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전 사회적 이슈에 무덤덤하게 살아가는 편입니다. 큰 사건이 터져도 그런가부다 하는 정도이고 거기에 대한 논평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아이티 사태에 대해서도 마음 아픈일이고 사진이나 방송에서 보면 눈물이 핑돌때도 있지만, 일상으로 돌아오면 그 뿐이지요.
오늘 아침에 회사에 출근해서 아이티 취재현장에 나가 있는 남편이 보낸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이메일을 읽고는 그만 눈물이 흐르는 것을 멈출수가 없더군요.
다음은 이메일의 일부 내용입니다.
오늘 저녁용으로 쓰고 있는 기사 하나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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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사랑하는 사람이 무너진 건물 더미에 깔린 채
바로 눈 앞에 있는데,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면 어떤 심정일까요?
아이티의 많은 국민들이 심장이 터질 것 같은 이런 좌절을 겪었습니다.
포르토프랭스에서 000 특파원이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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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사랑하는 사람이 무너진 건물 더미에 깔린 채
바로 눈 앞에 있는데,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면 어떤 심정일까요?
아이티의 많은 국민들이 심장이 터질 것 같은 이런 좌절을 겪었습니다.
포르토프랭스에서 000 특파원이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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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은 오늘 방송에 나갈 것이므로 제가 전문을 공개하기는 어려울 것같습니다. 요약을 하자면 외교관을 꿈꾸던 24살의 아이티 청년이 있었는데 그는 지진이 나자마자 여자친구가 있을 대학교로 달려 갔다고 합니다. 그곳에서 건물잔해 속에서 여자친구를 찾았는데 그녀는 하반신이 건물속에 끼어 움직일수가 없었죠. 그 청년은 연인이 죽어가는 것을 바라보며 세시간동안 곁에서 세상의 마지막 대화들을 이어갔다고 합니다. 서로 안타까운 마음에 '사랑해..'를 반복하다가 그녀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너무 배가고파.."였답니다. 청년은 배가 고프다는 연인에게 치즈를 주었고 그것을 먹고 숨을 거두는 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아침부터 마음이 짜안해서 눈물을 고르면서, 문득 회사 오는 길에 새벽까지 여친과 통화하는 아들눔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 우리회사의 A는 왜 일마무리를 못하는 건지, 어떻게 고쳐줘야 할지, 그런 아주 '일상적인' 고민을 했던 기억이 났습니다. 그 고민들이 부질없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살아가는 동안 얼마나 우리의 일상이 고맙다는 생각을 하고 살까요? 가끔씩 이 포스트 보면서 지금 여기에 말안듣는 아들과, 간혹 속썩이는 동료들과 함께 있음을, 이것이 살아가는 에너지임을 확인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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