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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7/06/21 미디어U의 시작 (3)
  2. 2006/12/16 오마이뉴스는 왜 소프트뱅크로부터 투자를 받았을까 (2)

세상일의 대부분이 그렇지만 작정하고 하는 일은 삐거덕 거리기도 하고 때로 틀어지기도 하지만 정작 되는 일은, 생각지도 않았던 곳에서 길이 생겨 훨씬 가벼운 걸음 할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 미디어U의 시작과 조만간 오픈을 앞두고 있는 블로그 코리아와의 만남도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길을 찾은 예이다.

그 첫번째는 오마이뉴스 오연호 사장님과의 만남이었다. 오연호 사장님은 99년엔가.. 소위 386 세대 중심의 모임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만나 인사를 나눈 일이 있었다. 그 당시는 드림 커뮤니케이션즈에 급격하게 고객이 늘던 시기였고 상대적으로 나는 그 모임에 열성적이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참석했던 모임에서 당시 '말'지 기자였던 오연호 사장님이 시민들이 참여하는 인터넷 매체를 기획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고, 솔직히 많은 인터넷 기업의 PR을 담당하고 있었던 나조차도 그 전망에 대해 공감하지 못했다. 내 스스로가 미디어 산업의 변화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었겠지만 그 당시로서 그것은 마치, "광고를 보면 돈을 줍니다"와 같은 역발상이 재미있는 또 하나의 인터넷 서비스로 여겨 졌을 뿐이었다.

다시 오연호 사장님을 만난 것은 지난해 말 소프트뱅크 주최의 CXO 파티에서 였다. 소프트뱅크가 투자사의 경영진을 대상으로 한 연말 행사같은 것이었다. 소프트뱅크 홍보대행사의 대표 자격으로 참석한 나는 그 자리에는 여러 반가운 얼굴들을 다시 만났는데, 오연호 사장님도 그 중 한사람이었다. 명함을 나누고, 사무실이 근처에 있다는 이유로 '언제 시간내서 차한잔 하자'는 가벼운 인사를 했다.

올해 초 내가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둘 결심을 하고, 블로그 미디어에 대해 한창 관심을 가지고 있을 때 오사장님과 '차한잔'의 약속이 이루어졌다. 이런 저런 화제 끝에 블로그 코리아에 대한 얘기가 나왔고 마침 오마이뉴스에서도 블로그 코리아 개편을 위해 여러가지 고심을 하던 터라 내가 생각하는 블로그 미디어에 대한 전망에 대해 한층 귀기울여 들으셨던 것같다.

시민참여 미디어의 개척자답게 오사장님은 일반 블로거들의 소리가 미디어 구조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었다. 다만, 오마이뉴스의 2.0 개편이나 이런 저런 부분으로 블로그코리아 부분이 지연되고 있었고, 내가 설명했던 부분 중에 가장 고민하던 '차별화' 포인트에 대해 공감을 하신 듯했다. 그렇게 오마이뉴스와의 협력은 '언제 차 한잔 하지'라는 약속에서 시작됐다.

두번째는 역시 올해 초 미국에 있는 후배와의 우연한 메신저 인사였다. 예전에 함께 일했던 후배였는데, 그 당시 샌디에고에서 회사를 다니고 있었다. 내가 미국에서 돌아온 이후 거의 연락 없이 지내다가 우연히 메신저로 안부를 나누게 되었는데, 당시 내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블로그 미디어에 대한 얘기를 했었다. 원래 그 후배는 블로그나 미디어 쪽에 대해서는 그리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는데, 다시 며칠후 말을 걸어와서는 그동안 본인이 고민했던 얘기들을 내게 해주었고, 브레인스토밍을 함께 했다. 그때의 논의들은 미디어 U가 가진 비즈니스 스트럭처를 갖추는 데 기반이 됐다. 무엇보다도 특별히 블로그나 혹은 미디어 매니아가 아닌 사람이 관심을 보였다는 측면에서, 나는 새롭게 사업을 시작할 용기를 얻었던 듯하다. 그 후배는 지금 미디어U에 합류해서 서비스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세번째는 기술팀과의 만남이었다. 블로그 메타 서비스를 위해서는 기술팀이 필요한데, 솔직히 나는 기술에 대해 문외한이었다. 그런 내가 어디가서 기술팀 인력을 찾아 낸단 말인가. 항상 이런 문제가 생길때마다 믿고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정모씨는 미국 유학중이었고 그런 일로 새삼 연락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런 정모씨가 방학을 이용해 서울에 오게 됐다. 정말 믿지못할 우연이었다. 하루 여유시간이 있는 그를 만나서 지금의 기술팀을 소개받을 수 있었다.

