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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 노래인생 40주년 기념 공연'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8/08/16 산정상에 오른 킬리만자로의 표범, LA에서 만나다 (6)
epilogue... 블로그를 한동안 방치했더니 너무 썰렁하군요.. 어렵게 휴가를 내어 LA에 와있습니다. 서울 생각 잊고 쉬기로 작정하고 휴가에 나섰지만, 마음이 서울로 향하는 것은 어쩔수가 없나 봅니다. LA 시간과 서울 시간을 마구 헷갈려 가며 일주일 남짓 보냈습니다. 이제 돌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LA에서 지낸 일들을 블로그에 담아 보려 합니다. 우선, 잊을수 없는 조용필 공연 부터 시작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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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

조용필을 LA에서 만났다.

우연히 휴가일정과 겹쳐 조용필 LA 공연을 이곳에서 보게 된 것이다. LA시간으로 8월 9일 저녁 7시. 노키아 씨어터에서 조용필의 노래인생 40주년을 기념하는 콘서트가 있었다. 진짜 '단발머리' 시절인 80년부터 28년간 조용필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가수로 남아있다. 마지막 교복세대로 나름 범생이로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지만, 조용필이 나오는 TV 프로그램은 야간 자율학습이고 뭐고 다 팽개치고 집으로 달려와 보았던 기억이 있다. 80년부터 조용필의 거의 모든 앨범을 샀으며, 조용필에 관한 책, 온갖 사진, 기사 스크랩을 모았던 기억이 있으니 나름 열성팬이라 자부할 만 하다.

유학오기 전까지는 조용필의 예술의 전당 공연을 매년 챙겨 보기도 했었는데, 이번 공연은 정말 오랫만에 만나는 조용필 공연이었다. 엄밀히 얘기하자면 공연을 '관람'한 것이지만, 굳이 '만남'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공연장에서의 두시간여를 있다보면, 조용필과 대화를 나눈 것같은 느낌이 든다. 조용필의 얘기를 듣고, 노래를 듣고, 함께 노래를 부르고, 환호를 외치다 보면, 조용필이 왜 40년간을 노래에 빠져 살았는지를 자연히 알 것같다. 그리고 그가 얼마나 노래를 좋아하고, 관중 속에서 노래하는 것 자체를 즐기는지를 느낄수 있다.

조용필 공연을 6-7년만에 다시 보니, 얼굴에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하지만 무대에서의 그의 열정과 목소리의 힘은 나이를 무색케했다. 포도주가 세월을 견디며 숙성되어 부드러움과 힘이 강해지는 것처럼, 조용필의 노래 또한 세월과 함께 더 삶의 색깔을 부드럽게, 선명하게, 따뜻하게 전해주었다.

이번 공연에서 몇가지 "특별히" 감동적인 부분이 있었다. 공연 도중 조용필은 '창밖의 여자'와 '정'을 육성으로 불렀다.  수천명의 관객을 가득 메운 노키아 씨어터 무대에서 육성으로 노래의 혼을 전했다. 숨죽인 공연장, 무대에서 육성으로 전해지는 부드러운 힘. 노래와 관객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조용필의 마음과 당찬 자신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앵콜 무대. 이번 공연의 주요 주제라고도 할 수 있는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들으면서 나는 공연장에서 눈물을 흘렸다. 그날 조용필이 들려준 킬리만자로의 표범은, 그 자체로 노래 인생 40년을 말해주는 것같았다.

그는 무작성 노래가 좋아서 미8군 무대에 섰으며, 잠시 유명세를 타는가 했다가 다시 대마초 사건으로 좌절을 맞았다. 오랜 고통의 세월을 딛고 소위 오빠 부대를 모으며 최정상에도 서보았던, 그러면서도 대중들의 스타이기 때문에 부딪쳐야 했던 어려움들, 두번의 결혼과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보내는 아픔, 노래와 무대 밖에는 남아있지 않은 고독한 삶... 그 굴곡과 영광과, 인기와 외로움등을 노래에 고스란히 담아내었다. '감동'이라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 이상의 무엇이 있었다.

적지 않은 세월을 살아온 나도 뭔가 저렇게 즐겁게 일하며 늙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당당하게 말이다.  
와인과 치즈 l 2008/08/1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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