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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와인'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8/12/04 화이트 와인에 꽂히다 (6)
  2. 2008/01/27 주말에는 와인을... (6)
  3. 2007/08/01 와인 고픈 날 (4)
원래 소주파였던지라 와인을 마실때에도 달달한 와인 보다는 드라이한 와인맛을 좋아하다 보니 주로 '카버넷 쇼비뇽류'의 레드와인을 마시곤 했다. 그리고 워낙 와인을 공부할 때는 이것 저것 마셔보고 꼼꼼히 테이스팅 노트도 적고 해야하지만, 귀차니즘으로 인해 결국은 편한것을 자주 먹게 된다.

그럼에도, 와인을 마시다 보면 재미있는 현상이, 주기적으로 유난히 마시고 싶어지는 와인의 종류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어떤땐 보르도 계열의 와인만 계속 마시다가 갑자기 피노느와에 심취하기도 하며, 스페인계열의 와인에 자꾸 눈이 가기도 한다. 일시적 편식 현상은 아무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한 두 번쯤 경험해 보았으리라.

이렇게 '일시적 편식(편음?)' 현상의 하나로 화이트 와인이 유난히 먹고 싶어져서 최근 2주일 동안, 아마 다른때 1년동안 마실 화이트 와인을 다 마신 듯하다. 화이트 와인은 여름에 아주 덥거나 장대비 내리는 날 상큼하게 샤도네이 마셔주는 정도로 그쳤으나, 최근에는 오직 내 눈길을 끄는 것이 화이트 와인 밖에는 없었다.

Santa Rita Reserva Chardonnay 2006 (칠레)

산타리타 리저르바 샤도네이. 칠레산 와인이다. 프랑스 처럼 보르도 1등급, 2등급, 등등의 등급이 일반적으로 나눠져 있지 않은 칠레산의 경우는 '리저르바(Riserva)'라는 표시가 있으면 숙성 단계를 오래 거쳤다는 의미이므로 좀 더 고급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샤도네이를 오크통에 오래 숙성시키면 바닐라향과 버터향이 더해진다고들 하는데, 산타리타 리저르바 샤도네이는 숙성된 향과 원래 샤도네이가 가진 과일향, 꽃향기가 적당히 잘 조화된 와인이었다. 무엇보다도 와인 전문가들이 '구조가 잘 잡혔다'라는 표현의 의미를 알것 같았다. 알콜도수(14.5%)가 말해주듯이 바디감이 느껴지는 화이트 와인이었다.

이마트 와인코너의 판매원이 적극 추천한 와인으로 이마트 가격 16,900원. 가격대비 성능비가 뛰어나 언제고 이마트 가면 반드시 다시 사게될 것같다.

Santa Ana Eco - Torrontes 2007 (아르헨티나)

지난 금요일 우울해서 한잔 하기로 마음먹었을때 들른 와인 하우스에서 적극 추천한 와인이다. 아르헨티나의 독특한 포도품종인 토론테스(Torrontes)로 만들어졌다. 아, 이 와인은 정말 독특한 향을 가지고 있었다. 화이트 와인 특유의 열대과일향에 덧붙여 초록빛 병색깔처럼 민트향이랄까 허브향이 느껴졌다. 쇼비뇽 블랑류의 쨍쨍한 느낌도 좋았다.

이렇게 새로운 포도품종을 만나고 그 와인들의 향과 색에 반할때 마다 와인이란, 참 친구를 만나듯이 늘 새로운 느낌을 가지게 해준다는 생각이 든다. 덕분에 금요일의 꿀꿀한 기분을 날려 버릴 수 있었으니...

와인 하우스 3만원.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선물용으로도 강추.

Woodhaven Chardonnay 2005 (미국)


화이트 와인에 맛들여서 주말에 이마트에 나가 고른 와인. 1만원 이하의 가격이 눈에 띄여 샀다. 와인 맛은 뭐 만원 이하 와인으로는 훌륭한 정도 였다. 샤도네이의 산뜻함, 그러면서도 살짝 복잡함을 갖춘, 집에서 수다 떨며 한잔 하기에 전혀 손색없는 와인이었다.