물론, 이후에도 지금 미디어U 식구 하나하나를 만나게 된 계기가 다 우연과, 인연의 연속이지만, 초기 미디어U를 시작할때의 상황은 두고 두고 생각해도 우연의 연속이 만들어낸 필연인 듯싶다. 때때로 어려움이 닥쳐도 무작정 잘 될 것이라고 믿음을 가지는 것은 바로 미디어U의 시작에서 연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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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asysun
어제 한 모임에서 최근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투자를 받은 오마이뉴스 오연호 사장의 '내가 본 마사요시 손'이라는 주제의 발표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우리나라의 진보 언론인과 세계적인 사업가의 만남과 교감의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이미 잘 알려진대로 한국계 일본인으로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가이다.  소프트뱅크는 1981년 설립돼어 소프트웨어 유통 및 출판사업으로 성장했고 96년, 당시 인터넷의 대명사 격이던 야후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인터넷 산업의 무대에 등장, 화려한 스팟라이트를 받았다. 그 후 일본내에서는 브로드밴드 사업에 투자했고 최근 보다폰을 인수하며 이동통신 사업에 진출, 인프라스트럭처를 갖추기도 했다.

손정의 회장은 특유의 결단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시장 진입을 하며 성장을 거듭해 주목을 받았지만 솔직히 나는 개인적으로 손정의 회장이 오마이뉴스에 투자를 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물론 소프트뱅크는 차세대 컨텐츠 기업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오마이뉴스가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인터넷 미디어이니 표면적인 이유는 충분했다. 다만, '투자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로서의 손정의 회장의 이미지가 '진보언론' 오마이뉴스의 이미지와 웬지 괴리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오연호 사장은 사실 월간 '말' 편집장으로 계실 때 인사를 나누었던 분이고, 99년 당시 또 다른 모임에서 새로운 형태의 (당시로서는 '시민기자제'라는 시도는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인터넷 신문을 시작할 계획임을 들었던 지라 오마이뉴스 시작때부터 개인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후 오마이뉴스는 인터넷 시대의 차별화된 미디어로 자리를 잡았고 세계적인 관심도 받으면서 성장했다. 그 과정에서 미국내 벤처캐피털이나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투자를 제안받은 경험이 몇차례 있었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그런 이유로 오연호 사장은 손정의 회장을 처음 만났을때는 큰 기대 없이 임했다고 한다. 오연호 사장의 발표를 중심으로 두 인터넷 거물의 만남을 재구성해 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

만남#1
첫번째 만남은 일본의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 사무실에서 이루어졌다. 비록 한 시간여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그리고 입에 붙지 않은 영어로 진행된 대화였지만, 오연호 사장은 첫 만남에서 '인간적으로' 손정의 회장과 많은 교감을 느꼈다. 성공신화를 꿈꾸며 시작됐던 여느 인터넷 기업들과는 달리, 오연호 사장은 오마이뉴스를 시작할때 큰 돈을 벌어보겠다는 꿈같은 것은 있지도 않았으며, 인터넷은 기존 미디어의 틀(그가 깨고 싶었던)을 바꿀수 있는 좋은 툴이라는 판단과 모든 시민은 기자라는 믿음을 실현해보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본인이 가지고 있던 미디어로서의 인터넷의 가능성과 시민기자의 의미에 대해 손정의 회장은 너무나 잘 이해하고 있었다. 보통 투자를 받는 입장에서 VC(벤처캐피털리스트)와 만날 경우 기업의 사업 모델에 대한 소개와 왜 미래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설득이 필요한 법인데, 오연호 사장님은 설득의 과정이 필요 없었다. 다만, 자신이 가진 꿈, 새로운 형태의 인터넷 미디어인 오마이뉴스의 플랫폼을 전세계로 확대해보고 싶은 꿈을 역설했다. 만남을 마무리하며 손정의 회장은, "내가 그 꿈을 돕겠다"라고 말했고, 오사장은 그것이 비즈니스 맨의 외교적인 말이 아니라 진정한 '투자 의지'임을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다.

