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1. 읍소하는 배급소 소장님
며칠전 난데 없이 중년의 남자분이 사무실로 찾아와 90도 각도로 인사를 하며 내게 봉투를 건네 주었다. 봉투에는 (나중에 확인해보니) 신세계 백화점 1만원 상품권 3매가 들어 있었다.
"사장님, 조선일보 한 부 봐주시라고 이렇게 왔습니다. 일단 이번 연말까지는 그냥 보시구요 내년 일년만 봐주세요. 저희가 요즘 너무 어렵습니다. 사장님이 한 부 도와 주시면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저희 아시겠지만 새벽 3시부터 배달 돌립니다. 이렇게 열심히 해도 참.. 쉽지가 않네요. 사장님, 큰 부담 안되시게 일단 연말까지는 그냥 보시고...." 연이어 90도 인사를 하면서 말씀을 하시는데.. 참.. 마음이 좋지 않았다. 가장 크다는 조선일보가 이럴진데.. 신문사가 어렵긴 어려운가보다 싶었다.
발견#1. 건강식품 광고 중심의 신문
이 일이 있은 후 며칠간 유심히 주요 신문 광고를 훑어 보았다. 휴가철에 맞춘 여행상품 광고, 분양 안내 광고, 약간의 책광고, 건강식품 광고가 주류를 이뤘다. 특히 최근 촛불집회 이후 조중동에 광고하는 대기업 제품의 불매운동 얘기가 돌아서인지 정말, "주요 기업"들의 광고를 찾기가 힘들었다.
연일 블로고스피어에서는 '조중동'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지만, '신문의 위기'는 막연하고 개념적일 뿐이었다. 그런데 최근 일련의 경험을 통해서 신문사의 주요 수익원인 광고와 구독료 수입이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한 번 깨닫게 되었다. (물론 상품을 미끼로 신문구독을 늘리는 방법은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지만 말이다.)
신문사들의 최대 수입원은 물론 광고이다. 광고 단가는 '1단 1cm'를 기준으로 책정되는데, 광고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맨 뒷면 전면광고의 경우는 1회 1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구독부수가 높은 신문의 경우이고, 기업들과 대행사에 적용되는 각종 할인율을 적용하면 절반 가격도 가능하다고 한다) 어쨌든 5천만원이라고 하더라도 엄청난 금액이다.
1만5천원 내외의 구독료도 신문들의 발행부수를 생각하면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니다. (발행된 신문이 모두 팔리는 것은 물론 아니겠지만..)
내가 신문사에 다니던 95, 96년만해도 신문사는 그야말로 돈을 많이버는 "짭짤한" 사업이었다. 정확히 기억 안나지만 매년 고속성장에 이윤율도 (제조업임을 감안할때) 상당히 높았었다.
그런데 최근 10년사이, 신문사의 위상이 급격하게 낮아지고 있다.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솔직히 나만해도 신문을 잘 읽지 않으니, 그래도 큰 낙오(?)없이 사회생활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신문의 위기는 어디서 부터 시작되었는지,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분석은 사실 내 몫은 아니다. 엊그제 모기업 홍보 담당자 대상으로 'PR2.0'에 대한 강의를 하는데, 문득 한 분이 "그러면 전통 미디어는 어떻게 이 위기를 헤쳐가야 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물론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했다. 신문사를 떠난지 10년이 넘는 내가 어떻게 그런 심오한 질문에 답을 하겠는가 말이다.
하지만 몇가지, 신문사의 위기가 비롯된 원인은 정리해 볼 수 있다.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편집(=컨텐츠)의 위기'이다. 신문사의 편집국은 주요 상품인 신문 기사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바탕으로 그 신문의 독특한 색깔(편집성향, 혹은 브랜드 아이덴터티)을 공고히 하고 발전시키는 핵심 조직 가운데 하나이다. 그런데 인터넷 시대가 전개되면서 신문 소비층의 변화하는 욕구를 제품 생산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사람들은, '대화와 참여(interaction)'을 원한다. 그것도 대등한 관계에서의 참여를 원한다. 하지만 신문사들은, 인터넷을 퍼블리싱의 툴로만 생각을 했지, 그것이 갖는 interaction을 이해하지 못했다. 뉴스 사이트에서 댓글 달기 정도로 사람들이 원하는 대화의 깊이를 수용하기 어렵다. 또한 근본적으로 정보 소비층의 요구는 갈수록 다양해지는데, 일정한 지면, 일정한 양의 기사로는 그런 다양성의 욕구를 맞출 수가 없다.
