정하게 입고 있는 느낌의 와인. 인상좋은 와인이지만, "와~!"하는 감탄사가 나오기는 어려운 와인. 부드럽고, 음식과도 잘 어울리는 와인이다.
그 많고 많은 와인들 중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리스트에 올라있는 와인. Archery Summit 피노느와 2006 - 프리미어 쿠베. 이전에 마셨던 2003 빈티지에 비해 농축감은 떨어지지만 이 와인이 가진 화려한 딸기, 체리향, 그리고 흙의 향이 더해져 묵직함으로 다가오는 느낌은 살아있다. 언제 먹어도 가슴이 설레일 것같은 좋은 친구이다.
이름이 독특해서 고른 와인. Ghost Pines 카버넷 쇼비뇽 2006. 미국 카버넷 쇼비뇽의 특징은, 바디감이 있으면서도 깔끔하다고 할까.. 단순하고 심플한 느낌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이 와인은 훨씬 묵직하다고 할까, 끈적하다고 할까.. 무거운 느낌이다. 쵸콜릿으로 치면 부드러운 밀크가 아닌 다크 쵸콜릿에 가깝다.
지난 연말에는 Chateau Ste Michelle을 무려 3병쯤 마신 듯하다. 워싱턴주의 와인메이커로 콜럼비아 크레스트와 견줄만한 대규모 사업자로 알려졌다. 샤또 생 미셀의 인디언 웰즈 카버넷 쇼비뇽은 와인스펙테이터 90점 이상을 받았다고 한다. 비록 점수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해도, 선입견 때문일까 이 아이 보다는 인디언 웰즈의 카버넷 쇼비뇽이 조금 더 정돈된 맛이었던 것같다.
지난해 와인 스펙테이터 선정, 세계10대 와인에 올랐던 Seghesio 진판델 2007을 찾아 여기 저기 헤매다가, 결국 실패하고 고른 Seghesio 진판델 2006. 'Old Vine' (수령이 높은 포도나무에서 딴 포도로 만든 와인)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으니 분명 세계 10대 와인보다 "비싼" 와인이다. 맛은, 진판델을 마셔본 경험이 많지 않아서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부드럽고, 향기 좋고, 살짝 달콤함까지 느껴지는 (그렇다고 'sweet'으로 분류할 정도는 아니지만) 와인이었다.
이 가운데 꼭 다시 마셔보고 싶은 와인을 고르라면? 아처리 서밋, 샤또 생 미셀, 스털링... 그리고 나머지.. ^^ 세계는 넓고, 좋은 와인은 많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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