만남#2
처음 만난후 약 한달 후에 다시 손회장의 요청으로 일본을 방문했다. 그 자리는 손정의 회장은 물론 소프트뱅크내 십여명의 임원단들과 함께 점심을 먹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사실 투자의 과정으로 보면 소프트뱅크내에서 공식적으로 오마이뉴스 투자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 위한 미팅이 될 것이므로 오사장님은 무척 긴장을 했고 질의응답에 대비해 나름 사전준비를 꼼꼼이 했다. 그런데 처음 3분여 동안 오마이뉴스에 대한 소개가 끝나고 나자, 바톤을 이어받은 손정의 회장이, 왜 인터넷 시대에 오마이뉴스와 같은 미디어가 의미가 있으며 왜 소프트뱅크가 투자를 해야하는지에 대해 40분여를 쉬지 않고 연설을 했다. 오연호 회장은 준비된 점심에 손도 못댄채 손정의 회장의 말에 집중했다. 40여분간의 '강의'와도 같은 얘기를 들으면서 첫번째는 원고 하나 없이 줄줄이 이어지는 손정의 회장의 달변에 놀랐고, 두번째는 마치 손정의 회장이 오마이뉴스를 먼저 기획을 하고, 자신이 그 사주(?)를 받아 사업을 시작한 것처럼, 한번도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었던 오마이뉴스의 배경과 의미에 대해서까지 모두 손정의 회장 입을 통해 전달되는 것이, 그 이심전심에 놀라울 뿐이었다.

그 자리에 참석했던 소프트뱅크 임원진 중에는 분명 오마이뉴스에 대한 투자에 반대를 하는 사람도 있었겠지만, 손정의 회장의 의지와 관심이 그 정도 였으니 내부적인 투자의사는 이미 두번째 만남에서 확인을 받은 셈이었다.

그 이후 실제 투자가 이루어지기까지 과정에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고 드디어 오마이뉴스는 소프트뱅크로부터 110억원 정도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오연호 사장님은 본인이 가지고 있었던 시민기자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한 오마이뉴스 세계화의 한걸음을 내딛고 있다.

만남#3
그 자리는 투자 합의서에 양사 대표가 서명을 하는 자리였다. 오사장은 예의 국내에서 진행되는 투자 발표회 정도의 '의식'을 예상하였으나, 손회장은 늘 자신과 만나던 비즈니스 캐주얼 차림으로 나왔으며 배너나 다른 류의 행사 진행시 필요한 형식은 전혀 없었다. 손회장은 한국인의 정서를 분명 가지고 있지만 일본인의 절제와 미국인의 합리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느꼈다.

만남#4
오마이뉴스 재팬의 편집장이 선임된 이후 편집장과 함께 다시 손정의 회장을 만났다. 도리코에 슌타로 오마이뉴스 재팬 편집장은 마이니찌 출신의 일본내에서는 정통 저널리스트로 명성이 있는 인물이었다. 도리코에 편집장은 기업의 투자를 받음으로써 오마이뉴스 재팬이 편집방향에 있어 소프트뱅크의 영향을 받게 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을 터였다. 해서, 도중에 손정의 회장에게 "만약 오마이뉴스 재팬에 소프트뱅크에 대해 부정적인 기사가 실리게 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 자리에 함께 있던 소프트뱅크의 한 임원은 '사실(Fact)을 기반으로 한 기사라면 그런 기사가 게재되어도 상관없지 않겠나'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그러나 손정의 회장은, "비록 사실이 조금 틀렸다고 하더라도 시민기자들의 의견은, 소프트뱅크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라도 상관없다고 본다" 면서 후지산의 예를 들었다. "후지산은 일본 어디에서 보아도 후지산이지만, 누구는 높다고 표현하고, 누구는 높이가 3천7백미터가 넘는다고 하고, 누구는 별로 높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누가 어떻게 표현하더라도 각자의 입장에서 그런 표현의 이유는 있는 것이므로 모든 사람들의 시각이 다양한 후지산의 모습을 표현할 것이다. 어떻게 표현하더라도 후지산은 후지산이다"라고 덧붙였다. 손정의 회장의 그 말에 언론계에서 성장해온 도리코에 슌타로 편집장과 오연호 사장 모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오마이뉴스의 오연호 사장은 최근 영국의 IT전문 사이트 '실리콘닷컴'에서 선정한 '올해의 IT 50대 인물'에 선정될 정도로 세계적인 주목과 관심을 받고 있다. 해외에서 발행된 블로그나 웹2.0 관련 서적들에서도 새로운 미디어의 시도로 오마이뉴스를 높이 평가한다.  하지만 그것은, 사업 철학의 혁신성 때문이지 사업의 수익성 때문은 아니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우리나라에도 수많은 벤처캐피탈이 있는데 물건너, 일본의 손정의 회장이 특별히 오마이뉴스에 관심을 갖았다는 것은, 분명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미디어에 대한 비전이 오연호 사장의 그것과 잘 통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더더욱 두 인터넷 리더의 만남과 인연이 특이하다고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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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asys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