그렇다면, 인터넷의 '정신'에 맞는 정보/뉴스 제공 서비스로 접근해야 했지만, 이미 '지배하는 자'의 마인드를 가진 신문사가 독자들과 정말 열린 대화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 내기는 쉽지 않았다. 지금도 신문의 나아갈 길은 '혁신'이라고 믿는데 쉽지 않을 것이다.
같은 맥락이지만, 제품의 매력은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신문사는 여전히 비현실적인 광고 단가를 적용하고 있다. 광고를 위해 기사 특집을 새로 구성하는 등의 관행은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왔는데 이유를 보자면, 신문사의 광고가 시장 논리에만 맡겨서는 잘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체의 광고/홍보팀에서 매체 집행 전략을 짜면서, 얼마나 광고 집행이 효율적이라고 생각을 할지 모를일이다. 아마도 관행에 의해서, (이전에 이정도의 광고비를 집행했다든지, 혹은 이미 예산으로 정해진 광고비를 분배하는 차원에서) 혹은 신문사의 압력으로 인해 광고를 집행하는 경우도 제법 있을 것이다.
언제까지 시장의 논리에 반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인지..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전통 미디어의 위기가 급진전되고 있는 이 시점에, 과연 그러면, 미디어2.0의 시대가 올것인지, 얼마나 빨리 전개될 것인지, 그 시대에 경쟁력을 갖는 방법은 무엇일지, 고민이 쌓인다. 신문사의 위기에서 시사점을 찾아야 할 터이다.
며칠전 난데 없이 중년의 남자분이 사무실로 찾아와 90도 각도로 인사를 하며 내게 봉투를 건네 주었다. 봉투에는 (나중에 확인해보니) 신세계 백화점 1만원 상품권 3매가 들어 있었다.
"사장님, 조선일보 한 부 봐주시라고 이렇게 왔습니다. 일단 이번 연말까지는 그냥 보시구요 내년 일년만 봐주세요. 저희가 요즘 너무 어렵습니다. 사장님이 한 부 도와 주시면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저희 아시겠지만 새벽 3시부터 배달 돌립니다. 이렇게 열심히 해도 참.. 쉽지가 않네요. 사장님, 큰 부담 안되시게 일단 연말까지는 그냥 보시고...." 연이어 90도 인사를 하면서 말씀을 하시는데.. 참.. 마음이 좋지 않았다. 가장 크다는 조선일보가 이럴진데.. 신문사가 어렵긴 어려운가보다 싶었다.
발견#1. 건강식품 광고 중심의 신문
이 일이 있은 후 며칠간 유심히 주요 신문 광고를 훑어 보았다. 휴가철에 맞춘 여행상품 광고, 분양 안내 광고, 약간의 책광고, 건강식품 광고가 주류를 이뤘다. 특히 최근 촛불집회 이후 조중동에 광고하는 대기업 제품의 불매운동 얘기가 돌아서인지 정말, "주요 기업"들의 광고를 찾기가 힘들었다.
연일 블로고스피어에서는 '조중동'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지만, '신문의 위기'는 막연하고 개념적일 뿐이었다. 그런데 최근 일련의 경험을 통해서 신문사의 주요 수익원인 광고와 구독료 수입이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한 번 깨닫게 되었다. (물론 상품을 미끼로 신문구독을 늘리는 방법은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지만 말이다.)