Malena (아르헨티나)


위의 우드헤이븐 샤도네이와 함께 1만원 미만의 가격을 지불하고 산 아르헨티나산 화이트 와인. 아마도 단일 품종이 아니라 여러 품종을 섞은 듯했다. 가격대비 만족도가 무척 높은 와인이었다. 향은 크게 특이한 것은 없었고 파인애플, 꽃향기 정도 였으나, 뭔가 독특함이 느껴지는 와인이었다. 아르헨티나의 말벡 와인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데 이 와인도 말벡으로 유명한 멘도사(Mendoza) 지역의 것이었다.

화이트 와인은 마치 화사한 벚꽃의 느낌이랄까. 오래 여운이 남지는 않지만 밝고, 유쾌하고, 상큼하고, 설레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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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asysun
주말은 언제나 그렇듯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간다. 일주일동안 미뤄 두었던 아이들 챙기기에 이런 저런 일들을 하다보면 어느새 일요일 저녁을 맞곤한다.

정신없는 중에서도 가장 즐거운 시간중에 하나는 토요일이나 일요일 저녁에 '주말의 와인'을 마시는 일이다. 정통(?) 소주파에서 변절한 나는 몇달전부터 골수 소주+폭탄주파인 남편을 개종시켜가고 있다. 처음엔 어쩔수없는 의무감에서 와인을 따라 마셨던 남편은 곧이어 '자신은 아무리 그래도 소주파이니 주종선택의 자유를 달라'고 잠시 반격을 시도하다가 요즘은 자발적으로 와인을 함께 마신다. 일주일동안 소주와 폭탄주로 찌들은 몸을 하루 정도는 와인으로 누그러뜨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것 같기도 하고, 요즘은 저녁 모임에 와인을 먹는 일이 많아 졌는데, 그런 모임에서 집에서 마신 와인 덕에 와인에 대해 한,두마디 아는척 하는 재미도 꽤 있었던 것같다. (그래도 여전히 그는 소주파이다. 그래서 어쩔수 없이 가끔은 소주잔과 와인잔을 건배하는 모양새없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다)

와인을 마시는 저녁이면 요리는 남편이, 와인 선택은 내가, 이렇게 서로의 역할을 나누었다. 지난 토요일 저녁은 삼겹살 야채말이였고 내가 고른 와인은 칠레산 1865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삼겹살 야채말이는 애석하게도 사진을 찍지 못했다. 워낙 배가 고파 허겁지겁했던 관계로.. -_- 역시 나는 전문 블로거가 되기에는 한없이 부족한것같다)

삼겹살 야채말이는 삼겹살을 얇게 썰어서 깻잎을 깔고 팽이버섯, 채썰은 파, 파프리카, 혹은 김치등의 재료를 넣고 김밥을 싸듯이 말아서 간장(불고기 양념) 소스를 발라 굽는 요리이다. 삼겹살만 구워 먹어도 충분한 것을.. 뭘 그리 어렵게 사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맛은 탁월했다. 특히 파프리카의 시원하고 상큼한 맛이 삼겹살의 자칫 느끼함을 없애주었다.

1865는 칠레산 가운데서도 내가 좋아하는 와인 가운데 하나. 브랜드 때문에 많은 스토리가 있는 와인이기도 하다. 18홀을 65타에 치게해주는 와인이라고 해서 골퍼들이 좋아하는 와인으로 알려져있다. (골프는 실력이지 와인에 기대다니!)

혹은 우스개소리로 어느 와인샵에 도둑이 들었는데 몇백만원, 천만원에 달하는 5대 샤또 및 유명 와인은 건드리지도 않고 1865를 가지고 갔다는 얘기도 유명하다. 도둑은 '오래된 와인이 비싸다'는 상식만 가지고 1865년에 만들어진 이 와인을 선택했다는 것.

어쨌든, 1865는 칠레산 와인이 가진 묵직함을 제대로 가지고 있으면서도 향과 밸런스가 좋은 와인이다. 게다가 뭐라고 표현할지 모르지만 (나는 정말 와인의 향을 표현하는데는 익숙치 못하다) 1865만의 독특한 나무향이 다시 1865를 찾게 만든다. 이번 주말에 마신 것은 카버넷 쇼비뇽이지만 쉬라즈도 대단히 훌륭했다. 와인 초보자나 와인을 조금 아는 사람에게나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은 와인이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와인향 가득한 블로그]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Posted by easysun

와인 고픈 날

와인/음식 2007/08/01 18:36
얼마전 예전에 드림에서 함께 일했던 친구를 한 5년여 만에 다시 만났다. 그녀는 드림컴의 '고은찬'이라고나 할까, 곱게 생겼는데 목소리 큰 것이며 말투며가 형님같아서 몇 안되는 남자직원들의 맏형 노릇을 하곤 했다. 그 친구와 이런 저런 얘기 끝에 요즘 내가 와인에 빠져 있다는 '술' 얘기를 시작했는데, 대뜸, "사장님이 무슨 와인이에요?" 하면서 소주파의 변절을 아쉬워했다.

5년전에는 어쩌면 내가 소주파였는지 모르겠다. 적어도 겉으로는 그랬을 것 같다. 그런데 요즘은 술이 마시고 싶어질때 내 마음 속에 떠오르는 이름은 적어도 소주는 아니다. 와인이란 놈이 떠억 버티고 있다.

            <언젠가 리뷰를 써보려 먹을때 마다 찍어두었던 와인들인데...>

와인을 마시게 된 것은 힘들었던 유학생활의 시름을 달래기 위해서였다. 쓰고 보니 와인의 약간은 우아함과 사교적인 분위기와 너무 맞지 않은 이유다. 이런 이유라면 한잔 털고 "크~!"하며 잔을 내리는 소주가 더 맞지 않으려나. 그러나 사실이다. 처음 LA로 유학이라는 걸 갔을때 전쟁터에 허허벌판에 혼자 남겨진 듯한 허전함과 두려움을 느꼈다. 그 마음의 공허함을 달래기 위해 마켓에 장보러 갈때마다 재미삼아 와인을 골라 마시기 시작했다.

처음엔 아무 생각없이 Label (신의 물방울을 보니 이것을 '에티켓'이라고 한다지만..)이 멋진것 위주로 골랐고, 먹다보니 더 좋은 맛을 발견하게 되었다. 와인을 사가지고 와서 인터넷에서 가끔 재미삼아 와인 정보를 찾아 보기도 했다. 와인을 마시자니 와인잔에도 관심을 기울이게 됐고, 혼자서 한병을 처리할 수 없어 진공 스토퍼와 기타 여러가지 부수적인 악세서리에 대해서도 알게 됐다. 어쨌든 와인과의 만남은 그냥 그렇게 편하게 시작됐고 이어졌다.

그런데 서울에 돌아와보니 '와인'과 만남이 그리 수월치 않았다. 우선, 내가 편하게 LA 수퍼마켓에서 즐겼던 캘리포니아산 와인들이 그리 많지가 않고 있다고 해도 가격이 3배쯤 비쌌다. 또한 가장 선택의 폭이 많은 것이 프랑스산인데, 프랑스산은 너무 어려웠다. 마치 MBA 과정중에 배웠던 하드커버의 무겁고 두꺼운 영어책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가끔 식당에서 분위기에 맞춰 와인 한병 정도는 고를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신의 물방울도 열심히 읽고, 또 이것저것 책도 뒤적여 보았지만 아직도 5대 사또의 이름 조차도 입안에서 웅얼거릴 뿐 '한국어'로 튀어 나오질 않는다.

어쨌든 그래서 결국 와인에 정통한 사람이 되는 길은 포기했고, 첫만남처럼 마시고 싶을때, 와인이 생각날때 스스럼없이 그렇게 와인을 마신다. 그러다 보니 주로 칠레산 와인을 찾게 된다. 선택의 폭도 넓고 값도 가격대비 성능비가 좋다고 믿기 때문. Carbernet Sauvignon을 주로 먹고 가끔 Melot이나 Pinot Noir를 섞어준다. 와인의 안주도 집에서 마실땐 볶은 김치나 오이류의 야채와 함께 마신다. 격조 높은 분들이 보시면 와인에 무슨 김치.. 하실지 모르지만.. 나름의 맛을 느끼니 그 또한 나의 방식이다.

8월의 첫날, 쨍한 여름도 아니면서 눅눅하게 더운 이런 날에도 와인 한잔 마시고 싶다. 선명한 색에 취하고, 세월을 간직한 그 자연의 물에 빠져들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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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asysun