신문사들의 최대 수입원은 물론 광고이다. 광고 단가는 '1단 1cm'를 기준으로 책정되는데, 광고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맨 뒷면 전면광고의 경우는 1회 1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구독부수가 높은 신문의 경우이고, 기업들과 대행사에 적용되는 각종 할인율을 적용하면 절반 가격도 가능하다고 한다) 어쨌든 5천만원이라고 하더라도 엄청난 금액이다.
1만5천원 내외의 구독료도 신문들의 발행부수를 생각하면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니다. (발행된 신문이 모두 팔리는 것은 물론 아니겠지만..)
내가 신문사에 다니던 95, 96년만해도 신문사는 그야말로 돈을 많이버는 "짭짤한" 사업이었다. 정확히 기억 안나지만 매년 고속성장에 이윤율도 (제조업임을 감안할때) 상당히 높았었다.
그런데 최근 10년사이, 신문사의 위상이 급격하게 낮아지고 있다.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솔직히 나만해도 신문을 잘 읽지 않으니, 그래도 큰 낙오(?)없이 사회생활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신문의 위기는 어디서 부터 시작되었는지,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분석은 사실 내 몫은 아니다. 엊그제 모기업 홍보 담당자 대상으로 'PR2.0'에 대한 강의를 하는데, 문득 한 분이 "그러면 전통 미디어는 어떻게 이 위기를 헤쳐가야 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물론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했다. 신문사를 떠난지 10년이 넘는 내가 어떻게 그런 심오한 질문에 답을 하겠는가 말이다.
하지만 몇가지, 신문사의 위기가 비롯된 원인은 정리해 볼 수 있다.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편집(=컨텐츠)의 위기'이다. 신문사의 편집국은 주요 상품인 신문 기사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바탕으로 그 신문의 독특한 색깔(편집성향, 혹은 브랜드 아이덴터티)을 공고히 하고 발전시키는 핵심 조직 가운데 하나이다. 그런데 인터넷 시대가 전개되면서 신문 소비층의 변화하는 욕구를 제품 생산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사람들은, '대화와 참여(interaction)'을 원한다. 그것도 대등한 관계에서의 참여를 원한다. 하지만 신문사들은, 인터넷을 퍼블리싱의 툴로만 생각을 했지, 그것이 갖는 interaction을 이해하지 못했다. 뉴스 사이트에서 댓글 달기 정도로 사람들이 원하는 대화의 깊이를 수용하기 어렵다. 또한 근본적으로 정보 소비층의 요구는 갈수록 다양해지는데, 일정한 지면, 일정한 양의 기사로는 그런 다양성의 욕구를 맞출 수가 없다.
그렇다면, 인터넷의 '정신'에 맞는 정보/뉴스 제공 서비스로 접근해야 했지만, 이미 '지배하는 자'의 마인드를 가진 신문사가 독자들과 정말 열린 대화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 내기는 쉽지 않았다. 지금도 신문의 나아갈 길은 '혁신'이라고 믿는데 쉽지 않을 것이다.
같은 맥락이지만, 제품의 매력은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신문사는 여전히 비현실적인 광고 단가를 적용하고 있다. 광고를 위해 기사 특집을 새로 구성하는 등의 관행은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왔는데 이유를 보자면, 신문사의 광고가 시장 논리에만 맡겨서는 잘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체의 광고/홍보팀에서 매체 집행 전략을 짜면서, 얼마나 광고 집행이 효율적이라고 생각을 할지 모를일이다. 아마도 관행에 의해서, (이전에 이정도의 광고비를 집행했다든지, 혹은 이미 예산으로 정해진 광고비를 분배하는 차원에서) 혹은 신문사의 압력으로 인해 광고를 집행하는 경우도 제법 있을 것이다.
언제까지 시장의 논리에 반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인지..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전통 미디어의 위기가 급진전되고 있는 이 시점에, 과연 그러면, 미디어2.0의 시대가 올것인지, 얼마나 빨리 전개될 것인지, 그 시대에 경쟁력을 갖는 방법은 무엇일지, 고민이 쌓인다. 신문사의 위기에서 시사점을 찾아야 할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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